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선희자선배님이 보내주신 책인데 '수필은 이렇게 쓰는거구나'하며 읽었다.
저자 장영희는 목발을 집고 다니는 서강대 영문과 교수님이다.
첫페이지의 얼굴이 헤맑아서 그런줄 모르고 읽다가,글의 내용으로 알아가게 되었다.
사람의 핸디캪이나 아픔이 글을 대하는 독자에게는 그녀에게 매력을 더 해 줄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사람이라는게 그런 것 같다.
너무 맑기만하면 삶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한편한편의 글이 버릴 것 없이 좋았지만 오늘은 그의 글 중에 이런 제목으로 쓴글은 친구들과 나눠보고 싶다.
<어느 거지의변>
여교수가 수업중에, 인용한 책의 내용으로 ,학생들과 토론을 하게 되었고.
그 답으로 학생이
"한번 거지는 영원한 거지다"(Once a beggar,always a begger)라는 대답을 한다.
그 대답을 들은 장영희교수가 자신의 회고담을 써내려간다.
미국유학중에 바쁘게 공부하며 자신을 돌아 볼 기회가 없어서 헐렁한 티셔츠에 낡아빠진 청바지로 세월을 보냈단다.
귀국후 동생이랑 비싼 옷가게에 샤핑할 기회가 생겨서 갔지만 ,
걷는게 불편한 그녀는 문밖 계단에서 동생을 기다린다.
동생이 안에서 옷을 고르는 동안 주인여자가 나와선
'나중에 오라구요,지금은 동전이 없다구요"하며 소리를 지른다.
"사람을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예요?우리언니는 박사예요,박사.
일류대학을 나오고 글도 쓰고 책도 내는----"동생의 분노의 절규를 듣고 주인여자는 사과를 하고----
[어쨌거나 여름날의 그 경험은 나의 생활패턴을 바꿔 놓았다.
로션하나 안 바르던 얼굴에 화장도 한다.옷을 선택할 때는 실용성보다 문자 그대로 '거지처럼 보이지 않는'데 기준을 둔다
순전히 나를 선생님으로 부르는 학생들의 체면을 위해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명예를 생각해 그래도 동전구걸하는 거지로는 보이지 않기위해]
한편의 글만 소개했지만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기회가 되면 친구들도 구입해서 읽어보면 좋겠다.
유명해서 많이들 읽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가지만,본인은 아주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내가 위의 글이 생각나는 건 아마도 내가 미국에 살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여자들 옷이 정말 예쁘더라.
예문아,안녕?
난 그래도 장영희 교수의 문화적 배경을 조금은 이해 한다고 생각해.
미국에 처음 오면,어디에 가서 샤핑을 해야 할지도 모를 뿐 더러,
안다고 해도 우리 체형에 맞는 옷이 별로 없단다.
아주 날씬하다거나, 키가 훌쩍 크다면 혹 모를까---
미국에서 멋 부리는 걸 포기한게, 몸에 배었을 줄도 모르지.
얼핏 들은 얘기론 한국여자들이 옷을 제일 잘 입는다고 들었어.
전철을 타고 가다보면,멋장이들이 꽤 많더구나.
우리 체형에 맞게 잘 만든 옷들이 많아서 한국옷이 편하기도 해.
이곳은 개인주의가 발달하고,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도 없고,
그래서 더욱이 다른 사람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 같기도 해.
주어진 상황에 따라,옷을 바르게 골라 입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겠지?
난 몇십년을 유니폼 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런 센스가 덜 발달 한 것도 같애.
하지만,한국이 너무 물질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진 것도 사실이야.
'의식주' 라지 않니?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아주 오래된 역사이기도 하지.
주름살 보다는 표정의 자연스럼움이 더 문제인 것 같지않니?
살아온 세월이 묻어나니까---
예문이는 전보다도 더 아름다워져 있던걸---내 의견은 그래
세수 안해서 잔 주름이 좀 있으면 어떻니?
하여간 장영희교수는 아름다운 사람이었어~~
'내 생애 단 한번' 이란 제목을 보고 잠깐 경수가 무슨 애틋한 사연을 썼구나 했어.
장영희 교수의 수필은 솔직하고 당당하고 사람냄새가 나는 따뜻함이 풍겨난다.
우리같이 미국사는 사람들의 참 모습을 볼수 있어서 매력이 있기도하고...
경수야,
몇일 전에 너와의 만남 정말 반가왔다.
너의 모습에선 항상 여유있고 꾸밈없이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느끼게하는 아름다움이 있어서 좋다.
감기몸살로 고생하더니 좋아졌나 궁금하구나. 예문이도 반갑고.
프레지던트 연휴는 잘 보냈니?
난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밖으로 나갔는데...
너도 장교수도 각각의 매력있는 이 시대의 당당한 여성이다.
몇 년 전 신문에 장교수의 수필이 실렸었는데 그 때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었지.
경숙아
잠간 얼굴만 보았지만,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짧은 시간 속에서도, 벌써 우린 많은 말을 나눈 것 같지않니?
인상적이었던 건 경숙이의 초롱하고 맑은 눈과 아주 하얀 이 었어.
전보다 더 예뻐진 것 같더라.
감기몸살을 심하게 앓았는데,이박사님이 처방해 주신 소주+고추가루 를 들이켰더니 다 낳았어 ㅋㅋ
난 연휴가 별로 없단다.
어디 좋은데 다녀왔니?
아버지를 모시고 한 샌호세까지의 긴 여행이 좋았지만, 너를 본 것도 정말 좋았어,
참 반가웠다.
