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하루 하루 부지런히 달려온 기억 밖에 없는데
어느새 한해를 마무리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하던 일을 마무리 하는 걸 다른 말로
'매듭을 짓는다'고도 하죠?
사실, 유장하게 흐르는 시간은 쉼이 없지요.
인간은 잠시 머물렀다 가는 존재이기에
군데 군데 매듭을 지어 표시를 하지 않을 수 없나 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표시해 두는 일이지요.
2018년은 무술년, 개띠해였습니다.
14기 아우들이 환갑을 맞은 해였고
5기 성님들 대부분이 칠순을 맞은 해였어요.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 시집, 장가 간 해였고요.
누군가의 손자와 손녀가 태어나기도 했죠.
누군가는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한 해였습니다.
우야든동...
2018년을 영영 기억 저편으로 보내더라도
기억 주머니 속에 꽁꽁 싸서 넣어 둘 추억만큼은 챙겨 두자고요.
지금,
바로 여기,
봄날 수다방에서 말입니다.
새로 방을 꾸렸습니다.
이 방에서 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힘차게 새해를 맞이해 보십시다 ~
앞의 방 정리합니다.
* 댓글상 --------------------------- 주향이
* 방이름상 ------------------------- 혜경이
* 대문상 ---------------------------- 춘서니
새 방 아랫목에 밍크 담요 깔아 놓고
연탄불 구멍 활짝 열어 뜨끈하게 해 놓았어요.
윗목엔 시원한 홍시 한바구니 있고요
뜨끈한 숭늉도 한대접 떠다 놓았어요
어여들 들어오셔요 ~
슬슬 한 해를 마감하는 매듭달이 되면 괜스리 마음만 바빠지는것 같아요.....
새해가 시작되면 야심차게 할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희망에 부풀다가
12월이 되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것 같아 마음이 부산해 지나봐요.....
저는 올해 10년만에 학교를 옮기면서 많은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했어요.
생애 마지막 담임 업무가 될것 같아서
조금만 더 알려주고, 다듬어주면 곧게 성장하리라 믿음으로 담임을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덕분에 울반 학생들은 조금 괴로웠을 거지만........
글구 환갑을 맞이했었구요........
실감은 안나지만 어느덧 나이가 ........
예전 우리 부모님 환갑 때보면 대단한 것 같았는데
막상 환갑이 되고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러면서
'이제는 진짜로 나이값을 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남은 한 달은 학교가 가장 바쁜 시간이라서 정신없이 지나걸 것 같구요~~~~~~~
또 다시 맞는 새해를 위해서 열심히 마무리하고 매듭지우려 합니다.
무술년...술이 없는 해라고 해서 술은 입에 안 대려고 노력도 해보구요.
ㅎㅎ술에 절어사는 인생으로 보시겠지만 술을 잘 못마시네요.
올 한해는 건강문제로 남편이나 저나 검사도 수태 하러다녔고
거기에 더하여 홀로되신 분의 건강악화로 차량봉사 하다가보니
벌써 매듭달로 들어서서 뒤돌아보며
한해를 슬슬 매듭 지어야될 분위기네요.
성당에선 오늘부터 전례력상 새해로 들어서서
"새해에 복많이 받으십시오 ~~"하고
신부님으로부터 새해인사도 받았어요.
ㅋㅋ아울러 내년이 울성당 창립 25 주년이 되어서
기념집 책자를 꾸민다네요.
에그머니나 ~~원고청탁 받았어요. 어떤?
ㅎㅎㅎ 몇 년동안 성경필사에서 받은 영적 체험이나 필사후기를
감동을 더하여 써달라는...
새해를 잘 맞이하게 또
가는 해를 잘 마무리하고 매듭지게 해주려는
주님의 배려로 여기고 열심히 잔머리 굴려야 할까봐요???
예쁜 새방이 열렸네요~!!!
짧은 가을은 휘리릭 달아나고.....
진한 추위에 어깨를 움츠리며 걷는다.
팔,다리 휘저으며 슝슝 날아다니고 싶어
그날을 위해 운동할때 30도정도 경사지게 해서 헉헉대며 걷는다.
근디......
동서남북,가로세로,위아래로,
뭐이가 궁리가 그리도 많은지....ㅉㅉ
짙어가는 가을을 시도때도 없이 눌러 댔건만
쥑어라하고 안올라가며 어깃장을 놓는다....U~C~!
주왕산 사진에 바위가 추색을 벗고
흰눈을 덮어 쓸까 걱정이다....ㅅㅂ ㅅㅂ
추운 겨울 지나고 이른봄 쯤 다시 달려 가야쥐~!!!
그 해가 그 해 같았을 뿐 올해라고 유난스레 다사다난했던 것은 아닙니다.
한해가 저물 때면 흘러간 세월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딴거 탓이라도 해보려는
입에 붙은 말이었습니다.
한 해 동안 뭐 했더라?
되는 소린지 안되는 소린지 어줍잖은 글 몇 편 쓰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살림,
텃밭 농사,
벗어 던졌다가 다시 주워 쓴 총무 감투,
그리고 첫 손주
그럭 저럭 큰 공이나 과 없이 보낸 한 해였습니다.
몸 한 구퉁이 아펐대도 할 수 없는 일이고,
잠깐 뭣에 씌어서 보이스 피싱을 당했대도 어쩔 수 없는데다가
택도 없는 꼬드김에 솔깃해서 친구따라 강남을 갔다해도 별 수 있나요
다행히 이도저도 걸리지 않고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얼마나 대견합니까.
