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찍어본 마침표 속에서도 
샘물처럼 솟아나는 그리움이 아니라도 
나는 울었을 거다. 

수없이 도리질쳐 본 기억 속에서도 
추억 같지 않게 살아 있는 생생함이 아니더라도 
나는 울었을 거다. 

수없이 방황했던 나날을 다 보태어도 
모자랐던 가슴속에 허전함이 아니더라도 
나는 울었을 거다. 

비가 내리는 밤에 
빗물 되어 젖어오는 외로움이 아니더라도 
나는 울었을 거다. 

빛 바래지 않은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리움 멈추어 있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비오는 밤에 
나는 울었을 거다. 

비 오는 밤에 - 강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