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는데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
어?   온몸이 무겁다.  
삭신이 …………
쑤실정도는 아니지만 꽤 뻑적지근하다.
응?    왜 그럴까?

어제 너무 무리를 했나?
설마 무리까지야 됬을라구?    
왕년에 수백키로도 걸어갔다온 체력인데…………

우선 기지개를 늘어지게 켜고나서
18회 이미애후배가 올려준 국민체조를 한번 했다.

팔, 다리 늘여주고 몸통 비틀어주고
좌우로 목을 휘둘러 회전시켜
뻣뻣한
모가지도 풀어주었다.

어제, 아직도 어둑컴컴한 이른 아침 7 시에
은밀한 조직원들처럼 민첩하게 모인 우리 일행은
쌩쌩 아침을 가르면서 달려갔다.

출발도 일렀지만 당연히 도착도 일러서
구미에 가서 아침도 먹었다는 사실.

구미여자는 세상에……..어쩌면 그다지도
손도 크고  통도 크고  맘도 크고
서울서 몰려간 동창생들은
단번에 그녀의 품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먹이고……
그냥 식사대접을 해 주었다라는 정도가 아니다.
우리 여덟명,  모두 바지 허리춤을 풀러놓아야 했었다.

먹이기만 한게 아니라 앞장서서 우리를 이끌어주었다.

구미시민을 다 먹인다는 금오산의 대혜폭포
아슬아슬한 암벽아래 자리한 도선암
박정희 대통령의 초가집 생가
운치있는 고찰, 도리사까지 그녀는 우리를 안내했다.

그녀는 이름난 숯불구이집 여사장님이다.
맛갈스런 무공해 야채와  살살 녹는 한우 갈비살,  이름도 몰랐던 과메기 등등등….과
품위있는 묵직한 방짜유기그릇에 수저집에 담겨나온 놋수저.
이 모든게 신기하기까지 했다.

부자친구,  능력있는 친구 덕분에 우리의 입과 몸이
어제 대단한 호사를 했다.

‘가자!’  고 선동한 사람은
나서서 일 주선해 준 고마운 친구덕에
나서서 베풀어준 감사한 친구덕에
나서서 동참해준 우리들의 <초~옹~ 동창회장님>   덕에
나서서  자기 전공 EDPS 를 최대한 맛보여준 친구덕에
무지무지 행복했다.

그 바람에 굽높은 구두차림으로도  신이나서
산도 타고 (?)  암벽도 기어오르고(?)  
그런 차림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을 많이 했기에
오늘 아침  몸이 무거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