스스로 토닥토닥 해주렵니다.
.
우리 교회 영어예배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엔젤트리로 만들어요.
고아원 아이들과 여성 쉼터에 계시는 분들에게 줄 선물 목록을
트리에 매달아 놓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각자 받고 싶은 선물을 한개씩 써 낸 것이지요.
받을 사람의 입장에서 선물을 준비하면 기쁨이 배가하죠.
오늘은 선물 사러 나가려고요 ㅎ
저는 리스트를 3개 가졌거든요
얼굴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산타가 되는 것도 큰 기쁨이에요
다들 선물준비하러 가셨능가벼요.
저는 이제사 김장을 해볼까 하고 배추 한 박스에
무 반 박스를 사오긴 했는데...
언제 건드릴지는 미지수이네요.
ㅎㅎ거기에 더하여 오져보이는 새끼같은 열무가 달린
놈을 세 뭉치까지 욕심나서 사긴 했는데...
남편은 성탄전까지 부엌캐비넷을 흰색으로 바꾼다고 바쁜 중에
저는 설합장을 청소하고 안에 새로 스티커종이로 바꾸느라
아 ~~주 바쁘답니다.
에고 ~~욕심내서 배추랑 무를 샀는데
우짤랑가 몰러요.
나이 들어감서 욕심은 금물인디......
어젯밤...새벽 두어 시쯤에 영하 2 자리 숫자로 떨어진다하여
언능 배추 반 박스를 절여놓고는
오늘 오후 4 시 쯤에 해넣으니
겨우 김치냉장고용 큰 사이즈로 한 통이 나왔네요.
아직 반 박스는 남았답니다.
배추속은 노르스레~~하고 겉잎은 새파란...
아마도 고랭지배추가 이렇게 생겼지 싶은데요?
미국에서 어제 갓 배달해온 것이라고
식품점에서 그러더니만 아주 깨끗하고
맛도 고소하네요.
에고 ~~허리야 ~~
아침 먹고는 무채 준비하고 이러저러 계속..
ㅎㅎ그래도 마음은 뿌듯한데요.
몇 년만에 모처럼 내 손으로 포기김치를 담궜어요.
아직도 애기열무총각이 기둘고 있어요.
잠시 커피들고 이 앞에 앉아있어요.
봄날 여러분들은 지금 꿈나라 뚝딱?!?!
직접 절이고 했으니 을매나 맛있을꽁?
난 어릴적에 종갓집 맏딸로 자라 집안 대소사를 많이 겪어
김장 20포기 하는건 일도 아녀유.
것두....
나는 절이는걸 잘 못해 옛날에 대 실패 한번 해보곤
절여진 배추만 사다 쓴다네.
가까운 농협엔 매일 절여진 배추가 트럭으로 날라져 온다네.
그날 그날 싱싱하게 잘 절여진것 두어박스 사다가
버물버물 해넣으면 된다네.
것도 이제 꾀가 나서 맛난 11월 무우로 채지양념만 많이 해서 봉지봉지
담아 냉동칸에 넣었다가 한박스씩 절여진것 사다가
버물버물 해 넣었다가 여름내 김치 걱정 안하고 지낸다네.
커피한잔 마시고 헬스 가야혀요.ㅎㅎ
조금전에 갔었는데 토욜인줄 모르고 일찍 갔더니 문이 콱!!!
토욜은 9시에 연다나?
하긴 토욜에 가본일이 읎으니....ㅉㅉㅉ
언니!
인선 언니말구 순호 언니
언니네 그 복 많은 사위가 그거 알랑가 몰라
인일여고 나온 머리 존 장모가
인일여고 홈페이지에다 대고 ㅆ ㅂ ㄹ ㄴ이라고 욕한거.
아마 다섯 번쯤 했을껄.
일부러 잔글씨로 한 깊은 뜻
돋보기 찾는 동안 토낄라구.
인선 언니
김장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신경이 쓰이고
노동량이 많죠.
저희는 밭이 있으니까 그리고 배추모종은 신청만 하면
농협에서 거저다시피 주니까
넉넉히 심어요.
제가 늘 하는 말
'누가 먹어도 먹게 되겠지.'
올해는 어린 배추때 태풍이 와서 뿌리를 마구 흔들어 놓은 바람에
삼분의 일은 죽고, 그 후 뭐가 원인인지 모르지만
삼십 포기쯤은 시들시들 하다가 죽고
그러고도 남은 배추가 밭에 그득해요.
거제도는 어제 첫 추위가 왔어요. 영하 3도
중순 넘어가면 택배영업소에
김장해서 자식들에게 보내는 김치박스가 태산같이 쌓여요.
그것도 농사라고 하다가 올해 안 했더니 확실히 야채 먹는 양이 적어지더라고.
솎아 주느라 뽑는 얼갈이며 상추며 쑥갓이며가 솔찮이 많았나 봐.
남의 밭에 있는 것도 엄청 갖다 먹었거든.
서로 갖고 가라고 난리야. 다 뭐 하겠어?
좀 심심하더라고.
꼴난 배추며 무도 김장하라고 주니 마음도 뿌듯했는데.
작년 내 배추와 무로 김장하셨던 울학교 선생님 시어머니께서 올해 김장한 거 좀 갖다 주라고 하시더래.
ㅎㅎ
재미있으셨나 봐.
그 할머니 평양 분이라 김치가 아주 깔끔하고 시원해.
미안해서 갖고 오지 말라고, 지리산 갈 때나 좀 싸 오라고 했지.
