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내음에 묻어온 당신 **




      하늘엔 푸름만 있는것이 아니었습니다
      끝없이 파아란 하늘 끝 한켠에
      몇날몇일 쉴 새 없이 날아와
      숨을 몰아 쉬고 있는 봄의 향내가 있었습니다

      온 세상이 내것인양
      네 활개 펼치고 흐르는 잿빛 구름속엔
      오래된 그리움만 머무는것이 아니었습니다

      마른 가지에 물꼬를 트며 물오름을 재촉해
      웅크린 새싹을 보듬는
      따스한 햇살이 숨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어 붙은 대지를 휘몰아 치는 칼바람 속엔
      살을에는 추위만 있는것이 아니었습니다

      걸음 더딘 봄날을 재촉해
      햇살 속 긴 기다림의 소망을 담아 생명을 불어 넣고
      넓은 치맛자락 여미며 꽃소식을 뿌리는
      예쁜 꿈이 넘친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추위를 견디며
      길게 목 늘이고 슬픔을 토하던
      하얀 눈꽃의 춤사위를 뒤로하고

      손톱만큼씩 길어지던 태양의 몸놀림에
      어느새
      내 가슴에 묻힌 님의 숨결이
      언땅을 가르고 싹이 트듯이
      다시
      꿈틀거리며 나를 흔들어

      코끝에 다가온 봄 내음에
      깊이 자리한 님의 흔적을
      더듬더듬 짚어 갑니다

      마음은 벌써 님 곁에 다달아
      움트는 싹의 환호성 속에
      내 목소리 더 얹어
      온 세상이 울리도록 소리칩니다

      그리워 이렇게 왔노라고 .....
      봄 내음에 묻어
      당신 곁으로 한걸음에 달려 왔노라고 .......

      봄을 싣고온 실바람 속에
      하나 가득
      그리움을 담아 봅니다


                      글과 사진  :  한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