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통 시간과 공간 개념이 없어진 듯
어제 일이 아득히 먼 옛일 같이 느껴지고
그렇다구 일주일 한달 전이 옛날 옛적인 것 처럼 생각되어 지는 것은 전혀 아니고
쫒아오는 이도 쫒기는 일도 없으면서 하루가 일주일이 그리고 한달이 눈 깜짝 할 사이에 후다닥 지나가는 것은
무슨 연고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음은  나만의 치매 전조 현상인지 모르겠다.

요즘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 무엇이야고 묻는다면(물어보는이도 없지만....)
일요일 작은 아들애 손 잡고 성당 가는 일 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늘 상 바쁘기만한 아들 얼굴 보기도
여간 어려운 일인데
요번 사순시기(부활전 40일간으로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 속죄와 보속으로 보내는 시기)에
나의 꼬심에 넘어가 10여년 넘게 안나가던 성당을 나가게 되었는데
일요일 전철역에 차대고 기다리는 아들과 함께하는 미사는
나에겐 말할수 없는 충만된 기쁨을 안겨다 준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감동의 표현이
말없이
엄마와 함께 해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아님 나름대로 힘든 사회생활에 작은 평안을 얻었는지?
어떻튼 함께하는 일요일은 기다림의날 인데
기다림의 표현을 누군 일일이 여삼추라 했거늘
난 어찌된 영문인지
'아! 벌써 일요일이네!'
어제같은 일요일이 코 앞에 다가왔으니
뭔가가 뒤바뀐것 같기도하구......

하긴 일주일 내내 한가할 틈 만들지 않고 보내려는
내 탓이련마는
때론 예기치 않은 일로 바빠지기도 하니
이것도 축복의 하나임은 틀림없으리라.

화요일은
종심이 병원에 같이 근무하시는 언니되시는 사본 - 케논 테스트 052.jpg분(독일에서 우리들 관광 안내 해주시던 우리들의 은인)과 함께
재선이랑 인사동 구경하구
남양주 정약용 생가 돌며
하루에 춘 하 추 동 사계절을 다 체험하였는데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펑 펑 쏟아지는 춘설을 맞으며
오전에 인사동길을 걸으며 즐거웠고
낮엔 빗물 처럼 떨어지는 짖눈께비에 머리 흔들며 종로통을 누비다가
오후엔 여우처럼 개인 날씨에
한강변을 멋지게 드라이브하며
하루를 즐겼는데
독일에서 긴 세월 살으신 언니는  한 겨울 처럼 쏟아지는 봄눈에 얼마나 감격하시든지....

또한 평일에는 일주일에 두번이상 
가게로 놀러오는 성당친구들과 담소나누며
뜨게질 바느질하며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말없이 준비해오는 점심도시락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루어
저녁까지 먹고도 남아 집에까지 남은 반찬 들고오는 횡재를 하는일이 종종 일어나고....

그리하여 어느새 한 주일이 훌쩍 지나고나면
일요일!~~
오늘도 다 갔으니 내일만 지나면
또 우리 아들애와 성당 함께 가는 기쁨의 날이 오는것이다.

그리하여 어제가 먼 옛날같고
먼저 지나간 옛날이 어제같기도하고....
도통 헷갈리는가운데
하루 하루 날들은  쏜 화살 처럼 빠르게 잘도 지나가고
그래서 먹고싶지 않은 나이는 자꾸 먹게되고

오늘 나는 그냥 나의 나이를 5학년 12반이라 부르며
아낌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