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초가 우거져 들구나는 데가 어딘지도 모르것고,
잠궈 놓지도 않았는데 문고리엔 먼지가 뽀얀 게 사월초 황사 먼지같네.
녹이 슬어 열리기나 할려나.게시판지기 인옥이도 빈집 둘러 보기에 지쳐 나동그라졌나베.
가만 있어봐.
내가 대충 잡초 좀 뽑아내 길을 내고,
거미줄 걷고 먼지 좀 털어 낼테니
쪼캐 기둘려 봐.
어 ~ 이 . 오늘 나의 취로사업 일당은 월매 줄랑가? 단팥빵 하나라두 주면 좋컷네.
물론 수박도 좋아하지요.
첨에 일본 왔을때 여기 물가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돈 쓰는 걸 참 겁냈어요.
우리 남편은 수박을 참 좋아하는데 천오백엔하는 수박을 한통 통째로 못사고
사분의 일쪽이나 육분의 일쪽씩 잘라서 랩에 포장해 놓은 것을 사다 먹었어요.
십년이 지난 지금은 식구수는 그대로인데 수박을 통째로 삽니다.
엔화라는 돈에 길이든거겠지요.
순호 언니
내가 요즘 두팔을 걷어부치고
쓸고 닦는걸 우째 아시고.
올 팔월 제일 더운 때에 우리 시어머니 팔순 생신이 들었잖아요(첨하는 얘기지만).
보통 생신도 아니고 이름 붙은 생신이니 가야 하나 어쩌나 하다가
지난달에 조카더러 할머니 모시고 여기로 오라 했어요.
여름엔 일본이 무지하게 더우니까 5월쯤이 좋겠다고 했더니 조카가 바쁘지만 시간을 맞추어서
다음주에 오신다잖아요.
근데 아이구 참 내.
우리 어머니가 그전의 우리 어머니가 아니예요.
전엔 경위 밝기가 칼 같고 주위 사람(가족, 특히 메누리) 눈치를 잘 살펴서
메누리(나)가 좀 뜨아한 눈치면 얼른 뻗었던 발도 오그리셨는데
요즘은 무슨 뱃짱이 생기셨는지, 믿는 구석이 있으신지. . . . . .
이번에도 나한텐 물어 보지도 않으시고
어머니 친정 동기간을 다 가자구 부추겨서 일소대가 오신다니 참.
아이쿠 우리 엄니
몸은 말을 안들어도 마음은 천리도 갈 것 같다는 우리 엄니
그래두 근력이 그만해서 오실 수 있는 게 다행이다 싶긴헌데 .
마음씨 고운 박찬정씨네 예상 손익계산서
(차변) (대변)
현금지출 300,000 거제도오징어 50,000
일당환산 95,000 나누는기쁨倍加 100,000
몸살약값 5,000 對媤宅 발언권강화 100,000
對夫君 발언권강화 100,000
이번순손실 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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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00 400,000
마음씨 정말 고운 박찬정씨네 예상 손익계산서
(차변) (대변)
현금지출 300,000 모시고나누고사랑받는기쁨 10,000,000
몸살약값 5,000
이번순이익 9,695,000
----------------------------------------------------------------------------------
10,000,000 10,000,000
14기에 들어온 김에 한말씀...
이번 봄테마여행에 꼬옥 참석부탁드립니다.
한명 가면 쓸쓸하고 두명이라도 ~~~ 6명이상 가면 너무 좋고
찬정후배 주변 친구와 함께 해보세요..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어요...
현재 인천출발에 마침 좌석이 남아 있으니 꼬옥... 친구들과 연락하여
참석해 주세요...
빠지면 섭하지요...
우리 선배님들 뿐만 아니라 옆집 엉아두 우리방을 걱정스레 둘러봐 주시는데
우리방 쥔네들은 외유로 바쁘신갑네.
니들 나만 빼고 엄청 재밋는 일 꾸미는 건 아니것지?
멀리 살면 수시로 만나 따끈 따끈한 정은 못 나눠도
나쁜 소식은 되도록 안 전하고 좋은 소식만 전해 들으니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그래요.