내년에는 다시 해 볼까 생각 중.
ㅎㅎ김장해서 자식들에게 보내는...?
전 아니올시담다. 웡칸 게으른 에미가 돼놔서리 ㅋㅋ
며늘이 12 살에 부모님따라 이민 온 1.5 세인데,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음식솜씨좋은 친정엄니 덕분에
며늘도 손맛이 꽤 있어요.
아들집엔 잘 가지도 않지만 모처럼 가면
시엄마 좋아하는 물냉면을 해준답니다. 남편은 씩씩
ㅋㅋㅋ별로 안좋아 하거든요.
갸는 늘 포기김치만 담궈 먹더라구요.
막김치 보담 고거이 더 편하다나요? 별종...
해서 김치를 담그면 딸한테만 조금씩 주지요.
이번에 김치통으로 한 통이 나왔는데 누름이를 넣으니
아무래도 국물이 넘칠것 같아서 2 포기를 빼서
딸에게 줬지요.ㅎㅎㅎ나쁜 에미???
얘야~!
생각하기두 싫다.
것두 젊을때 야그지
오늘 아침에 뭘 먹었는지두 모르는데
그게 오찌 생각나니?
세월이 다 해결해주더라.
서로 기대도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즈들끼리 잘살믄 됐지 장모가 뭔 아랑곳이여.
이젠 콜하지 않으면 근처에 얼씨도 안한단다.
진정으로 느낀건 즈들끼리 잘살믄 되는거이고
난 그저 멀찌거니 지켜보기만 하는거이쥐.
콜할까봐 겁도 나요.ㅎㅎ
.
.
.
에고고고.....!
그때가 옛날일세
이제 내코가 열네발이여~!!!
혜경언니덕에 올해 마지막달은
한해를 뒤돌아보며 매듭을
마음틀에 한뜸한뜸...
스쳐지나가면서도 여전히
지금처럼 걸리는 일들이
있네요.
고맙습니다, 귀한 시간
주셔서요.
날이 춥네요.
김치는 날이 추워야 제 맛이죠.
카나다 인선이 언니가 배추를 샀다는, 거기에 총각무도 들고 왔다는 말 들으면서
나도 갑자기 백김치? 물김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은 진즉부터 해야지 생각했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피곤해서 미루고 있었거든요.
말이 백김치지 만드는 걸 보면 아니 세상에 무슨 김치를 저렇게 설렁설렁 만드나 할 정도로 대충 후딱 만들어요.
전에 우리 시어머니는 무슨 예술 작품 만드시는 것처럼 하셨는데 난 재료는 비슷하지만 예술적인 과정^^은 완전히 생략하고 만들어요.
어머니는 백김치 배추는 간이 알맞아야 한다고(절인 듯 만 듯하게) 꼭 당신이 절이셨지만, 난 시장 가서 절임 배추 몇 개 샀고(엄청 예뻐요), 무채도 썰지 않고 그냥 뚝뚝 썰어 넣고, 엄니는 참깨도 살짝 볶아 껍질을 벗겨 하얀 속살만 보이게 넣으셨지만 난 생략, 병어도 잘게 썰어 넣으셨는데 난 액젓으로 살짝 간을 하고요. 쪽파도 씻어서 툭 넣고, 마늘도 반만 잘라서 툭, 생강도 대충 잘라 툭, 청각도 깨처럼 아주 작게 자르셨지만 난 그대로 그야말로 덩어리째 투척! 맞다 어머니는 밤채도 아주 아주 가늘게 채치셨지요. 생략.
간만 잘 맞으면 무조건 맛있잖아요.
이틀 부엌에 두었더니 그럭저럭 맛이 들었어요.
요즘 소화가 안 돼 매운 걸 잘 못 먹는다는 누구도 갖다 주고, 팔 아파서 칼질 못 한다는 누구도 갖다 주고....
화룡점정으로 어머니 하시던 거맹키로 유자를 넣었는데 향기가 아주 좋아요.
열어 냄새 맡을 때마다 지난 가을 다녀 온 남쪽 지방의 유자밭도 그대로 떠오르고, 거제댁 앞마당 유자나무도 떠오르고~~
국물은 다시 물을 기본으로 해요.
맛있겠쥬? ㅎㅎ 맛있어요 엄청(내 입에는요^^)
어제 저녁을 거르고 잤더니 출출해선지
일찍 잠이 깨서...(늙으니 속이 허전하면 잠도 잘 안오고)
옥규샘 백김치에 한번 웃었네용
맛있다고?
엄청 맛있겠네, 그래서 또 한 수 배웠슈
동동 떠 있는 마늘도 귀엽고 서로 기대어 정을 나누는
표고와 건고추 다소 많은 양의 유자도...
모든 재료를 툭툭 넣었다 했지만 달인의 손맛이 느껴지누먼
션하게 한 사발 들이켜면 묵은 숙취도 확 풀리겠지???
옥규 언니
백김치 얼굴만 보고는 그 말이 생각납니다.
" 차암 쉽죠이 "
맛이야 제가 우찌 알겠습니까만
대충 툭툭 저며 넣는다고 하시니 솜씨있는 고수(아첨)의 맛인 듯 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있는 백김치 같어유? 시원하면서도 슴슴해 보이는 것이 밥도둑보단 마냥마냥 통째로 들고와선 퍼질러 앉아 먹음 참말로 좋것슈! 저도 대충 있는거 이것저것 툭툭 어떻게? 궁금했는데 사진보니 백김치의 명인감??? 한번 도전 해봐? 남은 배추로? 헌데 유자가 없으니 유자차용으로 파는걸 넣음 어떨까요?
