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발령 받았을 때
아내는 『당신 비만되면 어쩌죠?』
엄니는 『얘 영양실조 걸리면 어쩌냐?』
엄니와 한집서 25년을 살아 온
아내는 신경쇠약이란 몹쓸 병에 걸렸다
우리 부부를 중매한 큰 누이는 급기야 누이댁으로 엄니를 모신다
누이는 맞벌이 하는 딸의 손자를 돌 보느라 월~금까지는 집을 비운다
엄니는 낮엔 경로당서 화투놀이
저녁엔 성경책 주말엔 큰딸 식사 챙겨주기..
손자 녀석 오라하고 떡을 손수 만들어 주시는 엄니
올 4월부터 퇴행성 디스크로 고생하신다
우리집으로 몇 번 모셨는데
아파트단지가 미로같아 경로당도 외출도
부자유스러워 누이댁으로 가시곤 했다
그런데 큰 누이는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가게 되면 그집을 팔게되고
엄니는 생활의 전부인 그 경로당 갈 수 없고
우리 집 오시면 아내는 또다시 시집살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허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2008.10.18
엄니 생신을 대하식당서 치룬다
1남6녀의 대가족 30여명-
『호주에 있는 막내 명애는 작년도 엄니생신 차려 드렸는데
   오늘 이 자리도 막내가 차려준 것입니다 
   또 엄니 용돈 100만원 보내 줬는데
  엄니는 아들/딸들에 곱게 나눠 주신답니다
  명애는 엄니 살아 계신 동안은
  해마다 이런 자리 마련한다 합니다』
1남5녀 누구도 생각 못한 일을 동생은 구상했다
생신케익에 촛불 91개가 켜지고
와인잔을 채우며
『엄니/할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엄니는 노래를 부르신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오고~』
온가족은 따라 부른다 


사실 아내는 시집살이 안 해도 됐다
큰누이는 이사 가시는데
그집을 막내가 샀다
엄니 남은 여생을 그 집서
정 많은 2째 누이와 사시라고...
『아~~~ 명애야...』
조용필이 울부 짖는다
그 꽃 따러 왔다가 잠든 나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외로움 젖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면 흰구름만 흘러가고
나는 어디로 어디로 뱅뱅 날아다니는 고추잠자李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보고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