진수 엉아
귀신이시네.
내가 손님 대접 비용으로 30만엔 예산하고 있는 거 우째 아셨어요?
익(益)은 무슨 익(益). 순 손실 뿐이지.
현금 30만엔 순전히 손실.
몸 뿌셔진 값(값으로 따질 수 없슴) 손실.
휴가 내서 날품 못 판 값 3만엔 손실.
왔다가신 손님들이 한국에 가서 딸, 며느리 모아 놓구서
'사는 꼬라지가 어떠느니 ' '손님대접이 인심 숭악스러웠다느니' 떠드실테니 돌이킬 수 없는 손실.
그 손실을 쬐금이라도 방까이 하려면
이거 저거 필요한 걸 가져오시라고 하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져서. . . . . .
에구~진수니 땀시 웃는다.
참 요모조모 세밀하게두 챙긴다.
시어머님께서 얼마나 자랑스러우시믄
그렇게 하시겠니?
니가 야그 안해두 양쪽팔이 힘에 겨우시도록
들고 오실꺼이다.
우리 토깽이~!
밥 잘먹구 있다가 손님 대접 잘하구
건강한 모습으로 요기 또 나타나서
손님접대야그 좀 풀어 놓아라.
내집에 손님 오실때가 가장 좋은때니라.
감사하고 행복하게 여기고 잘해드리겠지만
네몸이 우선이니 아프지 않게 조심하거라.......!
<이득>
요즘 TV광고 한편 찍는데 얼마유?
그많은 손님들 대부분 여자분들이시지?
당신네들은 아무 것도 하실 수 없는 이국 땅에서 유능한 며느님이
일본말 유창하게 하면서 여기저기 안내해 드리고 맛있는 거 대접하고 또 온천욕까지 시켜드리면
한반도가 그 칭찬소리로 들썩거리겠구먼!
어른들도 자존심이란는 게 많으셔서 극진히 대접 받았다고 해야 당신들 마음이 좋으신 벱이야.
더구나 조카며느님에겐 다들 후한 점수 주시게 마련이지.
어머님께서는 당신 동기간 앞에 체면 서시게됬으니 더 좋으실꺼구.
현금으로야 돌아오지 않겠지만 엄청 끝발 세어질 것 같다.
<손해>
좀 과한 일본며느님 칭찬에 기분 상해 할 지도 모르는 동서들과의 껄끄러운 관계. ㅎㅎㅎ
결과적으로 여러분들이 칭찬을 하면 그 좋은 기운이 찬정이 집안에 복을 가져다 주게 되므로
남는 장사가 확실시 됨
得을 너무 과하게 잡으셨어요.
그리구 損은 걱정 안해요. 그럴리도 없고 우리 시엄니가 제일 맏이라
내가 며느리들 중에서는 거의 왕초거든요.
읽을꺼리도 못 되는데 자꾸 조회 수가 늘어나면 무지하게 미안스러워. 사기친 거 같아서.
어짜피 떠든 소리니까 갈때까지 가 보자는 뱃짱으로 조금 더 떠들어 볼까.
요즘 내가 구석 구석 쓸고 닦고, 빨고, 주전자도 닦고, 냄비도 닦고, 버릴건 휙 휙 버리느라 땀 좀 뺐지.
날품 팔고 오면서는 백화점에 들러 싸고 좋고 요긴한 선물이 뭐 없을까 둘러 보고, 여행사 팜플렛을
모아다가 도쿄 관광 코스는 어디로 할까, 유명 온천 몇군데를 찍어 원탕인지 딴물을 섞었는지,
저녁은 뭘 주고, 아침은 우째 차려 주는지, 호텔은 그럴 듯한지, 머릿속 경끼나게 따져 손님맞이 준비를 착 착 하고 있는데
우리 어머니가 대상포진에 걸리셨다네.
난 지금 하던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스톱해야 할지 진퇴양난.
울 엄니가 온통 친정동기들을 부추겨 전화할 때마다 한명씩 추가되더니.
우짠다냐. 나야 괜찮은데 가슴 부푼 그 냥반들.
