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작은 아이가 제대를 했어.
논산 훈련소에다 떼어 놓고 나오면서 눈물을 펑펑 흘린 것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2년이 지나 예비군복 한벌 얻어 입고 집으로 왔어.
그래서 지금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게 좋아.

이젠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어진것 같아.
인사 청문회에 나오라고 해도 겁날게 없고 말야. ㅎㅎㅎ


아들 낳은 벌로 해야 하는 숙제.
애지중지 키운 아들 군복 입혀서 나라 지키러 내보내기.

나이 오십 넘게 살면서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겪었는데 말야.
군인의 애인보다
군인의 아내보다
군인의 에미 노릇 하기가 젤 애틋하더라.
죽어도 고무신 거꾸로 신을 수 없는 것이 에미더라.


둔내 영희네 집에서 나물잔치를 하던 날.
엄마 친구네 집에 잠깐 들러서 동해안으로 여행을 가자고 꼬셔서
군대에 갈 아들을 데리고 둔내에 갔었지.
아들은 너무나도 많은 엄마 친구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당황을 했고.....
다행히 엄마 친구들이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어서
아이도 편안하고 즐겁게 엄마 친구들과 밥을 먹고 이야기 했어.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아주 소중한 추억이네.

그 때는 은혜도 있었지.
지금 러시아에서 많이 외로워하고 있는 아가씨.
조금만 기둘러라.
내가 이번 여름에 그리로 날아갈테니께.

정화도 있었어.
예쁜 딸만 둘인 예쁜 아줌마라고 아들에게 소개했었지.

그 밖에도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다들 기억하지?
내가 지금 쪼깨 피곤해서 길게 못 쓰겠으니께 느그들이 기억해서 쓰셔.

암튼,
안나푸르나에 다녀온 둔내댁에서 나물 먹고 군대에 갔던 우리 아들 제대 했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