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나뿐인 손녀 규리야~

 

손주가  넷이 있지만 손녀라고는 너 하나뿐이고

그런데다가  네 엄마가  일을 시작해서  모름지기 할미가  너랑 놀아주는일이 시작되었는데

처음엔  할미가  아기 키운지가  하도 오래 된 일이라서 숨이 차게 힘이 들었지만서도

네 애교에 네 귀여운몸짓에  몸이 고달퍼도 그다음날 네가 나한테 오면

 또  네게  홈빡 빠져 손녀사랑 할미가 된지도  여러달이 되어가는구나

 

그런데 며칠전인가  그러니까  화요일쯤인가

네 엄마가  다른때보다  상기된 표정으로 할미를  찾더구나

"왜에~?  뭔일이 있니~?"  혹시나  잘못된일이 생겼는지 잠깐 걱정이 앞섰는데

"아니예요........그게 아니고요  글쎄 규리보고  아기 모델하라구  큰 기획사에서

토요일에 만나자 하는데요~!  ....그래서요 어머니께 우선 상의드릴려구요~"

 네 엄마가  약간은 흥분한  상태여서  이럴땐 할미는 금새 반응을 안하거든  너도

아직은 아기라서 모르겠지만 네가 좀  자라면  알게될라~

규리가 아직  두돌도 안된 아기인데 아기가 모델로 쓰일일도 많겠지만

너무 이르지 싶은 마음이거든 이 할미는 말이다.

거기다  그 기획사라는곳에서  아주 교육을 시켜  아기 탈렌트로도 키운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할미는 우선 네 아빠 엄마 의견은 어떤지 물어보았지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는것 같아서  "잘 알아서 하렴"  나야  뭐 조언을 하자면

물론 재능을 살리고 하는일도 좋지만  본인이 커서 그 일을 좋아하지않을 경우

자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점에서 너무 어른들 생각위주로 하는일이 아닐까 염려는 되지만

그건 염려고...........또 아냐  제 갈길을 부모가 미리 열어주게 되는것일지도

"그래도 잘 알아보고 결정하렴 "  했단다.

그러고보면  할미는 참으로 의무도 책임도 없어서 한결 수월하다.

그저 일반 상식적인 이야기만 해주면 되는데 실은 속으론 우리 규리가

혹여 어릴때 제 또래가 평범하게 누릴 자유와 기쁨을 못 갖게될가봐 그게 걱정이되서

네 아빠 엄마가  제발 잘 결정하길 바랄 뿐이였단다.

이건 아주 지극히 이성적인 사고를 가질때 한 생각이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머릴 들고 나오는거야

우리 손녀가  이름이 알려져서  누구나가  예뻐하고 또 그와 더불어 유명해져서

누구누구 할미라고 자랑도 하고 으쓱해지는것도 신나는일 아닐까 하는 고런생각말이지

그러니 네 엄마 아빠는 오죽하겄냐

 

그런데  삼일이 지나고 네 엄마가  할미에게 건너와서는

"어머니 아무래도 안되겠어요.....규리를 데리고 다니다보면 제 일도 못 할것같고

어머니 말씀대로  잘 알려졌던 아이들 배우들이 그리 행복한건만 아닐거 같구요

삼일동안  머리만 많이 아팠네요"

"그래 나도 좀 그랬는데 너는 오죽 했겄냐....그리 생각들 했다면 잘한 결정이다"

네 엄마가  참 장하지 않냐~  "

네가  좀더 자라서 이 편지를 읽게되면  엄마와 할미의 생각에 박수를 쳐줄날이 오리라 믿는다.

 

이제 우리손녀 규리는  그저 엄마의 모델 노릇만  잘하면

아주 예쁜 옷을 직접 만들어주는 엄마 때문에 맵시쟁이 이쁜이로 세련되게 자랄것이고

그러다  그 일도 싫으면 안해도 되고 말이지

얼마든지  규리의 생각대로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렴~

 

........규리 할미가  2012년 봄  매화꽃 필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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