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인 우리 부부는 요즘 날로 심해지는 기억력 감퇴로 고전하고 있다.
남편은  옛일은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 이름까지  생각날 정도로 또렷해지는데 단기 메모리는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나는 옛일이나 요즘일이나 모두 잘 잊어버려서 휴대폰 스케쥴러에 기록하지 않으면 모든게 하얀 상태다.

누가 말했듯이.... 여자 나이  마흔 이면 가방끈이 같아지고 오십이면 미모가 평준화된다는 게 맞는 것같다.  

어제 제고 21기 30주년 행사에 남편 따라 갔다가 우연히 앉은 좌석에 우리 14기 동기가 둘이나 있었다. 신혜옥과 이혜경 - 둘 다 남편이 재고 21회라 나처럼 남편따라 와 있었던 것이다.
신혜옥은 고등학교때랑 하나도 안 변해 금방 알아봤고 이혜경은 조금 변해 못알아 볼뻔했었다.
물론 나도 그런 자리엔 안경을 벋고 렌즈를 끼고 가니까 "나, 유미영이야" 라고 말할 때까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같았다.
(우리 30주년에도 안구건조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렌즈를 끼고 가려한다.... 우리 애들이 그 편이 더 낫다고 해서...)

하여튼 함께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혜경이 남편에게 "그런데 실례지만 제고 몇기세요?" 라고 물었다는게 아니냐!  제고 21기 30주년 행사에 '와이프'로 참석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까먹고....혜경이 남편은 '뭔말인가" 하며 당황하고...

혜옥이가  순간 "너 옛날에 총기 많았쟎아!" 하고 외치는 바람에  나도 제 정신을 차려서 사태를 수습했었다.

아이고, 내가 30 + 년 전에  공부잘했었고 S대 출신이라는 걸 누가 알까봐 겁난다....

신혜옥과 이혜경 말고도 최혜경, 정문애, 이애영을 만났다.

정문애랑은 고등학교때 한번 말한적도 없는 것같은데 문애가 중책을 맡는 바람에 통화는 여러번 한것같다.
수고한다.

그밖에 5반 소식으론 오늘 아침 임향숙 하고 통화했다. 우리 3학년때 앞뒤로 앉아서 이야기 많이 했는데...
그 땐 향숙이도 얌전하고 나도 얌전했었었다. 후원회비도 부쳐 왔고 30주년에도 온다고 했다.

그밖에 누군가 박정란 소식을 물어 "말없이" 폰번호를 가르쳐 주었고, 우리 고등학교때 유명한 '에버00'라는
써클 멤버 중 윤00 이 이영완, 박은숙, 신인선 , 김미경등을  만나면 자기 소식을 전해 달라고 명함을 주었다.

김미경 - 너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