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가 부르는 식순이 있었는데,
발해로 시작되드만.
발해?
난 듣드니 첨이야.
해두 해두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
깜박깜박 하는 것 있었어두 어떻게 이렇게 생각이 안 날수가....
난 여차하면 '빛나는 졸업장을 주신 언니께.....'
이거 부를뻔 했다.
나 어쩐다니..........



게시판 동창모임이 6시 첨에는 떴는데,
며칠전에는 5시라고 나오대.
할 일도 없는 백수가 일찍 가자하고 나 다섯시 도착.
주차장에 차 넉대 주차되있드만.
주차장 직원아저씨 "인일여고동창모임 이세요?"
나 일단 우쭐.
인천 오니까 인일여고 알아줘서 일단 반가웠지.
서울에서는 잘 모르드라구.
무식한 인간들....
하나 먹구 들어가네.
나 인일여고 나왔쓰~~~~~~~~~~~~~~~~~~~!!


vip룸이라고 씌여진 곳으로 들어가니,
우아한 드레스의 '허 인애'여사가 계시고,
나랑 같은 반 했던 귀염둥이 '유 진숙'선상님도 계시고,
쪼그맨 이쁜이였던 '정 혜숙'샵마도 계시고,
같은 반 한번도 한적도 없고, 일면식도 없다싶은, 일 잘하는 '조 인숙'.....


자리에 정좌하고 앉으니,
친구들 하나씩 속속 들어온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여고시절의 친구들....
반가운 얼굴들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김 정옥'여사 포부도 당당히 들어온다.
옛날 그게 어디 가?
왈가닥루시였었지.
나 앉아서 계속 쏘아본다.
내 눈길은 아랑곳없이 특유의 수다 시작이다.
나 조신히 말한다.
김 정옥~~!!
어머나. 얘 나보구 쌩깐다.
오호통재라.
내 시다바리였던것이 날 모른다내.
다른 친구들은 나보구 그대로라던데....
김 정옥 하는 말  '나 말구 다른  김정옥이두 있어'
어쩔시구?
잘한다.
내 시다바리였던걸 기억하고 싶지 않은거겠지.
아는 건 쉬워도 인정하는건 어렵거든.....
각설하고,
인간 김정옥이는 일단 성공했네.
옛날의 김정옥이는 찾아볼수가 없더라고.
부평촌동네에서 인일여고 들어올때에는 아마 동네어귀에 프랭카드 붙였을거라 생각든다.
치마는 남보다 한 십오센티 길게 입고,
얜 항상 바뻣어.
정말 우아한, 이쁘게 변했네.
얼굴 건드린거 같지는 않던데 어떻게 저렇게 이뻐지지.
신랑님이 잘해주시나부다.
정옥아, 정말 반가웠다.
앞으로 자주 소식 전하자.


전 평례 들어온다.
BURBERRY 체크 반코트에  이상야리꾸리한 앤경 하나 걸치고......
평례하고 나하고는 국민핵교 동네친구.
송림 다닐때에는 많이 친했었다.
공설운동장, 주안, 주원  스케이트도 열심히 타러 다녔지.
지금도 이쁘지만,
국민핵교때 평례 따라다니는 남자아그들이 많았거든.
박 영란, 이 미숙, 김 유미....
이런 애들 그늘에 가려 난 얼굴도 아니었다.
고등학교 들어오니 얘두 나 따라 인일을 왔네.
근데 친구들이 그러는거야.
쟤가 좀 노는 애라구...........
내가 의외로 겁이 많아요. 소심하기도 하고....
무섭드라.
나쁜 친구 사귀지 말라는 가정교육방침상 난 걔 멀리했거든.
ㅋㅋ.
며칠전에 걸려온 전화.
앞에는 잘 들리지도 않고  '전평인데...어쩌구저쩌구...'
'네?  전평이 모예요?'
'박 정란~~~~~~~!!  나 전평례야.~~'
흐미~~~
나 대뜸 말한다.
'중앙시장 금옥당집 딸 전평례?'
'그래~~~~~~~~~~~~~!!'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만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3시반까지 수다행진곡.
평례야~!!
정말 살아있으니까 이렇게 만나네.
어제 너와 둘이 함께 한 시간 정말 좋았다.
마치 얼마전에 만난 친구처럼
근 삼심여년을 뛰어넘어 만났어두 우리는 영원한 친구다.
우리 친구 아이가?


이 미숙 들어온다.
가죽반코트에 맨 얼굴.
아싸~!!  얼굴에 자신 있다 이거지?
그래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야 되는게 있다는건 ,
우리가 인생 살아오면서 터득한 하나의 테크닉이다.
미숙이 여전히 미인이드라.
화장 하나 안한 얼굴이 정말 곱대.
고생을 안하고 살아서 그런가.
새침떼기였던 미숙이두 인생 살면서 둥글둥글 바뀐것같아 보기에 참 좋았지.
딸 셋두 엄마 닮아 미인이고.......
공장이 좋으면 제품이 잘 나오게 되있드라.
내가 동대문에서 옷 좀 하다보니 내가 체험한 철학이지^ ^
디자인 이쁘게 맹글어서 공장 보내두  안 좋으면 꽝이거든.
애매한 원단만 버리는거지.
미숙이두 성공했쓰~~~~~~~~~!!



허 인애,  이 숙 보그라.^
인화여중 나왔다고라
어제 첨 알았지 우리 서루?
같은 반두 아닌데 어떻게 인일여고 왔냐고?
느그들이 우수반에서 어깨 힘주고 있을때,
난,  합숙과외를 하면서 형설지공의  고매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지롱.
만화가게 의자같은 책상에 무릅 끓고 앉아,
조금이라도 졸다가는 죽봉이 머리위로 내리치고....
과외 끝나곤 여학생방에 들어가선 스탠드불빛 아래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다는거 아니니?
니네들 알어?
반에서는 거의 1등이고, 전교 16등까지두 한거?
(이러다가 같은 반 애 나타나면 큰일이다. 확인사살 들어갈텐데^ ^)
어제 반가웠다.
중학교까지 같은 동창이라니 더더욱 반갑군.
인애 그동안 회장일 맡아 하느라 수고 많았구...........


이 애영, 신 혜순, 방 미숙
얘네들은 어쩜 이렇게 늙지들이 않았니?
정말 서른살이라구 해도 믿겠드라.
앉으나 서나 따논 1번 '신 혜순'
반가웠다.


말이 많으면 허망한 법.
오늘은 여기까지......
나 사실은 깜박깜박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세시반가지  평례하고 수다행진하는게 왠 발목이 그리 시린지....
경증의 감기가  중증으로 돌아섰다.
몸도 좀 안 좋고..........
앞으로 자주 여기에서 보자꾸나.
어제 만난 친구들아.  반가웠구  행복했다.




나            정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