엄마!

들려요?


이 즈음이면 매년 춥더니 오늘은  봄날씨처럼 따뜻했어요.

엄마가 떠나시던  32년전  2월 7일은  너무 추웠었는데..


6일에는 슬픈 소식을 듣고 

놀란 가슴으로 지내다가 엄마의 추도일은  꽃한송이 준비도 못하고 이렇게 한밤이 되었어요.

미안해요.엄마. 정말...


오늘은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어요.

엄마도 기억하실거에요 .

제가  교생하던 때 엄마가 학교로 찾아 오셨었어요.

바로 제 생일 날이었지요.

학교 분수앞에서 엄마가 기다리신다는 전갈을 받고 내려갔더니,

엄마는 뜨거운 햇볕아래 계시다가 반갑게 저의 손을 꼬옥 잡아주셨지요

제가 교생하던 기간 학교근처에서 하숙을 했었기에 

며칠 만에  저를 보는 엄마는  애처로와 하셨어요.


생일 선물대신 편지봉투안에 편지와 함께 용돈을 넣어 준비해오신 엄마!

사랑하신다고 쓰셨지요.. 

그때 아버지와  의견차이로 마찰이 있던 저를 이해한다고 하셨지요..

그러면서 제 의견을  내리고  아버지께 사과하고 아버지를 이해하라고 하셨지요..

그래요. 엄마는 항상 평화로움을 제일로 생각하셨으니까요.


아!....엄마가 그 다음 얼마지나   6년후에 이세상을 떠나실 줄 상상이나 했었던가요..

영원히 제곁에 계실줄 알고  얼마나  엄마의 맘을 조리게 했었던지..

엄마가 가신 다음에야 엄마의 맘을 이해하게되었지만 

그때는 철없는 딸이었어요. 엄마, 정말 미안해요.

이 나이에 이르니 더욱 엄마 생각이 사무치네요.

제 손으로 더운 밥 한번도 못 지어드린 것이 이리도 슬픈 일일줄을...


엄마!,

그때 같이 교생실습했던 후배하나가  엄마처럼 세상을 일찍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엄마생각이 더 많이 났어요.그리고 그 후배가 남기고 식구들 생각도..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요.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안타깝게 그 순간을 이겨낼까요.


엄마!

떠나신 후 태어나 외할머니 얼굴도 못보고 자란  외손녀 딸이 보름전 생일을 맞았어요.

우리 모녀의 연중행사의 첫번째 행사를 치룬 거에요.

올해는 더욱 애의 생일날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두번째 연중행사가 바로 오늘 엄마의 추도일...

그 다음 또 누구 , 또 누구,,,

그리고  제 생일...


이렇게 삶과 죽음의 기념일을 지내다 보면 일년이 또 가겠지요.


사랑이 넘치는 엄마 !

이 세상에 남아있는 우리를 지켜주세요

사는 동안 더 이상 슬픈 일이 없게..

아니, 용기를 갖게 해주세요.

부딪히는 모든 일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게요.


엄마 또 글 드릴께요.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고마움에  

눈물로 감사드려요.


2014년 2월 7일 자정을 보내면서 


옥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