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힘에 이끌리어. ( St.페테스부르크 첫날 )



2008년 7월 12일.
여행을 떠나온 지 4일 째 되는날.
우리는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세인트 페테스부르크(상뜨 뻬쩨르부뤀)로 간다.

페테스부르크는 유럽을 흠모하던 피터(표트르) 대제가 러시아의 번영을 기원하며
모스크바에 있던 수도를 유럽 가까이로 옯겨가기 위하여 작정을 하고 계획한 도시이다.

페테스부르크는
크고 작은 101개의 섬이 365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그 중에 12개는 큰 배가 드나들 수 있는 개폐교인 아름다운 도시란다.
더우기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니 더욱 기대가 크다.

게다가 지금이 마침 백야 축제 기간 중인데
300년 전통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공연 대신에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을 공연한다고 했다.
베르디 당시에 이 극장에서 초연을 했던 작품이란다.

한국에서 미리 입장권을 예매하여 좌석까지 배정을 받아가지고 온 오페라가 왜 하필 <운명의 힘>이었을까?
어쩌면 우리의 이번 여정 자체가 다 운명의 힘에 이끌리어 온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일행들은 모두 각자가 준비해 온 정장을 차려 입고 길을 나섰다.
오늘 페테스부르크에 도착해서 겨울궁전(에르미따쥐 미술관)을 관람하고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지 못한 채 저녁 먹고 곧장 오페라를 보러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여행객 티가 너무 나지 않게 정장 차림을 하고  비행기를 타니 기분이 새롭다.
모스크바에서 페테스부르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쯤 걸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