백김치가 전 쉽지 않던데
옥규언니는 잘 하셨네요.
전 엿기름으로 밭에서 기른 무우로
조청을 만들어봤어요, 애들 기침에
좋다길래요.
그럴듯 하길래 남아돌며 눈쌀
짓뿌리게하는 고구마로도 조청
욕심내다 밥솥 다 버렸네요.
하나가 제 능력인데ㅠ ㅠ
참~!
맛나겠다.
저런거 할때가 좋은때 인데
점점 하기 싫어진다.
기냥~
대충,철저히 해서 슉 집어 넣는다.
요즘은 어디 가는것도 귀찮고
뭐 하는것도 귀찮고
기냥 병원 예약 된것 찾아 댕기는것 외에는 다 ~~~~시들문틀 !
오늘은 일년에 한번가는 안과검진 다녀 왔어요
눈에다 번개를 몇번 쏘아 대더니 .
다행히 별일 없으니 일년후에 오라공~!
시간도 널널해서 차를 안갖고 전철 타고 갔더니
전철 갈아타고 화살표 봐가매
할매 노릇하며 두리번 대다 오니
몸은 피곤해도 아직은 할만한 감이 들어
계속 밀어 부칠라구요.ㅎㅎ
아니 저 마늘 쟤는 왜 저렇게 위로 동동 떠올라 있대요?
남사스럽게 증말~
영분 언니
제가 큰 통으로 두 통을 했는데 한 통은 벌써 다 나눠 줬고요, 그 통에 들었던 유자를 여기에 모은 거예요. 이것도 물론 나눌 거지만.
맞아요. 어머니는 생 유자로 하셨는데 전 효소로 만드는 중인 것을 넣었고요, 언니가 버섯으로 보고 순호 언니가 돌멩이로 본 것은 청귤 껍질이에요.
친구가 5월에 제주도에서 청귤 한 박스를 보내 줬는데 썰어서 만들어 청귤청 만들어 다 나눠 주고 껍질이 아까워서 냉장고 속에 두었었거든요,
전에 유자가 없어서 대신 넣었더니 좋더라고요. 그래서 몇 개 더 넣어 봤지요.
믿거나 말거나 워메~ 맛있는 거~~
주향~
서울 언제 오는겨?
우리 물김치에 막걸리 한 잔 워쪄?
20일 저녁에 저번에 효자동 그 노래 선생님 제자들 발표회가 있대요.
박수치러 갈 거야.
올려? 물김치 한 통 줄게.
난 스타킹에 마늘과 생강을 져머서 넣어 매듭지어 넣어 놓았어.
둥둥 안떠다니니 좋긴 한데 옥규것도 귀엽네.
그리고 마늘 그냥 같이 먹어도 될꺼 같네.
내손으로 김장하면 퍼나르는 재미가 쏠쏠해.
근데 되로주고 말로 받아서 내년부턴 나만 먹을까봐
그리고 내 친구도 혼자라 안해먹을꺼 같아서 줬더니 내가 준 김치로만 밥먹는다나?
계속 달라는거여 뭐여?~ㅎ
김치 속 넣다가 하두 지쳐서 두어포기 그냥 동치미에 넣어버렸더니 그 김치가 더 맛있더라.
유자도 넣으면 향이 좋겠네.
그려? 왜 내눈엔 그 베주머니가 안보였을까? 양파자루보다 스타킹이 느낌은 좀 그렇지만 깨끗이 빤거인데 워쩌? 거기다 마늘 생강 다 쑤셔 넣으니 좋더라구~ㅋ
스타킹에 하믄 마냥 들어가제?
아무러믄 어뗘?
맛만 있으믄 되제.
대단혀~
별거별거 다허구....
난 올해 배추김치하구 깍두기만 해서
딸네 보냈어.
이번주 쯤 양재동 농협에 들러 자그마한 무우 사다가
동치미나 담궈야 것다.
동치미 담그는거 만큼 쉬운건 없으니께 ㅎㅎ
잘익은 동치미 무우를 봄에 꺼내 무쳐 먹으믄 또 을매나 아닥 거리구 맛있을까?
그 동치미 무우를 좀 짜게 담그면 짠지가 되지라 ~!!!
내가 양재동 하나로 마트 가거들랑 베주머니 눈에 뜨이믄 하나 사다 줄께.
은제 전해 줄진 모르지만 말여 ㅎㅎㅎ
동치미 맛나게 담그는거 알켜주심
올 겨울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ㅎㅎ
누가 한국에 갔다가 베로 된거 사다주데요.
헌데 아까워서 안 쓰고 고이 모셔두고 (ㅎㅎ아끼다 똥 될라?)
마늘 3 ~5 개 씩 넣어 파는 망을 모아두었다가
고넘을 사용하니 좋더먼요.
화림선배님은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사뒀다 주시는 친구가 계셔서요.
그럼 그럼~ 그 맘이 넘 예뻐서 고마운거지.
순호 최고
동치미~
그냥 무우를 한번 소금에 굴려서 넣었다가 하루 지나 간이 밴뒤 물 부어.
마늘 생강 자루에 넣고 배 잘라 넣고 사과 있음 넣고
옥규는 유자도 넣었더먼~ 것두 향이 있어 좋을거 같아.
고추 삭힌거 넣고 파 한단 넣고 갓도 넣고 ~
배추를 양념에 비벼대다 넘 지쳐서 절인거 두어포기 그냥 동치미에 넣었더니 김치가 더 맛있더라.
