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 둘레 만큼의 나이를 더하며 한해를 보내고 맞는다

다사다난의 한해를 돌이켜 보지만

지지고 볶고 찌는 일들이 가장 큰 비중으로

일기의 장수가 줄어 들어 수첩 한권도 못채운 한해다

애쑥 뜯어 냉동하고 쑥 인절미를 이웃과 나눈 쫄깃한 추억 몇조각

손녀가 좋아하는 할머니표 궁중 떡볶이가 아이들이 커나며 조금씩 븕은 물든다

 

                      매운 맛을 배우며 영글어 가는 혀에

정성 담긴 손맛을 익혀 내고 싶었지만 퓨전 맛에 차 순위다 

?감각이 둔해진 할머니의 혀는

이제

상큼하고 싱그러운 맛보다는 투박하고 구수한 냄새로 살을 찌우는 식탁

외식이 잦아지고 할머니표 상차림은 별식이 된 아이들

 

                   정월 보름 지나 곧바로 맞는 나의 생일

신정도 구정도 훌쩍 지나고 새 나물로 차려내는 봄맞이 생일 상

몇 번이나 더 건강한 함박웃음 담아 가족 맛을 어우를 수 있을까

묵은 맛을 못 보내고 새 맛을 받아들여 쌓인 국적없는 생일을 먹으며

오로지 토속 상차림 해 주시던 칼칼한 시어머니 생각키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