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여고 졸업후 40년만에 처음 만나는 9기동창 김옥연이
비엔나를 8일에 방문했었어요.
단체여행을 하는 중에 잠깐 저를 만났어요.
친구가 가져온 선물도 풀어보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다가
헤어진후 집에와서 풀어보니 유치환님의 책 세권에
책마다 손수 쓴 글로 저의 맘을 뜨겁게 했어요.
기ㅅ빨 나부끼는 그리움:
생명의 서:
옥인아
이 시집을 읽으니
고교 시절에 공부하던 일들이 생각 나네!
2011.8.8. 옥연
제일 먼저 썼던 글~~ 유치환 평전:
김 옥 인 에게
옥인아, 만나게 되어 반가워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이지?
....중략 ...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
다음 기회가 오면 또 만나자.
2011년 8월 8일 빈에서 김옥연
청마 유치환님은 제가 좋아 하는 문인입니다.
작년 고국방문중 통영에 들렀을때,
청마 문학관을 들렸던 것이 아직도 큰 기쁨으로 남어있습니다.
이제는 동창이 적은 글들이 더 오래 오래 제곁을 지킬
가져온 책들마다 서리서리 맘을 담으려고 합니다
청마 문학관:
며칠전 실수로 사진을 삭제하여 모두 잃어버린줄 알고 아쉬웠던 추억의 사진들이었어요.
그때 한국여행 동행했던 친구에게 복사해서 주었던 것이 남아있어
다행히 오늘 다시 돌려 받은 기쁨과 더불어 추억해봅니다....
옥인후배!
오랫만이네~~
그동안 잘 지냇지?
40년만에 친한 친구를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다정한 친구와의 모습 참 보기좋다.
청마 유치환선생님의 생가에 피어있는 맨드라미를 보니
한국생각이 더 나네~~
여기선 저 맨드라미를 본적이 없어.
올려준 마리아캘라스의 노르마의 아리아도 참 좋고.......
반가웠어~~
김춘자 선배님,
안녕하시지요?오랫만에 인사드려요.
40년이란 세월을 느끼지 않고 친구를 만나는 동안 지냈어요.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앞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오래 지닐거에요.
특히 친구가 가져다준 청마책자들을 보면서
작년 고국 방문시절이 많이 그리웠어요.
마리아 칼라스의 노르마중에 나오는 "정결의 여신"은
작년 고국 방문후 "다리위의 내모습"인사글에도 올렸던 것인데,
통영에 해안을 차타고 들어서면서 들었던 곡이라
이곡만 들으면 저절로 통영과 더불어 그리운 이들이 떠오릅니다.
선배님 내내 건강하세요.
전영희 정보위원장님,
오늘은 후배라 부르기 보다 직책으로 칭하고 싶어요^^
제가 2009년 인일 홈피에 가입한 덕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까요 ㅎㅎ
그때 우리 9기 방장 김영희를
비엔나에서 여고 졸업후 첨으로 만났을 때는 다른 양상이었지요.
얼굴도 가물가물 한데 만나는 장소에 나갈때
저를 보고 영희가 늙었다고 실망할까봐 조바심까지 났었지요.ㅋ
영희가 인일 홈피를 소개해주어 당장 가입 하였어요.
그리고는.... 그리고는 잘 아시다시피 오늘에 이르렀어요.
이번에 옥연이와의 만남은
어제 만났던 듯, 바로 내일 다시 볼듯...
그런 기분으로 내내 지내다 헤어졌어요.
우리 모두 그동안 홈피에서
서로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익숙하다 만나니 그랬겠지요.
이번의 만남은 살아가면서 내내 지니게 될 기쁨의 선물이에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여러분님 !
홈피를 위해서 항상 애쓰시는 것에 매우 감사드려요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래요.
또한 인일 동문님들께도
저와 같은 기쁨의 만남들이 홈피를 통해 더욱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래요
고국 그리울때 읽는시 중 하나입니다.
귀고(歸故) - 유치환-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우리 고향의 선창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松栢)을 끼고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기빨처럼 다정하고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내가 트던 돌다리와 집들이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그 길을 찾아가면
우리 집은 유약국
행이불언(行而不言)하시는 아버지께선 어느덧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헌 책력(冊曆)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 <생명의 서>(1947) -
귀고(歸故)는
지금 부터 64년전에 지어진 시이지만
시를 연상하며 통영을 다니다보면 곳곳에
아직도 그시절의 모습이 남은 곳이 있습니다.
위의 생가사진에 보면 유약국이 나오는데
바로 유치환의 선친이 경영하던 약국이지요..
.
옛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 바로 선창가인 듯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귀소본능이 있다고 하는데
이시에서는 당대의 신문명을 받아드리는 자식이
고향을 떠났다 귀소하는 장면을 나타내는데
구세대의 상징을 부모와 대비하여 향수감을 엿보였다고 봅니다.
제가 통영을 방문하였을 때는
저의 고향이 아니라 반겨줄 일가 친척이 없는 곳이었으나
선창가의 옛정취를 바로 청마가 그린 향수감을 갖고 부모인양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묵었던 서양식 콘도미니엄을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라고
청마가 나타냈던 싯귀와 연관하여
오늘날 시대에 따라 변한 통영의 모습 그대로 받아드렸지요.
다음 60년후에는 지금의 모습또한 통영의 옛모습으로 기려지겠지요...
