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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태양이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여름입니다. 

 

방학을 맞아 신나는 VBS 가 열리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놀며 배우느라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부모님들은 음식을 준비하느라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언니 오빠들은 도우미로 돕느라 열심입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모두들 마음 뿌듯합니다. 교회행사가 많으니 사진기자님들도 덩달아 바쁘고 신이 납니다.

 

수고하시는 사진기자님들과 같이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내가 더울 때 즐겨 찾는 바닷가에서 함께 거닐며 놀고 싶었습니다.  혹시 예쁘게 사진 찍어 주면 좋겠다하고 욕심도 내보았고요.   빨갛고 하얀 유도화꽃을 보며 280후리웨이를 달려 갑니다. 

“오늘은 경치 좋은 곳에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가니 더욱 즐거운 시간 되겠어요.” 

 

멀리 퍼시피카 하얀 파도를 바라보며 언덕을 내려갑니다.  파란 하늘 넓은 바다가 벌써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줍니다.  울창한 유칼립투스 숲길을 지나고 절벽길 데빌스 슬라이스를 지나갑니다.  낭떠러지밑의 출렁대는 바다가 가슴을 서늘하게 해줍니다.  잠시 등대가 있는 비치에서 쉬었습니다.  

 

방향 표지판에는 도쿄까지 5131 마일 이라며 가리켜줍니다.  

싸이프러스와 유스호스텔이 어울려 아름답습니다.  등대 옆으로는 새들이 날으고 아래엔 크고 작은 돌들을 파도가 와 슬쩍 슬쩍 건드립니다.   아담한 비치로 내려가는 골짜기에 노란꽃들이 예쁘게 피어 모여 있습니다.   보아주는 배가 없어도 등대는 빛을 반짝이며 돌아갑니다.   깜깜한 하룻밤에 수천번을 번쩍이는 등대는 30, 40 km 까지 강력한 빛으로 지나가는 배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안개낀 날엔 우렁찬 소리를 보내기도 합니다.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는 메시지를 전하는 멋진 사역자입니다.  언젠가 남편은 말했습니다. 

“나에게 욕심이 하나 있다면, 거룩한 욕심이 있다면 바닷가의 등대가 되고 싶어.  강력한 빛을 발하는…”  

 

어느덧 저녁 때가 되어 해프문베이의 조그만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값도 싸고 맛있어 동네분들이 즐겨 찾는  정겨운 곳입니다.  두 남자분들은 역시나 얼큰한 국물이 있는 “Cioppino” 해물탕을 시킵니다.   한 냄비에서 따뜻하게 찐 홍합을 나눠 먹으며 우리들의 마음은 어느덧 따뜻하게 하나가 되어갑니다. 

 

구름이 끼고 비도 한방울씩 내렸지만 혹시나 하며 Beach 로 나갔습니다.  “오, 하나님! ” 

태평양 넓은 바다 위에 찬란하게 태양은 빛나고 구름은 물감을 뿌린듯 붉게 장미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언덕 위에서 장엄한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루엣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사진기자님들의 마음이 바빠지고 셔터가 바쁘게 눌러집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하나님의 솜씨신지요.  가끔 오지만 오늘은 나의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 특별히 베푸시는 은혜같습니다.  

 

빛나는 태양은 붉게 물들어가고 하늘도 바다도 물들어 갑니다. 밀려오는 파도도 파도가 씻고 내려간 모래도 우리들의 얼굴도 마음도 붉게 물들어 빨간장미 분홍장미 노란장미 검은 흑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에덴동산 같습니다.  

 

우리는 손을 마주잡고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영화 속 주연배우처럼 손잡고 사진 찍어요.”

김기자님은 티없는 소녀처럼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너희가 지금 이 곳의 주인공이다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주인공이니 좀더 멋지게 잘 해야지.   저녁노을 속에서 사랑을 느끼며 노래합니다.  춤을 춥니다. 

 

붉은 노을은 내일을 약속하시는 주님의 은혜입니다.

내일 맑은 날을 베푸시겠다는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의 약속을 믿고 우리들은 떠나갑니다. 

파도가 흔드는 손을 뒤로하고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집으로 떠나갑니다.  

 

오늘 즐거웠어요.  

자주 기자님의 모델이 되고 싶어요. 

언제나 세상의 주연이 되고 싶어요.

 

 

 

                                                              717 2009    

                                                                         San Francisco 에서    김 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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