소금물 간 맞춰 넣을때 뉴슈가를 약간 넣어야해.
설탕 넣으면 걸쭉해지니까~
차돌로 꼭 눌러 놓아야해.
위로 뜨면 안돼.
넘 기본인데 물어보니 얘기한다.
내가 몇사람 퍼줬는데 맛있다고 난리 났어~ㅋㅋ
국 매번 안끓여도 되서 좋아.
가끔 동치미 국물로 때우잖아.
겨울 내내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십시오 ~~큰절 ㅋㅋ
말씀만으론 경장히(?) 쉽기만한데
어찌보면 디~게 힘든거 같어유.
지난번에 백김치 만든다고 얼렁설렁 했는데 맛이 아닌거예요.
김치냉장고에 잊고 지났는데
얇은 김치플라스틱통 안에서 주위가 얼었어요.
모르는 척하고 썰어서 식탁에 올렸더니
"어! 옛날 동치미처럼 얼음이 둥둥이네." 함시롱
숟갈로 국물을 신나라 떠먹는 남편 ㅎㅎㅎ
엊저녁에 약을 먹을려고 일 주일 약통을 찾으니 없는거예요.
것도 아침에 일 주일 분을 깔끔하게 채운 것을요.
백을 홀랑 뒤집고 다 ~~찾아도 없어요.
아하~ 치과에 가서 돈 페이 하려고
지갑에서 크레딧카드 빼낼 때 데스크옆에 놓고 왔나보네.
아침에 문여는 시간 기둘렀다 전화했지요.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참만에야 아무데도 없다고...
데스크옆 낮은 편에 혹시 없을까요?
또 한참만에야 청소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면
아마 너네집에 있는것이 분명해.
다시 또 뒤지다가 어쩜 치과후에 3 분 거리에 수퍼에 가서
지갑 꺼내면서 카운터나 어디에 놓았나?
에고 ~~'생노병사의 비밀' 보고난 후 확실히 치매가 분명햐 우짜꼬?!?!
남편이 혹시 오늘 아침에 마모그램하러 가면서 차에 안놓았어?
내가 가서 차를 뒤져봐야겠다.
ㅎㅎㅎ짤깍짤깍 소리내며 약통을 들고 들어오네요.
"너 왜그래??? ~~"
정말 제가 왜 약통을 차에다 얌전히 놓아두고
병원엘 갔을까요?
영 ~~~이해가 안되네요?
지극히 정상이여~!
착착 알아서
착착 챙기믄
.
.
.
인간미가 읎어요~!!!
나만 그러는줄 알았더니 동상도 그러는구먼 ㅍㅍㅍ
그래서 난 워디다 잘 안집어 넣어.
집어넣곤 못찾으니께.
워쩌냐구?
기~~~냥 !
길~~~다란 문갑위에 좌르륵 늘어 놓고 살제
눈에 확 뜨이게.
뭐든지 웬만한건 다 문갑위에 있쑝~!!!
난 옛날에 우리 어머니가 왜 그러고 사시나 했어.
지금 내가 그러고 있어.
순호처럼 쫙 늘어놓았어.
찾기 어렵지 않게~
한번 찾느라 땀을 뻘뻘 흘렸거든.
찾다 없으니 승질도 나고~
모든것이 다 나와있어.
그리고는 아무도 못오게 하는거야.
흉볼까봐~ㅎ
언니들
앞 못 보는 맹인들 보면 일상적인 물건들 놓는 자리를 정해놓는다 하데요.
세면대에 치약 칫솔은 물론 싱크대에 물컵 놓는 자리, 밥주걱 놓는 자리도
다 정해져 있대요.냉장고에도 김치를 넣는 통, 김을 넣는 통, 나물 넣는 통
다 정해놓고 사니까 더듬어야 하긴 해도 사는데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도 맹인처럼 사는 습관을 들여봐요.
눈 감고 더듬자는 얘기가 아니고
두는 곳을 정해놓는 습관을 가지자는 얘깁니다.
두 식구가 사는 우리집
우리는 모든 걸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놓는 곳, 넣어두는 장소를 정해둬요.
창고니 다용도실이니 썬룸이니
구석구석 쳐박을 곳이 많은 우리집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죙일 찾다가 볼일 못 봐요.
그래도 뒤지고 찾고 할 때가 많지만.
늘 챙겨야 하는 소지품은 정해진 곳에 두는 습관
몸에 배이면 편해요.
잊고 나가는 일도 덜 하고.
제가 사는 방법입니다.
전 다행히;; 어렸을 때부터 워낙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되풀이 학습이 되어 지금 정신이 없는 것도 아주 관대히 넘어가곤 해요.
이거 말 되나?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준비물은 물론이거니와 소지품이나 내가 했던 일들을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너무 흔했기 때문에 요즘 아이고 깜짝이야 이걸 잊다니 했다가 나야 뭐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음~ 괜찮겠지 뭐~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답니다.
실수가 힘이 되다니.....
준비물을 잊어버리지 않고 갖고 온 아이들이나 뭘 기억을 잘 하는 애들을 보면 참 신기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잘 기억하고 갖고 오냐?
지금도 신기해요.
정신을 차리고 (덜)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된 건 직장생활을 하면서지요.
그랬다가는 뭐 의미가 없는 거니까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나의 건망증은 건망증이라기보다는 엄마 말에 의하면 -딴 데 정신이 팔려서-가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더 재미있는 게 많은데 그런 걸 기억할 새가 없는 거 아니었을까요?