??옥인아
청마 유치환 시인
그 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번 여행길에 그 책들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지
언제 기회가 되면 통영에 들려 문학관에 가 봐야겠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님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옥인아 너 덕분에 이번 여행이 더 즐거웠어
고마워~~
옥연아~
네가 올린 청마의 '그리움' 이란 시는 짧으면서도
절절한 심경이 잘 나타난 시이지?
수많은 연서를 이영도 여류시조 시인에게 보냈던 것으로 유명한데
아래의 '병처' 라는 시에서는
병든 아내를 향한 청마의 심경이 잘 들어난 것을 보니
청마의 가슴에 얼마나 커다란 연민이 있었는지 애닲구나.
이번에 너의 부부를 보니,
젊은날에 만나서 같이 나이들어가며
잘 어울리는 모습에 나까지 푸근해지며 좋았어.
지금처럼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래.
그리고 우리 다음에 만나면
청마의 시한편이라도 암송해보자 ~ㅎㅎ
병처(病妻) / 유치환
아픈가 물으면 가늘게 미소하고
아프면 가만히 눈감는 아내―
한 떨기 들꽃이 피었다 시들고 지고
한 사람이 살고 병들고 또한 죽어가다
이 앞에서는 전 우주를 다하여도 더욱 무력한가
내 드디어 그대 앓음을 나누지 못하나니
가만히 눈감고 아내여
이 덧없이 무상한
골육(骨肉)에 엉기인 유정(有情)의 거미줄을 관념하며
요료(遙寥)한 태허(太虛) 가운데
오직 고독한 홀몸을 응시하고
보지 못할 천상의 아득한 성망(星芒)을 지키며
소조(蕭條)히 지저(地底)를 구우는 무색(無色) 음풍(陰風)을 듣는가
하여 애련의 야윈 손을 내밀어
인연의 어린 새새끼들을 애석하는가
아아 그대는 일찍이
나의 청춘을 정열한 한 떨기 아담한 꽃
나의 가난한 인생에
다만 한 포기 쉬일 애증의 푸른 나무러니
아아 가을이런가
추풍(秋風)은 소조(蕭條)히 그대 위를 스쳐 부는가
그대 만약 죽으면―
이 생각만으로 가슴은 슬픔에 짐승 같다
그러나 이는 오직 철없는 애정의 짜증이러니
진실로 엄숙한 사실 앞에는
그대는 바람같이 사라지고
내 또한 바람처럼 외로이 남으리니
아아 이 지극히 가까웁고도 머언 자(者)여
'청마시초'에서
......................................................................................................................................
청마시에 상당한 분량이 연가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것은 다음 두가지 사실로써 설명될 수 있으리라.
그 하나는 거듭 강조해 온 허무 절대의 의지 앞에 놓인 인간 존재의 가련함에 대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비정의 견지에 대한 자기 모순으로 파악된다.
애련에 물들지 않는다는 경지의 모색은 자기 모순의 한 방식이 아니었겠는가.
죽음이 절대한 자연의 질서임에 틀림없지만,
따라서 추호도 이상하거나 슬퍼할 구실일 수 없지만 죽음 일반이 아니라 너의 죽음,
혹은 가장 사랑하는 자의 죽음일 때는 그 지극한 슬픔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기실 가장 비정적이려 한 것 자체가 가장 다정다감함에 대한 공포에서 온 것이며,
심리적 퇴행의 징후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겠는가.
이 자기 모순의 일편점이 청마 연가의 거점이었으리라.
김윤식- 유치환론 중에서
윗곡 Morgen의 참조:
리카르트 스트라우스가 곡을 붙인 시전문입니다.
내일
시:죤 헨리 맥케이
그리고 내일 태양이 다시 빛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길을 나설 것이다
이는 행복한 우리를 다시 결합시킬 것이다
태양을 호흡하는 땅의 한가운데서....
그리고 우리는 넓고 파도가 푸르른 해안으로
잠자코 천천히 내려가
말없이 상대방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거대한 침묵의 행복이 우리에게 임한다
Morgen
John Henry Mackay (1864-1933)
Und morgen wird die Sonne wieder scheinen,
und auf dem Wege, den ich gehen werde,
wird uns, die Gl?cklichen, sie wieder einen
inmitten dieser sonnenatmenden Erde...
Und zu dem Strand, dem weiten, wogenblauen,
werden wir still und langsam niedersteigen,
stumm werden wir uns in die Augen schauen,
und auf uns sinkt des Gl?ckes stummes Schweigen ...
독일 가곡 Lied의 특성보다 오페라의 아리아적인 곡입니다.
작곡가가 소프라노 성악가 아내(Pauline de Anne)를 위해 작곡했습니다.
서정성인 깃들인 긴 전주와 사라지는 듯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후주가 반주의 백미이며
성악부문에서 레지타티브와 노래를 잘 조화시킴이 듣는이를 무한한 상념의 나라로 이끕니다.
예술가들 중에는 아내를 위해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거나, 작곡을,,,,
그리고 또 다른양상으로 예술을 표현 한 사람들이 있지요...
어젯밤에 곡을 올리고 아침에 일어나
시의 의미를 새기며 다시금 곡을 들어봅니다.
청마시의 연상작용이 시공을 넘나드는 오늘입니다.
누군가가 청마의 시에도 이런 느낌의 곡을 붙이기를 바래봅니다.
40년의 세월은
우리가 만나던 몇시간 사이에 모두 사라진듯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