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집안 얘기 좀 해볼까 한다.

며칠 전 우리 셋째 언니네 작은 아들의

셋째 아들 돐잔치를 치뤘다.

이번에는 제발 뷰페식으로 말고 집에서

친외가족들만 모여 조촐하게 하는게

더 의미있지 않겠느냐는 이 이모 할머니의

의견에 일치되어 그리 되었다.

그 바람에 음식 분담 받아 내 몫으로

약식, 오색 송편, 녹두전을 떠맡게 되었다.

 

 

그 날 오정 쯤, 15명 정도의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돐상 차리기에 분주해진다.

애기에게 기를 넣어 준다는 빨간 보를 깔고

마련된 음식들과 과일로 돐상이 그득 채워진다.

이 이모 할머니 인터넷에서 뽑아 놓은 전통 돐상 차림대로

과일은 높지 않게 소담하게 담으라니 한 층으로 끝낸다.

모두 이구동성으로 훌륭하게 보인다 한다.

내 눈에는 내가 만든 오색송편이 제일 띄이니 속으로

누가 뭐래도 흐믓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돐상 차리기는 끝냈는데 문제가 생긴다.

돐백이 녀석이 칭얼대기 시작이다.지 엄마가 얼른 업으니

그냥 등에 업힌 채로 잠이 들어 버린다.

그러니 어쩌랴! 주인공이 깰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애 깨기 기다리다 배가 출출해진 어르신네들

차려 놓은 돐상 옆으로 미루어 놓고 우선 먹자식으로

잽싸게 차려놓은 점심상에 우루루 모여들어 맛나게들 드신다.

한 참 지난 후 애가 깼는데 콘디션이 괜찮아 보인다.

이제 애기 돐빔 입히기에 열중이다.

그런데 내 눈에는 희안한 광경이 벌어진다.

애 옷 입히는 게 엄마가 아니라

아빠인 내 조카와 할아버지인 형부가 아닌가!

아무튼 흔하지 않은 장면이니 난 재미있다싶어

냅다  카메라 들이대고 찍어댄다.

 

 

동시에 아들 며느리의 직장 생활로 형부와 함께

손자 셋을 돌보고 있는 언니가 한 말이 머리를 스쳐간다.

<지애비는 이집 머슴이라니까>

집안 일 많이 도와야 하는 아들이 안스럽다는 말이려니!

그러나 어찌하랴! 애가 셋인데 그리 안 하면 안 되는걸!

만일 언니가 딸이 있어 아들같은 사위감 얻었다면

손뼉 치며 좋아할 게 아닌가?

 

어찌했든 그 날의 돐잔치는 훌륭했고 모두들

흐믓해 했으니 무엇을 더 바라랴!

 

사진 몇 장 소개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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