요즘이야 뭐 말 할 필요도 없지요.
장롱이나 책장을 뭔가 반듯하게 정리한다고 하면 벌써 뭐가 어디로 들어간지 몰라서 그때부터 사단이 나는 거지요.
튀어나온 거 바로하고, 크기와 종류가 비슷한 거 모아 놓으면서 계속 이렇게 말하지요.
이런 게 있었어? 어! 여기 있었구나, 건졌네 건졌어....
정리는 -이런 게 있었단다-의 확인이지요.
웃기는 건 정리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걸 또 잊는 거지요.
주로 차 키나 카드가 문제인데, 다음에 쉽게 써야지 하면서 벗어 놓은 옷에 가장 꼼꼼한 척 넣어두는 거 이거 첫 번째 문제지요.
그래서 요즘엔 이렇게 생각해요. 버리는 게 수다.
뭐한데 필요도 없는 거 이리 구메구메 쌓아놓고 있나(실은 별로 있지도 않지만) 버리자.
팍팍퍽퍽펄썩휘리릭툭툭
제가 버리는 소리랍니다.
나는 찬정이랑 성향이 비슷한 편이네.
내가 보기보다 꼼꼼한 편이라 부엌 살림도 다 자리를 정해 놓고, 꼭 제자리에 두고
소소한 물건들도 어디 있는지 거의 다 외우고 있지.
그렇다고 오는 깜빡증을 피할 순 없는거 같아.
내가 뭘 하려고 했지?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했더라?
이러느라 멍 때리는 순간이 종종 있거든요.
총기가 슬금슬금 사라져 가는거지 뭐. ㅜㅜ
그래도 매일 꼭 챙겨야 하는 카드와 차 키는 꼭 정해진 자리에다 두니까 찾기 쉬워. ㅎ
나이가 들면 장롱에서 옷을 찾아입는 것도 힘들어지는 거 같더라.
보이는 것만 주워입고 다니는 노인들이 많은걸 보면...
외출할 때마다 공들여 예쁘게 화장하고 머리도 매만지고
때와 장소에 맞게 옷도 잘 갖춰 입는 멋쟁이로 살다가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야.
나이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이 좋더라. 나는 ~
아주 존경스러워 ~
새방이 열렸는데 이따금 눈팅만 하고 ㅠㅠ
새방 열린 인사도 이리 늦었네요.
봄날 방을 '봄날방' 답게 늘 따뜻히 뎁혀 놓는
마음 포근한 봄님들이 계셔서~
퍼뜩 들어와 이 얘기 저 얘기 허심탄회 풀어 놓지는 못할 지경에도
마음 둘 구석이 바로 이곳이기에
이따금 들어와 암 말 없이 아랫목에 발 뻗구 한침씩 누워 있곤 한답니다.
옥규네 백김치 넘 맛나 보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김치의 자태에 고맙고,
춘선의 글을 보며
차키 잊고 나갔다 다시 들어와 콩콩대며 온갖 데를 뒤지는
나의일상적인 모습을 반성하고 둘 데를 꼭 정해놓고
찾는 데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자는 다짐을 해봅니다.
겨울이 깊어가고~
새 달력을 받아오고~
엊그제는 미끄러질까봐 온갖 신경 곤두세우고
조심조심 눈 길을 걷고~
어제는 머리카락이 넘넘 허얘져서
머리 염색을 하며~
안 그러려구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아~ 나는 지금 조금 슬프고 있구나 싶네요. ㅎㅎㅎ
작년까지는 남편이 화초를 넘넘 좋아해서
겨울이 되면 화분들을 온실로 들이고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연탄 난로를 설치하고
관리했었어요.
올해는 그 온실을 포기합니다.
실내로 들여 올 수 있는 화분들을 들여좋고
동네 분들에게 줄 수 있눈 화분들은 나눠 드리고
그 나머지 화분들은 자연의 품에 안겨드렸습니다.
남편이 너무나 서운해 하지만 제가 온실 포기를 강력이 주장했습니다.
그 사람은 서운해 하다못해 슬퍼했습니다.
저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말은 '자연의 품에 안겨드리는 거' 라고 했지만
사실 죽거나 말거나 추위에 방치 한 것인데 ......
눈이 온 날 마당에 나가 눈 뒤집어 쓰고 싸늘이 얼어 붙은 화분들을 보며
연탄불 갈기 싫고 온실 관리하기 힘들다고 냉정하게 화분들을 내쳐버린
나의 심사가 스스로에게도 섬뜩하고 무서웠습니다.
온실을 포기하고
선택받지 못한 화분들을 포기하고
그 다음엔 또 무얼 포기하며 살게 될까 싶은 두려움이
나도 모르게 내 입을 무겁게 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온실에 연탄 불 때는 일 포기한 것은
잘했다 라며 스스로 마음을 강하게 먹으며 지내는 요즈음입니다.
그러나 게발 선인장이 화사하게 분홍빛 꽃을 피웠지만
그 아름다움을 그냥 이뻐하고 사랑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요즘 제 심정입니다.
물건도 정이 들면 버리기가 쉽지 않은데,
산 것을 버리려면 얼마나 이를 악물어야 하는지요. ㅠㅠ
우울한 이야기였나요? ㅠㅠ
죄송~~~
인연
박찬정
나는 튀기로 태어났다.
지금의 엄니 아부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생후 두 달 무렵이다.
나의 본가는 우리의 끼니를 걱정할 만큼 궁핍하지 않았다.
