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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던 그 해 봄에, 아버지께서 심으셨다는 개중나무에 "삐죽삐죽" 새 순이 나오기 시작하면  복숭아 나무에도 연분홍 작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웃집 마당에 생울타리로 둘러선 개나리들이 노랑물감을 "뚝뚝" 떨구기 시작하면   배꼽산 (연경산)에 지천으로 피어나던 진달래,
진달래꽃 무리들...

진달래 분홍 구름이 넘실거리듯 아련하게 흔들릴 때, 마당 한가운데 있는 앵두나무에서는 아주 작은 꽃망울이 터져 나오는데...

꽃나무를 좋아하시던 아버지께서 어느 날  정말로 이상하게 생긴 꽃나무를 심고 계셨다.
"아버지, 이 꽃 이름이 뭐예요?"
' 이 꽃 이름은 나이롱 꽃이란다."

아, 나이롱꽃!

정말  생기기도 이상하더니   이름도 남다르네...

그게 "라일락"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다.

그리고 더 정확하게 "미스김 라일락"이라고 안 것은 이민을 와서  우리집 마당에  심으려고  그 나무를 사온 후였다.


-----요즈음  봄꽃 사진들이 아름답게 핀 사진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고향집 마당에  피던 그 많던 꽃과 나무들이 눈물겹도록
보고     싶어졌어요.      나무를 심으셨던 아버지는 지금 아니 계셔도  그  나무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새 순을 틔우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