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수 2,259
제목: 그림자(Schatten)
이름: 17. 이승탁
등록일: 2005-11-18 17:21
조회수: 38
이지방의 모대학에 근무하는 교수님이 오늘은 얼굴이 아주 수척한 상태로 오셨습니다.
얘기인즉슨 평소에 많은 배려를 해주었고 잘 따르던 후배교수에게 자신이 맡고있는
보직이 몇개가 있는데 너무 힘이들어 그중 하나를 맡으라고 했더니 거절을 한다고
무척 분개를 하더군요(그 대학은 부실대학이라 교수들의 월급도 제대로 못주는 곳입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수직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할수 없는 대학사회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신세를
많이진 그 교수가 그럴수는 없다면서 무척 상심해했습니다.
이렇게 대화 했습니다.
나 : 만일 저의 병원에 방문을 했을 때에 어떤 사람이 원장인 저를 공격하고 있다면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아니면 모르는 척 하시겠습니까?
환자 : 난리를 피우는 사람이 제가 아는 사람이면 제지를 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이면 간여하지 않겠습니다.
나 : 그러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 곤경에 빠져있는 것에는 모른 척을 하면서 후배가 도움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분노한다면 공평치 않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환자 : 그래도 그건 경우가 다른것 아닌가요?
나 : 선생님에게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면담을 했는데(경제적 사정으로
면담료는 낼수없지만 면담을 하고싶다고 간청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배려해준 사람인
내가 곤궁에 처해있을 때에 나를 도와주지 않았으니 나도 선생님이 후배에게서 느끼는
비슷한 분노심을 느낄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 교수님은 사실은 자신도 남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불의를 보았을 때는 모른 척을 할 가능성이 다분하면서도
남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는 분노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 겁니다.
그러니까 내가 남을 도와주었다는 긍정적인 자아의 바로밑 세계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자신의 모습(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는것)을 보려하지 않고 그 모습을
남에게서 보는 투사(projection)심리가 작동을 한 것이지요.
모든 사물에는 그림자가 있듯이 마음에도 그림자(Schatten)가 있다고합니다.
심리학적인 의미에서의 그림자란 바로 나(자아 Ich)의 어두운 면, 즉 무의식적인 측면에
있는 나의 분신입니다. 자아의식이 강하게 조명되면 될수록 그림자의 어두움은 짙어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모두 자기가 자기를 가장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여 우리의 속담처럼
" 저 잘난 맛에 산다 " 는 식으로 나는 다 잘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못살게
군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주장을 하면 할수록 나는 나의 약점과 결점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됩니다.
그러니까 늘 억울하고 " 어떻게 나에게 이럴수가 있어? " 라고 분노합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이러한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남의 허물도
결국은 포용하고 이해해주어야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므로 분노심은 사라지게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결점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의 결점에는 용서가 없어질 때가 우리의 심리가 황폐해지는
시발점이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17. 허 인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상담(치료가 아님)을 받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신과에 가라하면 미친 놈 소릴 들을까 봐 기겁하고
저도 아직 그런 생각이 많읍니다.
"비싼 돈 내고 뭔 치료가 될까?"
그런데 위의 대화 내용을 보니 왜 여기 사람들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지,
효과가 nothing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드는군요. 2005-11-19
01:14:04
17. 이승탁
인간의 정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정신은 여러 빛깔의 천조각을 이어서 만든 인형이 아니고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므로
개념을 정의할 때 지적인 정확성에 너무 집착하면 정작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
그런 생물체같이 살아움직이는 인간정신상태의 변화를 포착하여 적절한 조언을 하거나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 정신치료의 핵심인데 치료자의 많은 수련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2005-11-19
10:12:29
2005.11.22 16:32:03 (*.121.29.236)
최인옥님덕분에 2번째 월담을 했습니다.
첫번째 월담은 고1때인 70년도였는데 지키라는 무기고는 안 지키고
야밤에 인일여고와 제고사이의 드럼통을 펴서 만든 철제담을 몸소 기꺼이 넘은 일입니다.
인일여고에 대한 몇가지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개성있는 스웨터교복과 끈넥타이(?) 그리고 단발머리
단아함, 당당함, 도도함(8회 졸업생인 저의 누나의 경우는 요건 나이드니까
극성스러움으로 바뀌더군요)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인일여고게시판입니다--->사실을 확인할 길은 없는데 제고의
그 악명높은 성적표(1등부터 꼴등까지의 점수와 석차가 낱낱히 적혀있는 프린트 성적표)가
발부 다음날 인일여고 게시판에 압핀에 꽂혀서 펄럭인다는 겁나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수능보는 자녀를 두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모두들 시험을 잘 치루길 바라겠습니다.
첫번째 월담은 고1때인 70년도였는데 지키라는 무기고는 안 지키고
야밤에 인일여고와 제고사이의 드럼통을 펴서 만든 철제담을 몸소 기꺼이 넘은 일입니다.
인일여고에 대한 몇가지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개성있는 스웨터교복과 끈넥타이(?) 그리고 단발머리
단아함, 당당함, 도도함(8회 졸업생인 저의 누나의 경우는 요건 나이드니까
극성스러움으로 바뀌더군요)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인일여고게시판입니다--->사실을 확인할 길은 없는데 제고의
그 악명높은 성적표(1등부터 꼴등까지의 점수와 석차가 낱낱히 적혀있는 프린트 성적표)가
발부 다음날 인일여고 게시판에 압핀에 꽂혀서 펄럭인다는 겁나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수능보는 자녀를 두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모두들 시험을 잘 치루길 바라겠습니다.
2005.11.22 23:07:58 (*.207.207.107)
강심장인 제가 먼저 월담을 했으니,
선배님의 이번 월담은 당연한 일이고, 퍼온 글 확인차 오셨으리라 생각하지요^^*
덕분에 이곳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니 전 무지 반갑습니다.
월담하시게 유혹을 한 꼴인걸요(x8)(x18)(x8)
그간 저희 홈피를 안들어 오셨다구요?
오신 소감은요?
우리 친구 쵠숙 아들과 희선이 딸이 시험을 본다고 햇는데..
실력 발휘를 맘껏하길 기도해야겠습니다
선배님께서도 성원을 보내주시니 잘 치루리라 믿구요^^*
또 놀러 오세요^^*(x8)(x18)(x8)
선배님의 이번 월담은 당연한 일이고, 퍼온 글 확인차 오셨으리라 생각하지요^^*
덕분에 이곳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니 전 무지 반갑습니다.
월담하시게 유혹을 한 꼴인걸요(x8)(x18)(x8)
그간 저희 홈피를 안들어 오셨다구요?
오신 소감은요?
우리 친구 쵠숙 아들과 희선이 딸이 시험을 본다고 햇는데..
실력 발휘를 맘껏하길 기도해야겠습니다
선배님께서도 성원을 보내주시니 잘 치루리라 믿구요^^*
또 놀러 오세요^^*(x8)(x18)(x8)
맘에 안차 심란하던김에 읽었더니 내겐 위로가 되는 글이라 퍼왔다.(x8)(x7)(x18)(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