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물불 안 가리고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낸지가 벌써 이년 반이다

그리하여 공인 회게사 자격 시험을 위한 모든 과목을 이수하여 가을에 시험에 도전하면 될텐데 

더 큰 꿈을 안고 대학원에 도전하여 붙어 버렸다. 남편 돈 걱정 할까봐 "내가 다 융자 얻어 공부하고 내년에 졸업하면 갚아 나갈테니

걱정말라"하며 진행 시켰다. 그 간의 고생도, 합격하기 위한, 돌아다 보니 그냥 좋아서 했으니 감사할 뿐이다.

한 학기에 다섯 과목이 너무 벅찰것 같아 여름 학기에 Advanced accounting 과  Business law 두 과목을 오 주동안 수강하며,

때때로, 절망감을 느끼며 모든 걸 끝내고, 아주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고 있다.

 

어제밤 늦게 오징어 한 마리 구어 소주도 맥주도 없이 질겅 질겅 씹어 먹으며 CNN을 보다가 잠이 들어 버렸다

아이들도 방학이라 제 친구들 집으로 가고, 나만 덜렁 남아, 아무런 느낌도 없는 아주 텅빈 가슴으로

그렇게 혼자 남아 오징어 한 마리 질겅거렸으니... 그냥 가슴이 짜리하다

뭘 위하여 이토록 달려 가는건가

무슨 회한이 많아 미련이 많아, 아직도, 멍울 멍울한 덩어리 녹여 내리지 못하고, 가슴 한 자락에 품고 달려가고 있는가

 

지난 금요일 아침 prsentation 끝내고, 전 날까지는 몸이 녹아 내리듯 너무 아파 -- 아마도 지독한,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스트래스 이었을게다 -- 인옥이 집에 갈 수없었을것 같았는데, 그 모든 오 주 동안의 여름학기 끝내니, 아주 산뜻한 기분이 든다.

학교에서 집으로 운전하여 오는 중에 딸 아이에게 전화 걸어 " 너 엄마 친구 집에 같이 갈래?" 물으니 "그래, 엄마 좋다면.." 한다

그래 그대로 떠나자.. 바로 인옥에게 전화 걸어 "인옥아, 나 간다 우리 딸하고.."

 

주섬 주섬 옷 몇가지 집어 넣고 아들에게  "강아지 잘 돌보고, 밥 잘 먹고 있어라" 고 text message 남겨 놓고

 딸아이랑 그렇게 길을 나섯다.

에미 공부 한다고, 방학했음에도 꼼짝 않고 지난 이 주 동안 집에 있으며 제 할 일 한 딸아이가 고맙기도 하지만,

늘상 딸과 에미의 관께는 어찌 그리도 줄당기기가 팽팽한지...

오랜만에 단 둘이서 긴 여행을 떠난 셈이다.

토요일이면 그 동안 떨어져 지내던 남편도 올 것이고, 자유함도 당분간은 접여야 할 것이고,

아내의 본분으로 돌아와 가사에 전념해야 할 것이고-- 밥 해먹을 일이 까마득하다. 항시 남에 밥 먹고 지낸 남편이니

마당에서 풋고추 몇개 라도 따서 된장찌게 바글 바글 끌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있고, 때론 딸 아이와의 대화도 건성으로 할 때에 딸 아이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나를 나무란다

"엄만 그게 문제야 잘 듣지 않는게... 그러니 대답을 잘 못하고, 학교서도 묻는게 제데로 못하지.."

겉으로 "너도 늙어 봐라" 했지만 속으론 더 긴 문장이다 " 정말 ㅈ ㄹ 이구나, 이 ㄱ ㅈ ㅇ 아 , 너도 늙어 봐라, 그게 그리 쉰줄 아니"

그렇게 생각하니 그냥 코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코웃음 하니 딸아닌 정말 우리 엄마 안됐다 싶은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애정의 쌍곡선을 그리며 달려 갈 여섯시간의 길이다. 인옥이 집까지...

 

한 순간 스피드를 힘껏 내고 앞 차를 따라 가니, 에이구... 왼쪽에 경찰이 숨어 있었네...

앞 차와 내 차가 잡혀 경찰 차가 따라 오며 옆으로 서란다...

무슨 에미 교욱이 이런가  "딸 아이 보고 "오줌 마려워 갑자기 스피드 했다고 해 네가.."

사실이다 딸 아이가 오줌 마렵다고 "엄마 좀 빨리 달려" 했기에 좀 기분도 낼겸 그랬더니...

88마일로 달렸단다 70마일 구역인데...

경찰한테 이런 저런 사정을 설명하며 난 다른 주에서 부터 운전하고 왔다고 중얼 대니 딸 아이는 그게 싫어 몸을 아주 가라앉힌다.

"이 ㄱ ㅈ ㅇ 야 너 때문인데" 속으로만 그러고, 사실은 내탓이지 공짜가 어디 있어! 다 내 탓이지....