리더(상징적인)인 울 엄니가 못 오실 형편이면 여행의 명분이 없어지고 울엄니만 빼고 가자니 피차 미안스럽고.
그렇다고 대상포진 걸린 팔순 노인을 그래도 가자고 벅 벅 우길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행기표야 물론 이미 샀지. 사람. 참.
근데 더 골치 아픈 건 우리 엄니가 아퍼도 오시고 싶으셔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이삼일 두고 보자고 해약하지 말라신다네.
옛날에 거제도 뱃머리에서 뱃표 사서 금성호 타던 생각하시냐고 아들이 일침.
돈 쓰고 즐기기도 팔순 노인에겐 버거운 숙제인가 보다.
우리 엄니 마음 난 알어.
울엄니가 맏으로 친정 동생들에게 누이로서 언니로서 한번은 베풀고 싶은 마음을.
더 나이 먹으면 순서가 따로 있나, 누가 먼저랄거 없이 헤어질테니까 누구 하나 빠짐없이 챙겨서 델고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재미난 얘깃꺼리로 삼고 싶으시다는 거.
니들한테니까 얘긴데 내 본색을 드러내자면
우쨌거나 못 오실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를 끊고 나니
머리가 산뜻하고 날라갈 듯 개운한거 있지.
그 다음날 남편이 전화하니 한밤사이에 말이 바뀌어서 이삼일 두고보자고 하시니 다시 머리가 묵직.
우리도, 이런소릴 하는게 제 욕인지도 모르고 천지 사방에 마구 떠드는 나이가 됐네.
취로사업하느라 정말 애썼느니라.
일당은 값으로 매길수 없을만큼 커서 어찌 지불해야할런지 .....
한국들어오게되면 연락하거라.
이태백에 가서 멋지게 쏴주마
공항가는 리무진 버스 차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 손을 흔드는 걸로 일주일의 일정은 끝났다.
덮던 이불을 빨아 정리해야 하고 다 끄집어 내 놓은 그릇이며 수저며, 좁은 집에 어떻게든 쾌적하게
수용하느라 이동 배치한 뒷정리 일이 태산 같지만 그거야 머리 쥐어 짤 일도 아니고 쉬엄 쉬엄 하지.
팔순 울엄니 혼자 오시는 건 무리고 조카더러 모시고 오라고 한 게 화근(?)이 되어 우리 엄니가 한타스의
절반쯤 되는 老婆 단체를 이끌고 度日.
전화할 때 마다 한 사람씩 추가 되더니,
온다고 했다가 못 온 냥반도 계시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꼽싸리 낀 냥반도 계시고,
공항에 마중 나간 내가 한 지령 1호는 ' 조용 조용 목소리를 낮추시라 ' .
거제도 땅값이 다락 같이 올라 모두 울 엄니 보다 몇배나 부자들이시면서 비행기표도 울 엄니가 사시고
아들네 생색내 주시느라고 우리가 사서 보냈다고 말도 안되는 소릴 하셨다대.
덕분에 우리애만 주머니가 두둑해졌지.
제각각 바리 바리 싸가지고 오신 건 비행기 삯 만큼이나 되었으니 염치들은 다 차리신거지.
시외숙모가 연한 쑥만 뜯어다 주고 맞추어 해 오신 쑥 절편이 얼마나 말랑 말랑하고 맛 있는지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여러개 먹었다.
연초록 색깔도 곱고 향긋한 쑥내가 딱 좋던데 우리 시외숙몬 한입 베어 물고 떡을 찌 -익 늘려 보더니
' 이 눔의 떡집 에편네가 내 쑥을 떼어 먹었는갑다 ' 하시니 모두가 맛만 좋다고 괜한사람 잡지 마시라고 한마디씩.
역시 노인들은 온천을 좋아해서 세시간 차를 타고 가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시고는 시 이모가
" 와 이리 좋노. 난 이대로 죽어도 좋다 "
" 안 돼요. 안돼. 아무리 좋아도 여기선 목욕만 하시고 돌아가시는 건 한국 가셔서 하세요
여기서 돌아가시면 나 클 나요 "
이십대 부터 팔십대까지 모두가 벌거벗고 경상도 사투리로 깔깔대고 웃었다.
