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서예실에서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혜숙에게 듣고

시간이 되면 가겠다고 했는데 어제 체육대회가 있어 흙먼지 먹고

하루종일 운동장에 있다 보니 너무 피곤하고 모자에 머리 눌리고

예쁜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살 찐거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 밖에 들리는 친구들의 목소리에 힘을 얻어

 학교앞에서 6-1번을 타고 졸며 자며 가다가 신세계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니

저번에 헤맸던 연서예실을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나 길치거든)

 

3층 입구부터 친구들 목소리가 크게 들리고 문을 열자 반가운 얼굴들이

차례대로 눈에 들어왔다.

순덕이 귀옥이 차례로 허그하고 40년 세월을 한순간에 깨고 다시 수다로 들어갔다.

몇 친구들은 가고 상에는 먹거리가 그득하고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잠자던 기억력을 깨웠다.

공유된 기억과 그렇지 않은 기억이 있었지만 모두가 하나되어 웃고 보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속은 그득하지만 끼니는 지켜야 되겠기에 영희가 주문해 놓은 한정식을 맛있게 먹고

지은이네 집으로 가고 나와 구명옥(맞나)은 인천지하철 타고 집으로 향했다.

순옥이는 영희랑 한국에서 마지막일지 모른다며 너무 섭섭해 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희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며......

 

그 뒷얘기는 누가 이어갈까요?

아무튼 아직도 어색해서 숨어 있는 친구들이 나와서 이런 심정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

순덕 귀옥 춘월 모두 한국에서의 남은 날 잘 보내고 그 힘으로 각자 돌아가 열심히 건강히 살길 바란다.

우리 이 공간에서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