분홍 종이 노랑 종이 받아 들고, 7월 16일이 법원 출두 날짜이니 두 가지 옵션 중 어떻게 하라는 설명을 듣고

느리게 느리게 다시 출발을 하였다... 그래 괜찬아 그 동안 운전 기록도 아주 깨끗하고 -- 내 이십 오년 운전 경력에 두 번째 스피드

티켓이니, 그 동안 운전 난폭하게 할 때도 많았는데 티켓 안 먹었으니 공짜가 어디있어 이젠 내야지 교육비야 앞으로 조심하라고..

묻지도 않은 말 누가 듣지도 않을 말들을 속으로 중얼 거리며 그렇게 달려 인옥이 집에 도착하였다

 

*이탄으로 인옥이랑 영옥이랑 만난 것을 내일 적을까 하다가, 내가 앉아 있는 이 곳의 음악과 커피가 좋아 그대로 쓰기로 결정하였다

 

인옥이 맨발로 나와 딸 아이를 반긴다 (정말 맨발은 아니었지만). 젊은 날 알지 못했던 인옥인데, 난 늘상 하나님께 감사한다 인옥이를

 알게되고 부담없는 진실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게 너무 감사하다. 생긴 모습은 좀 깍쟁이 (그렇지?) 같은데 그 맘 씀씀은 말 할 수 없이

 넓은 바다와 같다. 남의 형편과 사정을 두루 잘 알고 포용하며 본인의 어려움이나 힘든 것은 잘 표현하지도 않는 사모님,

역시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겪은 목사 사모님, 모범 사모님이다. 인옥아 이 글 보고 숨지마

 

금요일 밤은 피곤도 하고 해서 좀 일찍 잠 자리에 들고, 다음 난 토요일 낮엔 30분 거리에 있는 볼티모어 수족관에 인옥이 딸이랑 함께,

 모두 넷이서 구경하고, 드디어 밤이 되어, 두 딸아이들은 외출 하였고, 우링 둘이서, 수다의 밤이 시작 되었다.

엘에이에 있는 강인숙으로 시작하여 시에틀 규희, 시카고 향심이 세시간 걸친 수다의 밤이 깊어 갔다. 

결론은 내가 졸업하는 내년 오월에 우리 집에 모이기로 하고...

나이 들으니 입도 힘든듯하다. 인옥이가 저쪽 소파 끝에서 졸음 가득한 눈으로 헤메인다. 저 모습은 난데... 난 워낙 초저녁 잠이 많고

새벽 잠이 없어, 누구랑 이야기 나눌 중에 늘상 내가 먼저 잠드는데... 어찌 거꾸로 되었다

"인옥아 들어 가 자자" 하곤 각자 방으로 들어 갔는데 난 도통 잠이 오질 않는다....

뭘 하나? 눈이 침침하니 돋보기 쓰고 늦은 밤에 책 읽기는 싫고... 뭘 하나? 침대에 누워, 아주 부드럽게 돌아가는 선풍기 아래 누워,  

인생을 생각한다. 인생? 뭐 별거 있나? 이게 인생인지... 혼자 궁시렁대다 한 숨도 쉬다가 감사도 하다가 나도 그렇게 잠이 들어 버렸다.

딸 아이 언제 들어 와 내 곁에서 새엑섹 잠자고 있는것도 알지 못한체.....

 

일 요일 점심 때에는, 집에 내려 가는 도중에, 버지니아에 사는 영옥이를 만나기로 하였다. 인옥이는 작년에 시카고에 사는

향심이 집에서 만났고, 올 봄에는 선배 언니들 모이는 머틀비치에서도 만났는데, 영옥이는 이 삼년 전에 은혜가 왔을 때에

우리 집에서 만나곤 처음이다.

만나니, 노인네들 으레 서로 인사하듯이 "애 너 그래로다 하나도 안 늙었네... 목소리도 몸매도 단정함도.. 다 그대로다"

내 딸 우리들 수선스럽고 히한한 인사 놀이에 키득 키득 웃는다. 속으로 되게 비웃었을게다. 그렇게 공공 장소에서

수선스럽게 떠드니...

요즘 아이들은 이런걸 아주 질색한다. 그러면 또 난 "이 ㄱ ㅈ ㅇ 야 너도 늙어 봐라" 우리 시어머님 나에게 말씀하셨듯이..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한 입으로 먹으며 수다 떨며, 그것도 장소를 옮기며, 그렇게 세 시간을 보냈다.

 

젊은 날, 가까운 친구 사이는 아니었어도, 세월 흘러 한 때를 공유했던 한 가지 이유로 다시 만나 사랑과 우정을 나눈다.

사랑하는 여인들이, 나 학생이라고, 떡과 빵 챙겨 우리 손에 안겨 준다. 그 맘들이 감사하고 눈물난다. 긴 긴 세월 중,

어린아이 앞니 두개 만큼 빠진 세월 건너, 이제 만났어도, 아무런 다툼없는 사랑으로만 서로를 만난다.

 

친구들아! 주어진 인연에 감사하며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먼 땅에서, 항상 가까이 하지는 못해도, 가끔은 이 곳에 눈팅도 하며 서로 살아가는 모습을 가슴에 담기를 원하는

인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