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년이 자꾸만 치댄다.


엄마 ~!

토욜에 장어 먹으러 가자.


싫어~~!!!

등산갈꺼야.


그래도 생일인데 우리하고 밥은 한끼 먹어야지

그럼 일욜에 고기 먹으러 가자.


싫어~!!!

유명산 가서 혼자 실컷 놀다 올꺼야.


안면도 콘도 얻어서 하루자고 오자 ~!


싫어~!

나 유명산 계곡갈꺼야.


최서방이 엄마 식사 대접해야 한대~~~!


싫어~!

싫다고~!

왜 내 생일에 내맘대루 못하게 하냐구~~`?


장어구,고기구, 콘도구~~~,    

다 ~~~싫다.

기냥 하루만 나에게 자유시간 좀 주라,

매일 느이덜 새끼쥴에 맞춰 움직이는데 넌더리 난다.

이것들아 ~!


지난 일욜에도 냉면  사준다고 해서 귀찮지만 따라갔다.

냉면? 하이고

어디로 들어가는지...

뭘먹었는지....

내가 또 따라가믄 울아부지 딸이 아니다. 

하면서 나왔다.우씨~!


어제~


나 혼자만의 화려한 생일파티가 시작된다.

쟁취의 기쁨을 안고 홀가분하게 혼자 차를 몰고 아침 6시에

유명산으로 떠났다.

배낭속엔 떡,과일,버섯얼음물, 커피,쵸코렛등을 넣고서, 흐흐흐 

요로케 좋을수가 ~~~

날은 흐릿하면서 걷기 딱 좋은 날씨다.


7시30분에 입구에 들어서는데 너무 일러 주차비도 안받는다,

오우~예 !!!


이것저것 준비해서 슬슬 내려 등산화로 갈아 신고 스틱을 들고 배낭을 메고,

오롯이 나혼자만의 찬란한 하루를 시작한다.


8시부터 천천히  정상을 향해 걷는다.

너무 편하고 행복하다.


빨리 갈 필요도 없고,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만고강산이다.

나혼자 유명산을 끌어 안고  있는 듯 하다.


정상까지 1.8km,

정상에서 계곡쪽으로 내려가면 그끝까지가 4~5km 는 된다.

지난번 손주와 왔을 때  그아이 힘들까봐 정상에서 그냥 돌아 내려갔다.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저지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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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돌위에서 커피 한잔 드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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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이 너무  호젓하고  좋아 소리소리 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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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잎이 포시시 깔린 이길을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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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죽뻗은 낙락장송들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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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가까울수록 자욱한 안개가 신비의 극치를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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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들 사이의 작은 야생화 두송이,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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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노가 그리도 그리워 꿈속에서도 헤맸던 유명산 정상에 올랐단다.

천천히 놀멍,쉬멍 걸어서 1시간 30분 걸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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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욜이라 가족동반이 많더라.

데크에서 마냥 쉬며 사람 귀경하며 이것저것 먹어댔지.


(참 이상해.

난 어릴적부터 두리번 거리며 사람들 틈에서 한참씩 구경하던 버릇이 있는데

그건 지금까지도 여전하네.ㅎ)


오메기떡에 ,과일에, 커피에,쵸코렛에 등등, ㅋ 

얼음물은 10분에 한번씩 마셨고...


누가 일찍 가라고 밀것도 아니고.

헥헥대고 쫒아갈 필요도 읎고,

빨리 가서 젖멕일 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세월이 좀 쓸것냐? 

하며 늘어붙어 앉아 있다가 계곡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댓글로 이어나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