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꿈같이 한국을 다녀왔다.
방학이라 항공요금이 무척 비싼 때에 급히 다녀오느라 친구들에게 연락도 못했다.
남편은 그래도 누구 한 사람은 만나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이번엔 그런 여행이 아니니 조용히 시어머님과 있다
오기로 했다. 시아버님께서 뇌경색으로 갑자기 소천하셨기 때문이다.
주일에 교회에 갔다. 남편은 들어가자 마자 기도하는데 고개를 들 생각을 못하고 계속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교회분들과 엊그제 헤어진 사람 마냥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물국수를 함께 먹었다.
교회를 나와 수인역이 있던 인하대 병원 쪽으로 해서 이천에 가기로 했다. 도원동에서 평양옥을 지나 신흥동쪽으로 갔을 때
붉은 벽돌 굴뚝이 높이 솟아 있고 "처녀 목욕탕 " 이라 쓴 하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어, 처녀 목욕탕이 아직도 있네! "
남편이 무척 반가운듯 말했다. 국민학교 시절 아버님이 사형제를 데리고 한 달에 한 번씩 꼭 가셔서 때를 서로 밀어주며
정을 나누었던 정겨운 곳이라 했다. 벌써 오십년전 일인데 ......
세월이 흘러도 이 처녀 목욕탕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
아버님께서 돌아 가셨어도 아들과 가족들의 마음 속에 그대로 살아 계신 것 처럼....
인일여고 교정에 가 보지 못한 것이 마냥 섭섭하기만 하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그 곳에 없어도 그 때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생생하게 그대로 살아있다.
친구들아, 미안해.
다음엔 꼭 전화할께.
건강하게 우아하게 그대로 있어줘.
옥섭아, 섭섭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말복 때쯤 갔었는데 너무 덥고 너무 후덥지근하고 밤에도 그렇고 정신없었단다.
사진은, 그 와중에 갑자기 한 낮에 쏟아진 소나기를 꼬박 맞고 시원한 가운데 한 장 찍은 것이란다.
송도에서 주로 있었는데, 정말 한국은 재미있는 우리나라야. 너도 알지 ?
" 2 년 먼저 살아보고 ! " 와 ! 2 년 살아보고 결정하라니, 얼마나 신나는 일이니 ?
정말 보기만 해도 신나더라. 프랭카드가 길가 곳곳에 걸려있으니, 누구나 다 그렇게 알고 있는거지 ?
정말 다음엔 꼭 전화할께.
고마워, 옥섭이 우리 회장님.
송도면 우리집에서 자전거로도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는데 ..
그랬었구나 ....
때로는 부수적인 일때문에 본연의 일에 소홀해질 때가 있지
한가지 일에 집중하고 다른 기회를 또 남겨두는 것도 좋을거야
시어머님과 시간보내고 온거 잘했어.
그리고
시아버님 상에 애도의 뜻을 전할께.
경숙아, 너는 너무 긍정의 힘이 강해 ㅎㅎㅎ
2년 먼저 살아보고 ... 이 문귀보다가 이 아침에 빵! 터졌다.
한국은 현재 부동산 침체를 오랜시간 겪고 있으면서
분양이 잘 안되니 분양회사에 갖은 묘책를 다 내 놓더구나.
얼마전 송도 자전거길로 볼일보러 갔다 오는데
송도 신도시 **** 고층 아파트에 이런 현수막이 걸려있었어.
폭염더위 못살겠다 문좀 열고 살자
중도금 못내겠다 잔금도 못내겠다
아마도 주위여건이나 제반행정조건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구나
송도는 지금은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과 아파트만 지어졌지만
한 10년 후에는 나무도 많아지고 신도시의 모양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겠나 싶다.
공항이 가까워 좋았지?
우리집에서도 자동차로 쌩쌩 달리면 20분 정도면 도착하더라.
경숙아 올해는 호박단지 안갔니?
커다란 노랑호박이 갑자기 보고싶네.
송도 동춘동이란 곳에 영희가 산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냥 조용히 지내다 왔단다.
길가에 자전거 탄 여자를 보면 혹시 영희가 아닐까 ?
백화점에 가면 우리 친구 누구라도 마주치지 않을가 하는 기대도 해보고....
집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단다.
내가 이민생활을 하면서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았구나.
너무 주변머리가 없는 내 성격도 반성하면서 이젠 좀 슬로우로 살자고 다짐했단다.
