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 남편은 자기를 알아 주는 예수님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여자는?  그건 모르겠다.  
나는?  나는 사랑 받기 보다는,  사랑 할 대상에게 온 몸으로 헌신할  것이다.  
내 아들들,  나의 주님,  내 남편,  내…  

인일여고 친구들은 이미 정해진,  바꿀 수 없는 나의 사랑이다.  
다른 친구들은 바뀔 수 있지만  여고시절을 함께 했던 동창들은 이미 정해진 나의 사랑이다.  
나의 사랑,  나의 여고 친구들을 나는 모른다 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  최 성희 한테서 반가운 전화가 왔다. 항상 그렇듯이 밝고 명랑한,  
자신있게 살아가는 교수님이다.  
“ 경숙아, 사랑해.”  
“ 그래, 나도 너 성희 사랑해.”  
“ 내 힘이 벅차, 저 쪽에 글 올리지 못하고 있어.”    
“ 그래, 아무려면 어떻니?  괜찮아.”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성희는 정말 좋은 친구다.  

전 영희의 내 이름 글제목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잊혀졌던 내 이름을 불러주니 ,  나를 인정해 주고,  나를 사랑해 주니 어찌 이를 다 감당할 수 있을까?  
누군가 그랬다.  
김 경숙씨 글보다 더 잘 짜여진, 좋은글이야 무수히 많다고, 하지만…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바꿀 수 없는,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을 함께 했던,  
인생에서 가장 예쁜 시간들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아닌가?    

글이야  아무려면 어떨까?  
함께 만나 옛 여고시절 이야기 나누며, 살아온 이야기도 하며,  그동안 미쳐 나누지 못했던 친구에게 사랑한다 이야기도 하며,  곱게곱게 늙어만 가는 얼굴도 서로 보여주며,  위로도 받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이 인일 동산을 나는 사랑하고,  고맙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친구들아, 사랑해!  
전영아, 고마워!  정말 너를 사랑해!  

                                                            
                                                                                           6월 25일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