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읽은 책얘기를 해보고 싶다.
선희자선배님이 보내주신 책인데 '수필은 이렇게 쓰는거구나'하며 읽었다.
저자 장영희는 목발을 집고 다니는 서강대 영문과 교수님이다.
첫페이지의 얼굴이 헤맑아서 그런줄 모르고 읽다가,글의 내용으로 알아가게 되었다.
사람의 핸디캪이나 아픔이 글을 대하는 독자에게는 그녀에게 매력을 더 해 줄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그런 것 같다.
너무 맑기만하면 삶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한편한편의 글이  버릴 것 없이 좋았지만 오늘은 그의 글 중에 이런 제목으로 쓴글은 친구들과 나눠보고 싶다.

<어느 거지의변>
여교수가 수업중에, 인용한 책의 내용으로 ,학생들과 토론을 하게 되었고.
그 답으로 학생이
"한번 거지는 영원한 거지다"(Once a beggar,always a begger)라는 대답을 한다.
그 대답을 들은 장영희교수가 자신의 회고담을 써내려간다.

미국유학중에 바쁘게 공부하며 자신을 돌아 볼 기회가 없어서 헐렁한 티셔츠에 낡아빠진 청바지로 세월을 보냈단다.
귀국후 동생이랑 비싼 옷가게에 샤핑할 기회가 생겨서 갔지만 ,
걷는게 불편한 그녀는 문밖 계단에서 동생을 기다린다.
동생이 안에서 옷을 고르는 동안 주인여자가 나와선
 '나중에 오라구요,지금은 동전이 없다구요"하며 소리를 지른다.

"사람을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예요?우리언니는 박사예요,박사.
일류대학을 나오고 글도 쓰고 책도 내는----"동생의 분노의 절규를 듣고 주인여자는 사과를 하고----

[어쨌거나 여름날의 그 경험은 나의 생활패턴을 바꿔 놓았다.
로션하나 안 바르던 얼굴에 화장도 한다.옷을 선택할 때는 실용성보다 문자 그대로 '거지처럼 보이지 않는'데 기준을 둔다
순전히 나를 선생님으로 부르는 학생들의 체면을 위해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명예를 생각해 그래도 동전구걸하는 거지로는 보이지 않기위해]

한편의 글만 소개했지만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기회가 되면 친구들도 구입해서 읽어보면 좋겠다.
유명해서 많이들 읽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가지만,본인은 아주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내가 위의 글이 생각나는 건 아마도 내가 미국에 살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여자들 옷이 정말 예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