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해변의 허벅지를
물살로 때리면서
파도가  귀엣말을 한다
너는 바다가 되고 싶다고 했지
폭풍우 몰아 치는 밤에 다시 와 보렴
산에 가면
우거진 숲 나무들이 옷 자락 잡아 끌며
전신주 우는 소리로 말한다
너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지
속 울움 물결 무늬 나이테
목재소에서 잘려진 허리를 보렴
겉 모양 모두 멀쩡해 보여도
비 바람 없이는 지내는 것 없어
마음은 맑은 날 바다 처럼
몸은 새벽 숲 처럼
그렇게 지내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