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숲에서---

키 큰 갈대 숲에
홀로 왔습니다
마른 갈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며
겨울바람과 춤추고 있었습니다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속삭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은
언제나 가슴에서
흔들리는 것이라고
때론 그 흔들림에 어찌 할 바를 모르며
한 마리 철새가 되어
강가를 맴돈다고
하늘을 향해 높이 날아 오르기도 하면서
사랑이 깊어 질 수록
더욱 그리운 그대는
울고 있는 울음과 웃음이 되어
저녁 노을처럼
타오르고 있다고

갈대는 의미있는
짥고 긴 노래를
바람의 반주에 맞추어
불러 주었다

그때 바람이 낮은 음으로 속삭였다
흔들리는 것들은
아름다운 것이며
그 안에 평화의 날개가 숨어 있다고
살아있는 춤으로 추기 위한 서곡이라고

아침해(서금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