그런 살림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네 형제 중 하나만 남기고 뿔뿔이 입양 보냈다.
덩치 좋은 형 하나가 돈에 팔려 가는 것을 목전에서 봤지만 나와 내 생모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생모에게서 들은 얘기에 의하면 본가는 버섯 농장을 했다고 한다.
동네에서 뚝 떨어진 산 기슭이어서 산짐승들이 무시로 출몰했다.
멧돼지가 옥수수 밭을 망쳐 놓았고, 고라니가 푸성귀를 온전히 놔두지 않았다.
본가에서는 자연에 의존해 사는 생활이니 더불어 살아야 한다며 그런 야생의 것들에게 야박하지 않았다.
그런 가풍에 따라 나의 생모 역시 보고도 못 본 척 너그러이 눈 감아 주었다.
그건 너그러운 인자함이기보다 그것들도 자주 만나다 보니 서로 낯을 익혀서 안 짖는 거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렇지만 멧돼지가 고구마 밭을 들쑤셔 놓고 간 날은 '너 뭣 하는 놈이냐?’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본가에서는 나의 생모가 순해터져서 안되겠다고 비상의 처방을 내렸다.
그 처방은 세퍼트와 진돗개를 교배하여 두 종의 장점을 지닌 품종을 얻자는 것이었다.
세퍼트가 지닌 골격 좋은 체구와 용감성에다 진돗개의 날쎄고 영리함이 보태지면 명견이 나올거라고 추측했다.
그 산물(産物)로 나를 비롯한 네 형제가 혼혈로 태어났다.
생모는 순종 세퍼트라고 한다. 생후 두 달에 헤어진 생모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다.
서구적 마스크에 검고 황갈색의 털 그리고 앉음새에 기품이 있었고
스피츠나 발발이처럼 체신머리 없이 짖어대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한 어미에게서 한날 태어났어도 걸치고 나온 털의 때깔이 다르고 타고 난 힘도 달랐다.
어미 젓을 떼자 그 중 제일 튼실한 개 하나만 본가에 남고 뿔뿔이 입양되었다.
나는 덩치도 크지 않았고 말귀를 잘 알아 듣는 영리함이 보이지 않았던지
형제들이 하나 하나 떠나가는 모습을 쓸쓸히 지켜 봐야 했다.
본가에서 키우기로 발탁된 그 개마저 농장 후문 쪽으로 보내지자 나 혼자만이 어미를 독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오붓한 사랑을 오래 받지 못했다.
가끔 드나들던 파란색 트럭이 오더니 사료 두 포대를 내려 놓았다.
조수석엔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나의 생모는 무슨 눈치를 챘는지 내 얼굴을 핥았다.
본가에서는 생모를 집 뒷편으로 데리고 갔다.
마지막으로 새끼가 떠나는 모습을 안 보이기 위한 배려였다는 걸 조수석 작은 상자에 앉혀지고 나서야 알았다.
네 형제중 제일 찌시레기였던 나는 그렇게 어미의 배웅도 받지 못하고 서럽게 떠나왔다.
나의 몸 값은 겨우 사료 두 포대였다.
세퍼트 어미와 진돗개 애비 사이에서 잡종으로 태어난 것이 내 의지로 된 게 아닌 것처럼
내가 앞으로 살아갈 처지 또한 나의 선택이 아니니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여기가 네가 살 집이고 이제부터 너를 잘 키워 주실 엄니 아부지다. 잘 자라거라.’ 파란색 트럭은 떠났다.
나는 파고 들 어미 품이 없어 내 몸을 한껏 옹크리고 떨기만 했다.
나의 새 엄니와 아부지는 그런대로 인자했다.
이름도 지어졌다. 삼거리에서 태어나 지세포에서 자란다해서 삼지라고 지었는데
센 발음을 잘 하는 엄니는 쌈지라고 부른다. 삼지라고 부르든 쌈지라고 하든 나는 다 알아 듣는다.
여태까지 보신탕을 먹어 본 적도 없다니 나를 복날 개장수에게 넘길 리 없고 끓여먹을 리는 더욱 없다.
바쁜 하루 일과 중에도 나를 데리고 아침에는 뒷산을 오르고, 저녁에는 마을 한 바퀴 산보를 한다.
심심할 틈을 주지 않고 말을 가르치고 훈련을 시킨다.
개는 야생적 본능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살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길을 잘 들여야 한다고
둘이서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개를 개처럼 살도록 하는게 아니고 사람답게 살길 바라는 게 아닌가 의구심도 들었다.
아부지가 나의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니 식복도 그만하면 있는 편이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은 모두 나를 좋아한다.
드나드는 사람 중에 내가 경계해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간혹 산책 길에 만나는 이들 중에는 나를 겁내고 피해 가는 사람이 있다.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내가 괜히 해코지할 리 없는데 사람들은 왜 과잉 방어를 하는걸까.
아마도 개 중에는 생각 없이 짖어대고 무는 몰지각한 것들이 있어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로 각인되었나 보다.
옆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겁을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 엄니와 아부지는 나를 끌어 안고, 코를 부비고, 양 볼을 잡아 당기기도 한다.
심지어 내 입에 손을 집어 넣기도 한다.
나를 지극히 신뢰한다는 표시라서 나도 그 기분을 맞추어 살짝 물었다가 놓는다.
말이 없어도 통하는 깊은 믿음이다.
