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또 저물어 갑니다.

지난 11월20일(목)에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작년 12월7일 저희 집으로 오셔서 아직도 철이 덜 난 망내딸과
겨울,봄,여름,가을 사계절을 함께 하시고는
너무나 뜻밖에 가시는 바람에 아직도 황당한 마음 가눌 수가 없습니다.

아주 아주 건강하셨고
시계처럼 규칙적으로 식사도 잘 하시고,손에서 책을 놓으시는 법이 없어
미국에서 나오신 외사촌 오빠가 3-4년은 더 사실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고
우리도 그러려니 여겼는데...
노인의 건강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나 봅니다.
부정맥으로 인한 호흡곤란(심장마비)이 사망원인이지요.

지난 1년 저희 집에 와 계시는 동안
제대로 모셨는지 자책이 되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향년92세를 일기로 인천 전동의 시대를 마무리하셨습니다.

경황 중에 위로를 해준 친구 모두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려움을 통해서만 어른이 될 수 있다하니
이제는 정말 어른이 되어야하나 봅니다.

엄마하고의 옛 추억 떠올리며
휑한 마음 달랠 수 있기를
부질없이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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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는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김초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