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회색으로 꾸리꾸리한 날씨였지만 고등학교 졸업후 처음 만나는 인숙이를 본다는 설레임에 마음은 들떴다.

피부가 뽀얗고 눈두덩이 두툼하고 얼굴이 복실 복실,  손을 입 가까이 대며 까르르~ 웃던 인숙이~

졸업후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그동안 연락도 없다가 얼마전 홈피에 인숙이가 들어오면서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다.

추억이 많았기에 가끔 인숙이는 어디서 무얼하고 지낼까? 스치듯  생각했었는데~

 

인숙이가 내 짝이었을때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 우린 의기 투합하여 자리가 비면 종례시간에 걸릴까봐   책상과 걸상을 화단 밖으로 내어놓고 종례시간 끝나면 다시 들여달라고 주위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극장을 갔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물론 공짜는 없다.

고구마 튀김을 사주겠다고 주위 친구들에게 약속을 하고는 우린 극장으로 향했었다.

그 외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그 시절 친하게 지냈던 박인순과도 연락이 되어 인순이는 수원에서 나는 부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대전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인숙이의 아파트로 향했다.

인순이는 여고시절 일기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 가끔 읽어본단다.

어찌나 기억력이 좋은지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일기 덕분 ㅋㅋ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어머~ 너 그래로야~" 를 시작으로 해서 옛날 이야기를 하는데 우린 12시부터 만나 쉴새없이 떠들다 5시쯤 마지못해 일어났다.

60이 훌쩍 넘었는데 어찌 그대로 일까마는 우리 마음의 눈엔 모두 단발머리 그 시절의 앳띤 얼굴로 보인다.

 그때 내가 허리 잘룩하고 엉덩이가 무지 푸짐했단 이야기~ 그래서 내가 그러니까 여자는 엉덩이가 커야한다고 으시대면서 (실은 컴플렉스) 그래서 난 애기 순풍순풍 잘 낳았다고 자랑했다.ㅎㅎ

 

안보이던 그 동안 너무나 야무지게 살아온 인숙이 이야기~

남편이 카이스트로 들어가 같이 미국으로 유학가서 고생하고 요리배우고 애들 키운 이야기~

지금은 딸들이 하나는 미국에, 하나는 캐나다에 있어 자주 가고 남편이 대전 연구소에 있어 살게 된 이야기~

대전에서 서울까지 황혜성 선생님께 일년을 다니면서 요리 배운 이야기~

도자기를 10년 배워 그 그릇을 요리에 활용한 이야기~

잘 나가던 때 요리 강습 신청이 쇄도해서 일을 무지 많이 했지만 너무 무리하니까 건강이 나빠졌단다.

제일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 이제는 한달에 한두번 강습하고 그냥 쉰다고 한다.

 

암튼 집도 요리 선생님 답게 예쁘게 꾸미고 잘사는 모습보니 너무 기쁘다.

그많은 그릇과 때마다 바뀌는 식탁 테이블보~정말 전문가 답다.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다 올릴수 없어 일부만 올린다.

 

cafe.daum.net/ihnsook 로 들어가면 인숙이의 요리 홈페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