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신기한 사이트를 발견하였다.

효도 관련 플래시 송이 있어서 재미 삼아 클릭해 봤는데, 한 마디로 뿅 갔다.

그래서 17개의 플래시 송을 다 들어 봤다.

원-, 세상에, 이런 사이트가 있었다니....

그리고 매월 8일은 “누룽지 데이”라고 정하였다고 한다.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는 봤어도 “누룽지 데이”는 처음이다.

사실, 항상 효도를 제대로 못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그렇다. 우리가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도 곧잘 잊고 산다.

우리 나라 사람들 30대 이하는 대부분 자신을 효자라고 생각하고, 30대 이상은 대부분 자신을

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나 자신 그 나이를 훨씬 넘어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고....

어쨌든, 나처럼 효도에 관한 한, 나처럼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니까

아직은 우리 나라의 “효” 정신이 많이 살아 있나 보다.

몇 년 전인가 어떤 친구놈이 미국 출장 갔다가 오더니 정색을 하며,

“너희들, 부모님께 잘해 드려야 한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그 친구가 한국에서 온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느 미국 어느 집에 갑자기 초대 받아 간 적이 있다는데... 그 집 노 부부가

“우리 아들놈이 한국 지사에 몇 년 갔다 오더니, 어른들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지상 천국의 나라 한국에서 온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가 궁금해서 아들놈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우리 집으로 초대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친구 말로는 자기도 사실은 썩 효자라고 볼 수는 없는데 갑자기 그런 환대를 받아서

미안해 죽을 뻔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들에게 너희들도 미국 가서

“미안해 죽을 뻔” 하지 말고 평소에 부모님께 잘 해라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는, 세계가 모두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이 때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소리 없이 “효” 사상이 수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온갖 못된 버릇을 배우려고 하는 이 때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효” 사상을 알게 모르게 배워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누룽지 데이”도 “파이 데이”나 “만두 데이”로 이름이 바뀌어

미국이나 중국에 수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8”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 하는 행운의 숫자여서 더욱 그렇다.

머지 않아 한국의 “누룽지 데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 하는

명절로 거듭 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하여튼 자랑스럽다....

그건 그렇고...
“너나 효도 잘 해” 라는 그 친구의 말이 계속 나의 마음을 때리고 있다.

잘하자,
정말 잘하자!
정말정말로 효-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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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문학박사 황재순(제물포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