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공항에서 시내까지 공항버스를 타고 달리는데
해변가에 보이는 소들과 더불어 평화스럽게 정경이 다가온다.
시내 중심 ´테아트로 폴리테아모´ 공항버스정거장에 내려 묵는 집까지 도보 3분- 5분정도이다.이번에는 호텔대신 12일 지낼 곳으로 아파트를 구했다. 호텔에서 묵으면서 매일 비슷한 아침식사나 시간에 제약받지않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었다, 동네 카페라든가 유서깊은 곳들을 찾아 다니며 식사하는 재미도 솔솔히 좋기 때문이다.
주소를 찾아 인터폰을 누르고 열어주는 독채 3층 건물 집안으로 들어서니 아주 오래된 승강기가 있다.안전을 위한 덧문이 있어서 타고 내리는데 시간이 걸린다. 오래전에 만든 골동품에 가까운 것을 타면서 과거시대로 돌아가 타임트레블 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파트 중앙문을 들어서니 승강기 상태와는 달리 새로 보수하여 현대적 감각이며 깨끗하다. 아파트 총책임자인 젊은 여자 모니카가 오더니 아래 하우스, 아파트 중앙, 그리고 우리 호수 세종류별로 키를 준다.
우리 아파트는 실내가 복층으로 되어 있고 위 아래에 화장실과 욕실이 별도로 두개씩있다. 4인가족이 이용할 수있는 규모인데 당신들은 두사람만 쓰니 넓을 것이라고 책임자 모니카가 웃으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던지 연락하라고 말한다음 떠난다.
발콘으로 나가니 조금전 지나온 광장이 가깝게 보이며 키높은 야자수가 이국의 풍치를 돋보이게 한다.
짐을 풀자마자 가볍게 옷을 갈아입고 바깥으로 나선다. 비엔나의 기온보다 높은 온도 15도내지는 20도라는 일기예보에 가을처럼 온화할 것을 기대하며 옷들을 준비해 왔었다. 그러나 막상 거리로 나오니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겨울옷차림들이라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 여기 사람들은 여름이 더우니까 이정도에도 추운가 보다..“ 라며 남편이 나를 안심시킨다.
발콘 바로 건너보이는 ?Piazza Castelnuovo’광장에는 여러 동상들이
즐비하다.
(발콘의 녀자도 한몫 ㅎ)
(멀리서 줌으로 잡힌 녀자 ㅎㅎ)
( 우리가 지낸 아파트가 전면의 3층집에서 2층 가운데)
광장이름으로 견주어 본 ?새로운 성 광장’ 일까...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그 광장에서 바로 큰길 건너면 ´Piazza Politeama´에 이르고 중앙에1867년부터 74년까지 신고전양식으로 지어진´Teatro Politeama´가 있다.
이 광장에서 여러 행사가 열려 팔레오모 사람들은’ 지붕 열린 거실’이라고 말한다고 전한다.
오페라 전문 ?테아트로 마시모’ 가 수리중으로 오랫동안 휴관일 당시 이극장에서 대신 모든 장르의 공연을 했으므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빛나는
시절도 있다고도.
여기 테아트로 쪽에서 오른쪽으로 일명 샹젤리제로 불리우는 ´Via della Liberta’ 차가다니는 대로이고 왼쪽으로 걸으면 ´Via Ruggero Settimo´길에 이르며 중앙통으로 통하는데 드디어 ´Pizza Verdi/ 베르디 광장에 이르는데, 그광장 중앙에 ?Teatro Massimo /테아트로 마시모’가 그리스 신전양식으로 우뚝 보이며 그 앞의 계단에 빨간 포인센티어 장식으로 성탄절분위기를 돋보인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여있다.
(참조: 늘 같이 (시칠리아에서 한해를 보내며) (클릭)... 테아트로 마시모에 대한 글 )
( 전용 사진사를 대동하고 ^^)
여기서부터는 보행자 길´Via Maqueda´ 대로를 관광책자에서 보았던 곳들이 나오면 두리번 거린다. 군밤 장사의 기구가 비엔나와 달라 호기심으로 사먹는데,비엔나에서는 바로 구운 것을 주므로 뜨거운데, 여기서는 구웠던 것을 주문하는 데로 잠시 데워 주므로 겉은 뜨거우나 속은 덜 뜨거워서 맛이 덜하다
.