밤엔 잠들도 안주무시고 도란 도란 무슨 얘기를 그렇게 줄창 하시는지.
가시기 전날 가족들 선물은 어떻게 하실거냐고 했더니
" 안 산다. 우리나라에도 옹갖 종게 쌔밴는데 뭘 살끼고 "
'"그래두 며느리들이 시엄니가 여행간다고 용돈 쓰시라고 드렸을텐데 우째 빈 손으로 가실려구......"
우쨋거나 가 보시자고 부추겨서 모두 태워 모시고 갔네.
아니나 다를까. 한 냥반이 요리 조리 만져 보고 사시면 우루루 같이 사고,
쇼핑하고 돌아와서 다른 사람이 산 게 좋아 보이면 또 사러 가고
손까락을 꼽아 보며 빠진 식구것이 있는지 아쉬워 하는 눈치면 또 사러 가고,
거제도 촌냥반들 눈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 는 우숩게 보시고. '일본제' 냐 물어 보시니 참.
몇 행보를 한 후에야 마감하고 가방을 꾸렸다.
"아니 몇날 며칠을 며느리 흉들 잘 보시더니 며느리들 선물은 엄청 챙기시네 "
"우짤끼고 . 흉을 볼 때 보드라도 사다 줘야지. 받을 때 고 때만이라도 시어메 좋다 할거 아이가. "
울 엄니의 팔순 여행은 그렇게 스스럼없이 웃고 농담도 하고 시시덕거리기도 하고 아쉽게 끝났네..
울 엄니 폼 재고 흐뭇하시라고 우리 몇달치 생활비를 홀랑 다 날렸으니
낼 부턴 역에 나가 줄을 서야겠다. 노숙자 배식 시간에 맞추어.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 같은
할매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
느그 엄니는 복이 터진 냥반이여.
너 같은 메누리를 두었으니....
그 많은 시댁식구들을 어찌 대접했는고???
야무진 살림솜씨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쥐???
토갱이 배에서 소리나는 건 아니쥐?
그 곳은 파고다공원이 없으니
어디가서 줄서서
배식 받을끼여?
넘넘 수고했어!!
며칠 앓아눕지는 않은지???
쉬며쉬며 정리하거라~
예쁜 토갱이의 예쁜 맘씨가 보이네.

====다이제스트===
인일홈피 취로사업
빈방청소 자청해서
먼지털고 바닥쓸고
구석에서 동전주워
단팥빵을 사다먹고
일당줄까 기둘리니
제집안팎 청소한걸
누가일당 줄거냐며
수박이나 먹으라대
비지땀을 흘리면서
손님맞이 해놓으니
대상포진 걸렸다구
올지말지 이거야원
祖孫두명 오랬는데
수행원이 반타스야
바리바리 이고지고
쑥절편에 잔멸치에
삼년두고 먹을만큼
노천온천 몸을담가
굳은몸이 풀리는듯
발간빰의 시이모가
곧죽어도 괜찮다니
으메그건 안될말씀
자고깨면 도란도란
며느리흉 보시길래
맞장구를 쳐드리고
역성들며 듣다보면
결국에는 자랑이네
식구몫의 선물일랑
실속챙겨 사시더니
칭구헌티 자랑할건
겉뵈기로 사시더라
우리엄니 팔십생애
경위밝기 칼같아서
넘헌티는 물론이구
아들이구 딸헌티구
누가될까 신세될까
그마음은 내가알지
제폼잴라 자식닥달
그런에미 못쓴다구
나두종종 들은얘기
그나저나 큰일났네
돈떨어져 우짤거나
역에나가 줄을서서
무료배식 타먹을까
우리방이 적적해서
재밌자고 지껄인거
푼수떼기 주책이라
쥐어박진 아예말어
그덕분에 홍등밝혀
선배님과 친구들이
십사기를 잊지않고
둘러봐들 주셨으니
머리숙여 감사감사
찬정후배~~!!


안녕!!!
글을 넘 재밋게 썼네요.
재밋게 읽고 갑니다.
일당대신 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