결혼하고 시부모님과 주욱 같이 살다가, 미국 이민가서 시부모님을 우리가 초청해서 영주권까지 받으시고
같이 사셨는데 몇년 전에 한국으로 다시 나가셨어. 같이 살 때 잘 못해드린 것이 죄송했단다.
아버님께서 처음 미국에 오셨을 때
" 에미야, 한국에 있는 여자들 이렇게 고생 안하고 편하게 산다.
너도 이제 나이를 생각해서 몸조심하며 편하게 살아라 "
사랑으로 며느리 걱정하시던 말씀이 생생하다.
영희야, 호박농장은 다음달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애. 아직 일러.
시아버님 상을 당해 한국에 다녀왔구나.
마음 착하신 남편이 많이 힘드시겠네.
곁에서 경숙이가 위로를 많이 해 드려야하겠구나.
'처녀목욕탕'이름이 특이해서 더 잊혀지지 않을 듯도 하고.
그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아직도 그곳에 있다 그거지?
허선배님이 그 얘기를 해서 그런 목욕탕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도 있구나.
추억을 더듬어 보는 우리 나이,꽤 됐네.
마음은 아직도 여고 다닐 때 그대로인데 말야.
선선해 지면 한번 놀러와.
오랜만에 인천에 가니 우뚝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는 다 변했는데
신흥동에 있는 처녀목욕탕 굴뚝은 그대로 솟아 있더구나.
지금도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허선배님의 목욕탕 에피소드가 그 처녀목욕탕이란 이야기란 말이지? ㅎㅎㅎ
시골 고향집에 가면 집 앞에 큰 감나무가 있는데 .
어린시절에 아버님께서 운동회 때 달리기 1등해서 받아온 감나무란다.
군대표 육상선수로 유명하셨다고 동네어르신들이 지금도 자랑스럽게 말씀하신단다.
이젠 그 감나무만 봐도 아버님 생각이 날 것 같애.
큰나무 그늘이셨던 아버님이 안계시다 생각하니 너무 허전하다.
그런데 경수야, 아버님 생각 많이 나게 해서 미안해.
경숙아!
무척 힘들었겠구나
짧은 여정임에도 치러야 할 비행기 값이며
장례식의 모든 절차를 밟느라 고생 많았겠네
그래도 사진은 참 시원해뵈는구나
아직까지 여독이 풀리지 않았겠지?
하나님께서 경숙이의 뼈속까지 만져주길 바란다
글구 영희야!
반갑구나!
송도에서 가까운데 사니?
나는 송도를 자주 가 본 것 같은데도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
네 말대로 종교란의 조회수는 많지 않지만 괜챦다
너와 함께 수고한 동료들이 함께 상을 받지 못해
쨚한 네 마음-
동료들이 다 알고 있겠지
글구 경수는 경숙 시아버님 소천으로 인해
정말 얼마전에 소천하신 친정 아버님 생각 많이 나겠다
우리도 가야 할 길이
그 길이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지상에 남아 있는 날까지는 정다이 가자구나
여긴 일요일 아침이야
날씨도 참 이쁘네
그럼 우리-
또 다른 이야기들속에 만나지길 바라며.....
순정아, 코스모스만 보아도 고향이 그리운 계절이 돌아 왔지?
우리동네 집 앞 뜰에 하얀색, 연분홍색, 진한 분홍색깔의 코스모스가 무더기로 피었다.
이제 가을이 왔어요 하며 시원한 바람에 하늘하늘 춤추며 웃고 있다.
코스모스!
내마음은 어느새 드높은 하늘아래 코스모스 핀 고향의 가을 들판을 걷고 있네
순정아, 정말 예쁜 날씨다. 건강하게 잘 지내자.
어머 그러니? 좋겠다
옛날에 눈여겨 보지 않았던 코스모스였는데
내가 늙어가고
이국 땅에 살다보니 말만 들어도 좋구나
경숙아! 여기도 오늘 날씨 끝내준다
그쪽이 날씨 좋으면 여기도 좋더라
간혹 엇나가기도 하지만...
그래 오늘 하루도 잘 보내자
안녕!
코스모스 에 관한 시를 찾다보니 재미난 이런 시가 있어서 올려본다.
가녀린 몸짓
방긋 웃는 얼굴
가을 햇살과 함께
춤을 추고 있는
저 신들린 미친년 (반기룡, 시인)
잘 다녀서 갔다니 다행이지만 연락도 안하고 훌쩍 가버린 경숙이가 쫌 그립다.
윤정애가 왔다가 살짝 가려다 잠시라도 만나서 무척 반가왔는데....
이곳에서라도 자주자주 사는이야기 나누며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