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출한 식구들이 드리는 것 같은
수요일 저녁예배가 끝났다.
우리 교회 성도 중에 한전에 다니시는 집사님이 계신데
회사에서 끝나자마자 이 예배를 드리러 온다.
때로 부득이한 회사일로 예배 시간에 조금 늦을 때도 있지만
그런날은 그가 얼마나 분주히 움직여 왔는지
입고 있는 남방이 여지없이 땀으로 젖어있다.
그는13년째 우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에게 교육을 받은 어린 아이들이
이젠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고
시집 가서 아들 딸 낳아 데리고 오기도 하고
몇 명은 군대에가 있다.

오늘은 우리 막내 아들이 7월 5일 군에 입대 한다고
그 분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웅성 웅성 교회 문 밖을 나오는데
말끔한 신사분이 교회로 막 들어오다가
우리와 마주쳤다.
이 신사분은 두 팔을 벌려
그 집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나 예수님 영접 기도 하려고 이 곳에 왔어요.
그동안 예수 믿는 사람들 비난도 많이 하고
믿고 싶은 마음이 영 없었는데
저 사람이 나에게 준 사모님 글을 읽고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예수님 믿기로 작정했어요.
아내와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서너번 나갔어요.
이젠 진심으로 예수님 영접 기도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예수님 영접 기도는 이 교회에 와서
사모님과 이 친구 보는 앞에서 하고 싶어서
이렇게 왔어요."

우리 모두는 감격해서 다시 교회로 들어갔다.
이런 기쁜 잔치가 또 어디 있겠는가?
목사님은 신바람이 나서
조금 전에 드린 수요 예배보다 더 열정적으로 기도하였다.
그의 이름이 주님의 생명책에 진하게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나에게 죽기까지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에너지가  공급되는 시간이었다.
그가 예수님 영접 기도를 하는 동안
나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주님! 한 사람이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요.
천하보다 귀한 영혼이 제 글을 보고
주님께 돌아오게 될 수만 있다면
한 사람에 백 년을 쓰겠습니다.
한 사람에 천 년이여도 얼마든지 즐거워하며 쓰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나는 넘치는 기쁨과 일의 보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손을 내밀어 그와 악수를 했다.

"주님의 자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그가 목사님에게 주고간 명함을 보니
현대 건설 영흥화력 발전소 소장 이라고 쓰여있다.

나는 그가 주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고
살아계신 주님과 교통하는 체험이
그의 삶 속에서 계속 일어나기를 기도하련다.
또 그가 성경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성경을 쉽게 풀어서 교재를 만들어 보내 주려고 한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한절 한절을 알알이 친필로 써서 보내주리라.

그는 나에게
"글쓰는 것이 결코 헛수고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귀한 일이니 포기하지 말라"고
주님이 내 등을 도닥여 주려고 보낸
주님의 메신저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글을 왜 그렇게 못쓰냐고 매양 놀리던
우리 교회의 그  집사님이
실상은 내 글을 매일 복사해서
한전 동료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고 있다는 숨겨진 사실을
오늘 처음 실토하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