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기쁨이란 이런 것인가봅니다.  

산, 바다, 나무, 꽃, 폐교초등학교의 고즈넉함을 살린 심은미술관의 정취......
더우기 이근옥 선배님의  기막힌 예술혼이 실린 작품과 작가에 대한 소개는 일품이어서
잠시 태백이 누린 무아의 세상을 다녀온 듯 합니다.

지금도 눈에 선한 김용철님의 <닭>을 만난 순간의 소름돋음,  기막힌 크로키의 선의 운동력,
1층과 2층 계단벽 전체를 덮은 커다란 화폭의 웅대함과 기개....
잔잔히 깔아놓은 자지러진  살푸리곡과,   적당하여 더욱 고풍을 풍기는  고가의 곰팡내...
단 하나도 예사로히 넘길 수 없는 대가들의 그림과 필체들이  살아 움직여   마치 온 우주가  기인들의
혼과 흥으로  넘치는 듯한  시간 속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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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그친 다음 날의 청명함과
맨발인 채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식탁을 잊은 여인...이 되고픈 잠시의 해방감과
가까운 바다의 반짝임이 주는  통쾌함을 그득 느끼며  달려간 곳.

그 곳에서의 첫 상봉.  
거부할 수 없는 미모의 정외숙회장님과 망치,   단순한 멋을 추구하시는 것 같은 이 근옥 선배님.
한 참 후배인 줄 알고 먼저 인사도 못드린 송미현 선배님 .
8...어쩌구 하길래 18기 후배들인가부다 하면서 속으로 <역시 깜찍발랄하구나>했던  8기 선배님들.

공통적으로 큰 가방을 들어서 가출한 엄마들같았고  친근간 넘쳐서(인간미까지는 잘 모르겠음)
낯설고 두려운 이 후배를 가히 안심케해주신,
내가 온라인상에서 제일 궁금했던 두 분, 전영희 안광희 11기 선배님들.
심플터프하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12기 김연옥선배님과 우정상선배님.

그리고... 역시 (내가 봐도) 제일  잘나고 똑똑하고  귀엽고 인간미넘쳐보이는   14기의 허인애쫀숙~~!!

이렇게 화려한  멤버의 동문단합대회는 ,
치밀하게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신 선배님들과,  밤새워 시장보고 씻고 썰고 담아 온 조인숙이 덕분에
느닷없이 세월을 잊은 채 --- 디지게 무지하게 엄청나게  끝내주게 --- 행복했습니다.!!

이근옥선배님께서 손수 풀먹여 준비하신 하얀 식탁보와 의자커버와 함께
칙사대접수준으로 이루어진 기막히게 맛난 점심과  이벤트....

이렇게 ..  
2005년 봄날의 인일춘계단합대회는  
오래끓여  진하디 진한 심은미술관의 대추차와 쟈스민의 진한 향기만큼이나
오랫동안 잊지못할 뜨겁고도 향기로운 시간이였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