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한낮의 뜨겁던 태양도 그 위세가 꺾이고 난 어스름 저녁.
아주 조금 남은 햇살을 받고 서 있는
거의 다 허물어진 앙코르와트의 이름없는 성곽.
이제는 모든 욕망의 끈을 다 놓아버린 듯한 모습이 너무나 평온해 보입니다.
흥망성쇠를 다 겪은자만이 보일 수 있는 초월적 평화랄까.....
내 삶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다시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립니다.
절대적으로 큰 자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고요..
적막감.
평화로움.
그리고 내면 깊숙히 감추어 놓았던 기쁨과 감사.
이 사진을 보면서 떠오른 단어들입니다.
잘 다녀오셔요.
그리고 여행기 올려주시구요.
이제야 들어와서 캄보디아 여행기, 다 읽었어요.
혼례 장면도 특이하고...
전통혼례라 하니, 그곳에 신식 결혼식도 있겠지요?
얼마 전, 인도 사람 결혼 리셉션에 다녀왔는데
그들의 의상도, 장식도 참 화려하더군요.
그려~떠나~!
비오는것 하고 뭔 상관이래?
여름날 폭우도 아닌데......
떠나고 싶은 그맘이 중요한거지,
가고 싶다는거....
어딘가로 가면 오로라라도 보일것
같지만 내맘에 오로라는 결국 내가 그려야 한다는것,
그래도 허공만 스치다 돌아와도~
빈바다를 향해 삿대질만 하다와도~
내가 존재한다는 존재의 이유만 있으면 되는것을...
몸과 맘이 지쳐 팔다리를 묶기전에
맘놓고 쏘댕기다 오니라~(내몫 까지.....)
춘선이는 또 어디로 떠난다고?
다 들 몸 아파 마음들떠 봄맞이 몸살들이시군요!
봄비야 올수록 더 분위기 나는 거 아닌감?
가세요. 가세요. 갈 수 있을 때 갔다오세요.
옥규도 3월만 지나면 좀 시간이 난다고 했는데 그럼 또 어디로 떠나겠네
난 며칠 만에 일어나서 청소도 하고 반찬도 하고 하니까 안 떠나도 기분이 너무 좋다.
대신 입술이 다 터져서 결혼식도 못가고 축의금만 보냈다오.
원래 살만하면 입술 터지고 그러는데 그 때부터 오히려 주위에서 불쌍히 여기고 챙겨주고 그래요.
순호야. 나 결국 5기 여행 포기했다. 불쌍하지?
나이 먹으니까 힘든 게 제일 싫어. 무리하는 것도 싫고!
보월이한테 미안해서 송년의 밤에는 꼭 간다고 그랬어.
암만 가까운 곳이라 해도
명색이 외국인데....
얼마전에 일본 다녀오고 또 간다는건 네가
아니라도 무리야~
아마 나라도 연이어 가긴 힘들거야.
불쌍하긴~! 하나도 안불쌍하구만.
손주보고 오는것이 더좋지~
다음 45주년에 같이 가자.
나도 엄니땀시 그때 떠날수나 있을지 모르것어.
여권은 냈지만 여행비는 마지막날 내려고 해.
나도 요즘 보약 먹는다.
6학년되는고개가 우찌 그리 힘들다냐?
아침마다 은범이 어린이집 보내느라 전쟁이고....
우짜자고 머릿 꼭대기에다 화초덩어리를
올려놓고 이분대를 받는지~에고~
그 때는 수술했으니까 팔에 힘 없었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고 놈이 10킬로
넘은 게 몇 달 전이니 도저히 들고 있을 수가 없더라.
앉아서 무릎 위에 올려 놓는게 고작이니 전혀 봐 준다고 할 수가 없지.
근데 양희가 너무 예쁘긴 해도 봐주고 싶은 생각은 안들더라구.
그런데 객지에 사는 건 참 힘들단다.
어쩌다 몸이 아파도, 꼭 나갈 일이 생겨도 누구 의지할 곳이 없으니까
예전의 내 생각이 나서 안쓰럽더라.
국내 같으면 어디라도 며칠 가서 봐주던가 아기를 데려오던가 할 수 있을텐데 말이야.
나중에 둘째 가지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텐데 양희하고 자주 만나야 요 놈이 따라 오든지 할꺼 아냐?
참 아이 하나 키우는데 몇 사람이 정성을 들여야하나 몰라.
그래도 얼마나 예쁘니?
우리 동서가 그러는데 유치원만 들어가도 할머니 생각을 끔찍이 한대드라.
뭘 잘 잊어버린다고 그랬더니 시장에 갈 떄 꼭 적어가시라고 수첩하고 볼펜 사다 주고
밤에 양재천 산책하는 걸 알고는 제 돈으로 작은 후랫쉬도 사왔더래.
넘어지면 안된다고 그래서 동서가 감격했다는 거 아니니?
지 엄마가 자기도 사달라고 그랬더니 고 녀석 왈 " 엄마는 젊쟎아!" 그랬대. ㅎㅎㅎㅎ
그래도 엄마가 도와주면 딸이 덜 힘들테니 어쩌겠니?
일년만 지나면 은범이도 손이 별로 안갈꺼야.
근데 나 오랜만에 쓰면서 왜 이렇게 빼딱하냐 ? 상태 안 좋네.....
니네 아들은 너보구 양보하라구 했대매?ㅋㅋㅋ
은범이 고녀석도 나만 올라가믄
"하머니~가~!" 이러면서 손사래를 친다.
나만 가믄 자기를 데리고 내려오니까...
ㅆ ㄴ ㅁ ㅅ 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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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익숙함 속에서 느끼는 낯설음을
낯설음 속에서 찾은 익숙함으로 상쇄시키려는
아주 작은 몸짓이다.
내 가슴에 박혀있는 가장 소중한 단어는 무엇일까.
내일은 비가 온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