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선이가 우리 딸들에게 마카오를 구경시켜주었기에 나도 마카오는 가보고싶었다.
그러나 짧지않은 기간을 홍콩에 머물렀음에도 마카오에 갈 여유가 없었다.

굳이 우겼으면 갈 수 있었겠지만 이번 여행의 주체가 내가 아니었기에 나는 결코 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게다가 사위는 근무때문에 4박5일만 하고 서울로 먼저 돌아갔는데  
마누라와 장모는 신나게 마카오로 심천으로 돌아다닌다는 것도 좀 마음이 내키지않았다.
심천도 가보고싶긴 했었다.

하루도 집에만 박혀있었던 날은 없었다.
그렇다고 녹초가 되게 싸돌아다니지도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먹고 거의 점심때가 다 되어서 집을 나서 천천히 돌아다니다가 어둡기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여유만만한 관광이랄까?

그래도 하루는 배타고 라마섬까지 갔다왔다.
        
란터우섬에도 갔다왔다.  
라마는 배로 가야하지만 란터우는 버스나 지하철로 갈 수 있다.
란터우 끝쪽에 타이오 라는 전형적 중국인들의 옛모습을 간직한 어촌이 있다기에 갔었는데
가서보니 완전히 내 상상을 뒤집는 동네였다.

고요한 바다에 드문드문 어부들의 집이 있을 거라고 상상했던 나는
타이오의 번잡함, 사람 많음, 지저분함,  가난함을 보고 놀랬다.

마치 빈민굴 같았다.
사람이 많음은 거주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이 많아서였다.

현대같이 물질이 넘쳐나고 모두가 부자인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런 가난함도 관광자원이 되는 모양이다.

타이오는 어쩌면 보이는만큼 가난하지 않은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관광객유치를 위해 정책적으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거라는 느낌이 나에겐 들었다.

동시에 정말 가난한 빈민굴이 산등성이마다 진을 치고있는 브라질 생각이 났다.  

라마섬은 타이오어촌과는 또 딴판이다.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평범하고 규모가 잡힌 마을이라는 감이 들었다.
뱃턱에 주민들이 세워두는 자전거들이 얼키설키 많았고 섬안에서 자동차는 보지 못했다.  

혹시 섬에 자동차를 다니지 못하게 하는게 아닐까?
브라질에는 그런 섬들이 있다.  
자연보호, 공해방지, 관광지보호 차원에서 차량유입을 완전봉쇄한 섬이 몇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