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25일은 나의 00번째 귀 빠진 날이었다.
이 나이에 생일이 무슨 대수라고.....

올해 역시 울 친정엄마는 당신 셋째딸이 오늘이 코가 빠진 날인지,
귀가 빠진 날인지 도통 깜깜 이신가 보다.
올해로  연세가 84세인 엄마에게 이런 투정이 가당치나 한건지....

하루 전날이 마침 일요일이라 시어머니 모시고 가족끼리 조촐하게 외식으로 때웠다.
매년 그래 왔듯이.
당신보다 한 살이 더 위이신 시어머니께서는 금일봉도 주시며 며느리의 생일을 챙겨주시는데
울 엄마는 우째 이리도  무심하신지....

지금의 내 나이보다 더 아래인 40대 중반에 남편을 여의시고 거의 반 평생을 홀로 지내오신 울 엄마!
그 당시 남은 다섯자식과 앞으로 살아갈 걱정에 눈물도, 슬픔도 모르게 사셨단다.
그래서 인생사 배우신게 그저 덤덤히, 걱정일랑은 그때그때 되는대로 살다보니 살아지더라고.......
이런 엄마의 마음 내심 이해 하면서도,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엔 섭섭함이 남아있는 것은 아직도
나는 엄마의 사랑이, 아니 관심이  그리운 자식임에 틀림없나보다.

무심코 그날 오후 못 받은 나의 핸드폰에, 부재중전화가 하나 떠 있었다
열어보니 엄마의 전호번호가 아닌가.
너무 반가워 혹시나 하며 기대 반,  엄마 전화하셨어요?  무슨 일 있어요? 하니
울 엄마 왈 !
요새 KT에서 핸드폰 공짜로 바꿔준다기에 네가 2 년 전 사 준것도 아직 좋고 새 것이지만
최신 것으로 그것도 공짜로 준다기에 옆집 할머니 하고 지금 가서 새로 바꾸어서
네게 개통전화 하는거야.  먼저 것보다 조금 작지만 참 좋아, 위로 쭈 -욱 올리는 건데.....
그럼 그렇치.  그 날도 울 엄마는 이런 나의 마음 아랑곳 없이 핸드폰 자랑에 너무 신나하셨다.

작년 내 생일날도 역시 그랬다.
그날 아침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세요?   하니
몰라, 오늘이 무슨 날인데?   엄마 세쩨 딸 생일이라요
" 호호호"  어머나! 그러냐  나는 이제 자식들 생일도 아 잊어버렸어 세상에!
그래 미역국은 끓여먹었니?  아이구 미안해라.

 나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저녁 아범 퇴근시간쯤 전화하셔서 
 오늘이 어멈 귀 빠진 날인에 미역국이라도 먹었냐구. 말씀해 주시라고
 엄마가 나를 관삼가져주고, 사랑해줘야 남편에게도 사랑받지 않겠어요?
호호호 그래그래 알았어.  내 이따 전화꼭 해 줄께
엄마는 정확히 그 시간에 내가 시키는 고 멘트대로 전화를 하셨다.
 울 남편 
예예, 장모님 아침에 미역국 먹구 지금 간단하게 외식하러 나가는 중 이에요.
이렇게 잊지 않으시고 전화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쌩~ 쇼를 해 가며 작년 생일을 보냈었는데 ......
올해도 이렇게 했었어야 했나?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남편은 그 연세에 자식들 생일을 어떻게 다 챙기시겠어?
당신이 이해하시게.
대신 내가 맛있게 미역국 끓여줬잖아. 첨에 맛이 없으면 어쩌나 했더니
오래오래 끓이니까 맛이 제법 들던데.
정말 그랬다.  무지무지 맛이 있었다. 
여보!  고마워요.   울 엄마보다 당신을 젤 싸~~랑해요.

그래도 울 엄마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엄마도 많이많이 싸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