- PIAZZA CASTELNUOVO _MG_2299.jpg (69.0KB)(13)
- PIAZZA CASTELNUOVO _MG_2288.jpg (80.1KB)(12)
- PIZZA CASTELNUOVO _MG_0988.jpg (95.3KB)(10)
- Teatro Politeama.jpg (73.8KB)(11)
- PIZZA VERDI _MG_0891.jpg (77.6KB)(11)
- 군밤 IMG_6131.jpg (51.4KB)(11)
- PIAZZA CASTELNUOVO _MG_2301.jpg (54.2KB)(11)
- PIAZZA CASTELNUOVO _MG_2297.jpg (59.3KB)(15)
- collage 아파트 .png (884.1KB)(11)
- Piazza Verdi IMG_6130.jpg (70.3KB)(10)
- 해변공항로 IMG_6121.jpg (35.5KB)(14)
- Pizza Castenuovo_MG_2292.jpg (69.6KB)(11)
조금 더 가니 팔레르모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Quattro Canti/ 크봐트로 칸티’ 사거리에 다다른다. 1600년대 팔레르모시가 4구역으로 분할되었을 당시 이 광장의 네갈래길로 통해 구역을 형성하면서 이름을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 거의 매일 지나기때문에 나중 다른 날 ...)
이 사거리에서 가던 길 방향으로 몇 발자국만 옮기면 왼쪽으로 Fontana Pretoria / 프레토리아 분수가 보인다.
이 분수는 1552부터 55년까지 토스카나의 조각가 ´프란체스코 카밀리아니´가 원래는 플로렌스의 한 별장의 정원을 위해 만들었던 것인데 나중에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나체 조각들에 기인하여 일명´수치의 분수’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분수를 주욱 돌아보고 샛길로 가니 ´벨리니 광장´에 이르고 보수중인 ´테아트로 벨리니´가 보인다.좀 전에 보았던 ´베르디 광장´과 더불어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오페라 작곡가의 이름으로 광장과 극장이름을 명명한 팔레에모의 음악사랑에 놀라웁다.
관광정보센터에 도착해 식당,여행자 시티버스 ,일반적인 것과 음악회프로그램 정보를 알아본다. 오기전에 오페라공연을 인터넷으로 예약하려니 모두 매진이었으나 혹시라도 현지에서 구할까 싶어 물어보았으나 역시 모두 매진이라며 머리를 흔들며 대신 챠이코프스키의 ´호두까끼인형´발레공연이 오늘 있는데 ´테아트로 마시모´에 직접가서 구매하라고 알려준다 .
고맙다고 인사하고 곧장 테아트로로 갔으나 여기서도 ´매진´ 이란다.
할 수없이 공연시간 전에 극장앞에서 미리 구했던 표를 내놓은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며 가까운 곳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음악회차림으로 갈아입고 시작하기 한시간 전부터 테아트로로 갔다.
테아트로는 낮보다 조명을 밝히여 더 웅장하며 화려하고 앞에는 이미 성장을 하고 온 사람들이 왁자하니 모여서 화기애애하다 가족위주로 여러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한다.
보통 다른 대도시 오페라하우스 앞에는 미리 사 놓았던 표에 웃돈 얹어 되파는 사람이나 사정상 손해보고라도 파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여기는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
공연시작하고서도 좀 더 서있는 내가 안스러워 보이는가
내일 와서 다른 날 어떤 표든지 구해서 보자.. 이제 가지..’라고 그가 권한다.
극장앞 베르디 광장에는 거리의 악사들이 마이크 장치를 하고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고 군중들이 같이 춤추며 즐기고 있다. 낭만적인 시칠리아적인 느낌이 든다.나도 음악 장단에 마추어 팔까지 흔들어 본다.