말로는 신뢰감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척 하면서도
막상 제 실속을 챙길 때는 슬쩍 모른체도 하고 물어뜯기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개만도 못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집을 지키고 있으니 마음 든든하다고 한다.
같이 산에 가면 큰 의지가 된다고도 한다.
나를 기르는 정성이 인간을 키우는 정성 못지 않다는 걸 안다.
낳은 정이 천륜이라면 우리 엄니 아부지와 나의 만남은 세상이 맺어준 인연이다.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믿음직하게 곁을 지켜 인연에 보답하리라 마음먹는다. 내가 비록 개일지라도.
이 글은 2013년, 쌈지가 두살쯤 되었을 때 쓴 글입니다.
일곱살을 잘 살고 예기치 않은 병을 얻어 지난 주 하늘로 떠났습니다.
둘째 손녀가 다니는 댄스스튜디오에서 소극장을 빌려서 발표회를 한다고
아들내외가 우리 부부랑 사돈내외를 초청해서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다녀왔지요.
첫 손녀는 날 닮았나 대인 무대공포증이 있어선가
댄스를 하다가 발표가 두려워 포기하고, 태권도랑 피아노를 치지요.
둘째는 하느님을 영접한 후의 날 닮아선지(?) 무대체질인가 봐요.ㅋ
얼마나 환한 미소와 표정을 잘 짓는지...ㅎㅎ춤은 제대로 안 추고...
1시간 30분의 화려한 발레며 댄스를 관람하고
일식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지요.
울며 겨자먹기로 쿨~하게 제가 가서 지불을...
공연을 보는 중엔 저절로 눈물이 주체할 수없게 흐르더라구요.
안사돈이 안보이게 슬며시 닦는데도 들키고 말았네요.ㅎ
왜? 손녀가 발표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예쁘기도 했지만
아들내외가 열심히 두 딸들을 예쁘게 키우는 것이
고맙고 대견해 보여서요. 또 많이 미안하기도 하구요.
나보담도 훨씬 나은 젊은 부모가 기특하더먼요.
난 그야말로 살기에 바쁘고 급급해서
아들,딸을 제대로 함께 시간보내고 돌볼 틈이 없었으니까요.
사실 맘만 먹었담 뭔들 못했을까만
다~~나 편하자고 보낸 빈둥거림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반성과 회개의 눈물이 더 찐하게 나온 것 같아요.
에고 ~~못난 에미
쌈지가 좋은 양부모 만나서 나름 호강하며 살다 간것 같아요.
다음 세상엔 무엇으로 태어나 찬정님과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까요?
아마 저 세상에서 많이 고마웠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할것만 같아요.
쌈지가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빕니다!
세상에..... 쌈지가 죽었구나~
만나 보지도 못했으면서 마치 본 것 같고 품에 안았던 것 같던 개였는데.
에구 무척 서운하겠네.
7년이면 너무 조금 살았네.
옛날 개 키울 때는 어린 개들이 쥐약 먹은 쥐를 먹고 많이 죽었지.
하도 주위에서 키우던 개 보내놓고 마음을 잡지 못 해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아
에고.... 생명 가진 것 키우는 것 난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뭐 우리라고 별 수 있나, 이런 것도 다 인생 연습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보다 이런 깊은 사랑과 보살핌, 슬픔이 있는 사람이 더 넉넉하겠지.
나도 기르는(기른다기보다는 뭐 암튼) 네 마리 물고기한테 밥 주면서 배고파쪄? 우쭈쭈 하면서
누가 볼까 봐 주위를 본다니까.
서운하네.
형옥이 언니 내외께서 정말 서운하시겠어요.
그런데 언니 잘 하셨어요
너무 지나치면 그것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주를 둔 친구들이나, 지 새끼 키우는 조카들이 계속 발표 동영상을 보내 옵니다.
핸폰 용량 콱콱 차게 뭐 하는 거여? 심술부리며 보고 또 봅니다
.....만 입에서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할미 웃음
어머나~~
어떻게 해요???
여태 앉아서 글을 썻는데 다 날아가부렀어유.
찬정이네 쌈지 와 울집 역사 속의 개들 이야기랑
글구 요즘 제가 사는 이야기 썼는데
뭘 잘 못 건드렸는지
훌~~ 훌~~~ 사라졌어요.
다시 쓸 수도 없고 ~~ㅠㅠ
암튼
나헌티 잘 했다고 말해준
옥규에게서 힘들 얻고 (아전인수격인감? ㅋㅋ )
인선의 손주들 이야기에 울집 손주녀석들과 얽힌 추억에 잠시 잠기기도 하고
춘선~ 수노~, 화림~ 인선~ 옥규~ 주향~~
그대들이 있어 봄날 방이 늘 따뜻하고 불켜져 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
밤새 안녕들 하셨지요 봄날님들 ~ ~ ~
언제 현관에 나가서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게
밤새도록 우리집 개냥이 돌쇠(영어명 멤피스 건만 돌쇠가 즈그 이름인줄로 자란)가...
아침에 남편이 아랫층으로 내려오다 밖에 있는 갸를 발견
유리문으로 안을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면서 온밤을 새우다
내려오는 기척에 반가워서 먀 ~~우~~~ㅎㅎ
그바람에 놀라서 한 30 분의 잠을 설쳤네요.
언제 뒤따라 나왔다가 나온 줄 모르고, 갇힌 신세가...
ㅎㅎ그래도 털코트를 입고있어서
감기에 걸리진 않은것 같아요.
어쩐지 밤에 왠일로 우리 침실에 안올까? 궁금하긴 했는데요.
겨울엔 그저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