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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같이 한국을 다녀왔다. 


방학이라  항공요금이 무척 비싼 때에 급히 다녀오느라  친구들에게 연락도 못했다.

남편은 그래도 누구 한 사람은 만나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이번엔  그런 여행이 아니니 조용히 시어머님과  있다

오기로 했다.   시아버님께서 뇌경색으로 갑자기 소천하셨기 때문이다.

 

주일에 교회에 갔다.  남편은 들어가자 마자  기도하는데  고개를 들 생각을 못하고  계속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교회분들과  엊그제 헤어진 사람 마냥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물국수를 함께  먹었다.


교회를 나와  수인역이 있던 인하대 병원 쪽으로 해서 이천에 가기로 했다.  도원동에서 평양옥을 지나  신흥동쪽으로 갔을 때

붉은 벽돌 굴뚝이 높이 솟아 있고 "처녀 목욕탕 " 이라 쓴 하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어, 처녀 목욕탕이 아직도 있네! " 

남편이 무척 반가운듯  말했다.   국민학교 시절 아버님이 사형제를 데리고 한 달에 한 번씩 꼭 가셔서 때를 서로  밀어주며 

정을 나누었던 정겨운 곳이라 했다.  벌써 오십년전 일인데 ...... 

세월이 흘러도 이 처녀 목욕탕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 

아버님께서 돌아 가셨어도 아들과 가족들의 마음 속에 그대로 살아 계신 것 처럼.... 


인일여고 교정에 가 보지 못한 것이 마냥 섭섭하기만 하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그 곳에 없어도 그 때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생생하게 그대로 살아있다.


친구들아, 미안해. 

다음엔 꼭 전화할께. 

건강하게 우아하게 그대로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