마시모극장 뒤쪽으로 가니, 얼마나 사람들이 많이 다녔는가 반들 거리는 돌길에 취하여 이름모르는 골목길들을 돌아다니는데, 밤 늦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네꼬마들이 끼리끼리 노는 모습이 보이며 보수가 필수적인 허름한 건물곁에 쓰레기주머니들이 마구 뒹굴고, 아무도 안 살아 아래 대문에 커다란 좌물쇠로 막아논 허물어 질듯한 뒷 골목의 정경이 바로 조금 전 화려한 오페라 극장과 대비되며 가슴이 저르르해진다. 이탈리아가 경제적으로 유럽연합에 문제점을 제기한다는 뉴스를 들었었는데 바로 여기의 이런 모습을 보니 빈부의 격차가 많은 것을 느끼겠다. 내가 음악회 보겠다고 극장앞에서 동동거린 것이 이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호사인가 상념에 잠겨본다.
언젠가 딸애가 비엔나에 머무는 외국인 문제아를 위해 경찰서에 가서 통역하고 돌아와서 말하기를
´엄마! 세상에는 음악에 음자, 미술의 미자 박물관의 관자도 모르고 한방에 온식구가 잠자며 하루 하루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엄청 럭셔리한 거에요. 빈민가정의 문제아들을 대하다보면 그 부모의 무지와 무관심에 가슴이 아퍼요....
자정이 다 되어 아파트로 돌아 온다. 잠자리에 드는데 다시금 조금 전 지나온 허름한 동네가 떠오르며 이런 아늑한 보금자리에 황송한 마음이 든다 . 그리고 비엔나집을 새벽에 떠나 아주 긴긴 하루를 무사히 마침에 감사하다.
- Quattro Canti_MG_1193.jpg (74.9KB)(16)
- Quattro Canti _MG_1199.jpg (137.1KB)(8)
- Quattro Canti _MG_0893.jpg (172.2KB)(8)
- Fontana Pretoria _MG_0904.jpg (75.9KB)(12)
- Fontana Pretoria _MG_1216.jpg (92.4KB)(5)
- Teatro Bellini.jpg (71.8KB)(13)
- 매진 IMG_6212.jpg (142.3KB)(9)
- Piazza Verdi IMG_6166.jpg (57.9KB)(11)
- Strassesteine IMG_7082.jpg (58.4KB)(11)
첫번째는 2015년 8월 말부터 9월 초에 10일간 '타오르미나'에서 지냈었기에
늘 그곳을 생각하면 마음이 설레었었다.
놀라운 기쁨! (클릭)
시칠리아에서 인사 보냅니다 (클릭)
송구영신여행으로 몇곳을 찾다가 우리는 다시 시칠리아로 가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16개월 후에 다시 찾는 곳이지만 장소와 계절이 다르니 또다른 기대를 가진 것이다.
2016 년 12월 28일
이른 아침 6시 35분에 비행기를 타려는 엄마를 위해 딸애가 3시30분서 부터 서둘러 차를 운전하여 공항까지 배웅해주었다. 12일 후 신년에 만나자 하며 헤어지는데 갑자기 멀리 오래 떠나는 느낌이 든다.
비행기 안에서 일출을 본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무심하게 비행기를 탔었던가!
오늘은 무사히 비행하고 다시 돌아오게 해달라고 진심으로 기도를 한다.
여름철에는 직행을 운항하나 겨울에는 비엔나 /팔레르모승객이 많지않아 로마를 경유해야 한다.
비엔나를 떠난지 한시간 삼십분만에 비행기가 로마항공을 나른다.
2014년 성탄휴가로 딸애와 같이 지냈던 일들이 떠오르며
'영원의 도시' 로마에 대한 추억에 잠시 젖는다. 로마의 휴일(클릭)
로마공항에서 잠시 머물고 그곳을 떠나 바다를 지나는데 우리가 탄 비행기의 그림자가 장난감 비행기처럼 자그마하게 바다에 비친다.
작게 보이는 만큼이나 비행기가 높은 곳을 나르는 것이겠지.
한 시간도 채 안되어 아담한 팔레르모 공항에 착륙하자
승객들이 너 나 할것 없이 무사히 도착함을 기뻐하며 손뼉을 친다.
짐찾는 곳의 광고판에 시칠리아/ 시실리에 대한 의미있는 문구가 눈에 뜨인다.
시인 Anna Achmatova 의 시에서 인용한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시의 한 귀절로 영접하는 시칠리아 공항이라니.
이렇게 시작된 이곳에서 뜻있게 지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