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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해프문베이로 향합니다. 

짧은 드라이브이고 자주 가는 곳이지만 항상 여행 할 때엔 가슴이 설레입니다.    280 고속도로 옆의 누런 구릉과 잔잔한 호수,
늘 푸른 92번 도로와 그 산위에 흐르는 안개구름.  
35번을 지나면 산골짜기 아래로 꼬불 꼬불 길이 예쁘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멀리 흰구름 조각이 떠있는 하늘 아래엔 고국과 통하는 바다가 있습니다.

 

길을 나서면 기도하고 이것 저것 많이 보고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 새소리, 파도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하나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실까?   
등대엔 엄마 아빠와 같이 온 아이들이 재잘 재잘 즐겁게 뛰놀고 있습니다. 
바로 발밑엔 절벽아래  바위에 파도가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고 그 위로 물새들이 날아갑니다.
멀리 큰 화물선이 수평선 위에 한점으로 떠있고 환한 낮에도 등대는 반짝 반짝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무의자에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싸온 샌드위치를 먹는 두 부부를 보며 그들이 바라보는 넓은 바다와 넓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차를 타고 다시 옆의 비치로 자리를 옮깁니다.  깎아지른듯 높은 절벽 위에 차를 바짝 세우고 파도가 하얗게 밀려오는 넓은 바다를
바라봅니다
.   눈아래 금빛모래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개미만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졸고 있습니다.  보기만해도 시원한데 불어오는
서늘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식혀주고 가슴을 식혀줍니다
. 

길도 없는 절벽아래로 식구들이 하나씩 짐을 들고 내려갑니다.  무서운 기색도 없이 여자와 아이들은 낚싯대에 게망, 아빠들도 한 손엔
먹을 것 하나
, 한 손엔 갓난아이를 안고 즐거운 표정으로 거친 길을 내려갑니다.  

 

우리는 차에 앉아 다리를 위로 올려놓고 발밑을 날으는 새들과 푸른 바다를 바라봅니다.

햇빛에 바다가 은빛으로 반짝 반짝 빛납니다.  

아름답습니다. 햇빛이 있는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별빛 빛나는 고요한 밤에는 행복이 있는데 낮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뛰어나신 분이십니다. 

 

추석인데 부모님께 가 뵙지 못해 죄송하네요.” 

그래. 그래도 부모님이 건강하게 살아 계시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전에는,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먹여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에
고맙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건강하게 살아 계신 것만도 감사하고
, 우리들 사는 모습 사랑스럽게 보아주시며 기도해 주시니 정말
든든하고 감사해
.”

 

저도 그래요.  TV에서 가수 마돈나가 나와 눈물 글썽이며 그러데요.  자기가  가진 것, 자기가 이룬 것 모두다 주고라도 엄마만
계셨으면 좋겠다고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나봐요.  그래서 더욱 딸을 갖고 싶어했고옷 사주고 선물 사주지 않아도 엄마가 있어만
있어주면
…  마돈나가 불쌍해요.”  

맞아. 하나님께도 그래.  특별히 좋은 선물, 좋은 은사 나에게 주시지 않아도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이 하늘에 계시니
기쁘고 즐거운 거지
.  정말 감사한 일이야.” 

 

우리는 항상 같이 있어서 행복해요.  집에서나 일터에서나 교회에서나  언제나 항상 같이 있잖아요.  남들처럼 특별하지 않아도,
당신이 늘 제 곁에 있어서 저는 행복해요.”  
 나도 고마워, 여보.” 

 

맑은 해가 바다 수평선 너머로 넘어갑니다.

이제 고국의 동해바다로 말갛게 떠오를 것입니다.

 


     
                                                                                         

                                                                                      2008년 추석날에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