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게시판에 올릴까 고민을 잠시 합니다.
14회에 올릴까? 아님, 11회에 올릴까?
여러동문들의 한마당에 올릴까?

조금 개인사적이긴 하지만 동문한마당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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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이 해양대학 3학년이라 올해는 캡튼이 되기 위한 1년간 항해실습을 합니다.
기숙사에 있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은 집에 들려서 그동안 얼굴을 보았고, 이메일과 msn메신저를 통한 대화들이 늘 있어서 떨어져 있을지라도 그 간격을 나름대로 좁혀서 대화들을 했지요.

헌데 3월서부터 실습이 시작되자 6월이 된 지금까지 얼굴도 못보고 있었답니다.
실습생이니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을지라도 윗사람이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게 배우는 자세로 실습에 임하라는 말은 수없이 했지만 잘하고 있는지도 염려가 되었구요.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커다란 배 한척에 이 녀석 혼자 덜렁 태워 보낸 심정이었구요.

유럽항해를  마치고 6월에 미국 롱비치에 입항을 했다고 전화가 오고나서의 일입니다.
14회 임성숙후배와 14회 이용숙후배의 부군(해양대학선배)이 제 아들 있는 곳으로 달려갔답니다.
미국이라는 지역이 넓고 넓어 지척이라고해도 서울인천 거리가 아닐진대
바쁜 시간을 내어 처음 보는 녀석을 격려해주기 위해 달려간 그 마음에
도대체 동문이 무엇일까, 가슴 뭉클한 며칠간이습니다.

내 언제, 인일이라는 공동체에 대해 이토록 애정을 가지고 있었을까?
동문들의 이러한 배려에 부끄럽기 짝이없는 스스로를 돌아다 보는 일이었구요.
이용숙동문 부군의 롱비치포트에서 막강한 파워로 임성숙후배는 배에 올라가 아들에게 제 대신 엄마노릇을 해주었군요
이 감사한 마음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며칠간 서성거렸습니다.
함께 찍어 보내준 사진을 내내 들여다보았지요
이제는 내 품을 떠난 녀석의 모습이 눈에 화악 들어옵니다.

아들은, 망망대해 한가운데로만  떠나 보낸게 아니라
이 넓디넓은 세상에 혼자 덩그만히 던져지고, 스스로 적응을 해가는 아들녀석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달려가고, 만나고, 사진 찍고 , 사진이 전해지고의 시간이 하루만에 모두 일어나고 완료된 상태라
정말 인터넷과 홈페이지의 위력에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임성숙후배야 지난 번에 한국에 왔을때 보았지만
이용숙후배부부는 본 적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배려에 모두모두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들이 이 홈페이지에서 만나서 이러한 교류들이
우리 2세들에게도 자랑스런 인일출신 부모님들로서 그 마음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인일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도움을 주신 이용숙후배의 부군과  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1등항해사, 2등항해사와 함께 선실에서 찍은 사진



임성숙동문에게도 아들 뻘인데 꼭 누나동생 같네요




이 사진은 보고 가슴이 뭉클합니다, 배가 저렇게 큰가요?  녀석이 콩알만하게 보이네요
저 녀석을 두고 배에서 내려올 때 임성숙동문이 가슴이 찡하다고 하더군요
졸업후, 해운업에 종사를 하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자식들이 장성하면서
우리는 나이들어 가는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