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hn _MG_6962.jpg




캘리포니아 양귀비/ 김옥인 



여름내  무리지어 뽐내던 

캘리포니아 양귀비.


이름처럼 생소한 주홍빛깔이 

어느 날부터 정원사의 삽뿌리에 흩어져 보이지 않더니만 


가을이 깊어가는 이즈음 

웅덩이 가상의 흙더미 속에서 홀연히 나타내는 모습이 

여름때 보다 고고히 아름답구나.


이제 겨울이 오면 어떻게 지낼거나..

내, 정원사에게 흙더미를  그대로 놔 두라 하리?


빈 씨주머니가 보이는 걸 보니

너의 씨들이 저기 저기 날라가 자리를 잡았나 보구나.

그리하여 너의 모습이 초연한 것을.


그래, 내년에 또 보자.

나의 고귀한  캘리포니아 양귀비.



Mohn_MG_695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