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지난 화요일 (10일) 모두 개학했지만 한국엔 방학이 한창 무르익어 가겠네.
뭐는 안그러랴마는  방학도 우리 자랄때 하고는 엄청 달라.   그지?

전에 우리 어렸을때 겨울방학이면 우리엄마가 삶은팥이나 흙설탕을 넣고 찐빵을 만들어 주셨다.
막걸리를 10원 어치쯤 사다가(그런 심부름은 주로 셋째인 내가 했는데 오면서 주전자 아구리에
그중 긴 손가락을 찔러 몇번 찍어 먹으면서 온다)   소다를 넣고 반죽을 하여 한나절쯤
아랫목에 묻어두면 덮어놓은 쟁반이 들썩일 정도로 잘 부푼다.
한소쿠리 쪄놓지만 매일 서너시 쯤 하나씩만 배급된다.
우리엄만 많이 먹으면 저녁밥이 맛없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커서 생각해보니
애 다섯, 하나씩만 해도 다섯개, 둘씩이면 열개.   드는 돈과 품이 만만하진 않았겠지.
그래도  방학내내 빵 반죽통이 아랫목에 묻혀져 있었고,
오롱이 조롱이 다섯아이 .새로 사준 고리땡 바지가 한겨울을 못나고 무릎이 나가게 사부작거리고 크는 애들을
세끼 밥만 기다리라곤 할 수 없고 일일이 돈주고 주전부리를 사댈 형편이야 됐을라구.

우리가 장난치다가 반죽통을 덮은 쟁반이 열리는 바람에 반죽이 아랫목에 깔아두는 처네이불에
들러붙어서 현장인원  모두 총채자루 매타작을 당한 적도 있었다'

내가 걸혼해서 책을 보고 추억의 그 찐빵을 만들어 봤는데 잘 안부풀어서 개떡이 되어버렸어.
막걸리를 안넣고 이스트을 넣어서 그런지.
요즘 꼬맹이들이 들으면 무신 고릿적 얘긴가 싶지만 불과 사십년 뿐이 안된 얘긴데.
모든데 흔하고 쉽게 얻어지는 세상이니 찐빵 하나의 감질났던 그 맛을 알리가 있나.
행복한 세상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도 뭔지 아쉬운 감이 있는 세상인지?

인적 뜸한 우리방에 새해인사겸 추억의 넌픽션 한편을 현해탄 너머로 실어 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