이곳 엘에이는 벌써 봄이 와 있단다.
뒷마당에 매화가 한창이야.
내 기억의 문희는 귀여운 소녀 !!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깊고 사고할 줄 아는 여성으로 바뀌고 있단다.
문희야,
내생애 단한번 어떤 기회가 주어 진다면 어떤 일을 해 보고 싶니?
장영희 교수에겐,
보통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다니고 싶은게 소망일 것 같은데----
생애 단 한번이라니.....
난 말야...옛날부터...누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 하나
음식 한 가지, 음악 하나, 책 하나 고르라면
도무지 선택을 못하겠더라.
더우기나
소원 딱 한가지만 들어 준다던가...뭐 이런 경우가 나오면
생각만 하다가 땡이야. 욕심이 너무 많아서인지...아니면 우유부단해서인지...
어쨌든 그 장영희 교수의 글들은 많이 읽은 기억이 난다.
자신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훨씬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많으니
굳이 장애인, 비장애인 나눌 것도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고민 된다.
그런 소원이 금방 생각 안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행복한 걸거야.
평범하잖아.
굳이 그런 기회가 주워진다면
난 엄마랑 일주일간 좋은곳에 다녀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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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한가지
*내 평생 소원 *
남편의 환갑 잔치를 하고있는 동갑부부가 있었다.
생일파티 도중 천사가 부부앞에 나타나 말했다.
"너희들은 60살까지 부부싸움 한번도 안하며 사이좋게 지냈기 때문에 너희 들의 소원을 한가지씩 들어주고 싶구나. 아내의 소원부터 먼저 말하거라"
"그동안 우리는 너무 가난했어요. 죽기전에 남편과 세계여행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자 "펑"소리가 나며 아내의 손에는 세계여행 티켓이 쥐어져 있었다.
"이제 남편의 소원은 무엇인고?"
남편은 눈을 지긋이 감고 한참 생각하다니
"저는 저보다 30살 어린 여자와 결혼 하고 싶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펑"소리와 함께 남편은 90 살의 노인으로 변해 있었다.
장영희 교수는 나도 좋아하는 분이란다
생활에서 잔잔히 묻어나오는 그 분의 글을 읽으면 따뜻함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특히 가르치는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나와서
나도 학생들을 대할때 귀감으로 삼곤해
경수 집 뒷마당에 활짝 핀 매화, 너무 아름답다
경수야 달밤에 매화 그늘에 너와 함께 앉아 그윽한 차를 마시며 마음껏
이야기 하고 싶다,멋진 친구 경수
네가 적어준 유머를 보니 통쾌한 기분이 드는구나
요즘 노처녀와 노총각을 맺어주는 일을 하다보니 남자들이 자기 나이를 생각 못하는
도둑놈 심보가 있더라구
경숙아 부지런히 글 올려줘, 청정한 네 이야기 늘 고대한다
이곳은 요즘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보통은 겨울에 비가 많이 오는데,이젠 봄비라고 해도 좋겠지?
추워서 힘들었던 겨울이 가고,봄이 오는구나.
항상 따뜻한 너희들이 있어서,이번 겨울도 춥지 않게 지낼 수 있었어.
오손도손 아무 얘기라도 이야기를 꺼내면 어떻게라도 따뜻한 너희들이 있잖아.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유행가를 흥얼거려 본다
아참,3월 7일 하영희를 만난다.영희가 엘에이에 온단다.
보고싶은 영희~~~
선미도 한번 와라.
나는 장영희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있었어.
혼자 눈물도 가끔 흘리며...
조금은 먼 발치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때문에
장영희 교수가 차갑게 느껴지지만
나타낼 수 없는 깊은 사랑을 내면에 간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부지런한 경수 덕분에 이곳에 잠시 들렀을 때 혼자 빙그시 웃을 때가 많단다.
밝고 예쁜 경수 항상 행복하기를...
오랫만이야.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은 주일이고,방금전에 오스카 시상식을 티브이에서 해 주어서 보았어.
우리 아들이 콘 브레드 먹고 싶다고 하길래,아침으로 먹으라고 해 놓고
시금치국도 좀 끓여놓고----시간이 그렇게 간다.
주부들이 하는일이 별로 표도 안나게 많지 않니?
선희자 선배님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먼곳에서 부터 책을 보내 주셨어.
솔직히 난 장영희라는 사람 이름도 못 들어 보았었단다.
외국에 살면 항상 뒷북 칠때가 많단다.
저번에 한국에 갔더니 아주 가벼운 cordless청소기가 있더라.
우린 그런게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
가전제품 파는 곳에 가서 설명을 했더니 찾아주더라.
스팀으로 마루 딲는 것도 한국제품으로 있고---
요즘은 한국에선 걸래질 안하고 다들 그걸 쓴다며?
좋은 신상품이 있거나,권해줄 책이 있으면 좀 알려줘,내가 이러구 산다우 !!
우아한 두선이도 항상 행복하길----
잘 읽었어, 경수야.
이런 글 들 읽으면 나를 돌아보게 해.
나 스스로 편견 없는 사람이면 싶고...
그런데 한편 자기를 잘 가꾸고 만들어가는 일도 부지런함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옷치장은 아니더라도 암튼 나이 들어가면서 평생 살아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외모, 얼굴에 훈장처럼 걸려서 민망하다.
주름살 하나라도 남보다 더 하면 세수 열심히 안 한 결과로군 싶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