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 즈음 잠만 자고나면 부어오르던 얼굴이 2주가 넘도록 증상이 계속되더니
급기야 건조하여 세수만 하면 바로 맛사지크림을 바르지않으면 견딜 수 없도록
윽죄어왔다.

미루고 미루다 내과에 들러 여러 검사를 하고 내린 추정이 갱년기에 들어서 홀몬의
균형이 깨진것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같다고 했다.

8순 아버님 앞에서 얘기하기가 우습다는 건 알지만 내 몸의 증상에 대해
말을 꺼냈다.  사실은 화제가 빈곤하여 수다를 떨기위한 한 주제일 뿐이었기때문에
단지 얼굴이 붓는다고 단순화시켜서 말씀드렸다.  옆에 앉은 남편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턱이 두개라는 둥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라는 둥 하며 정말 모든 원인이
체중관리를 게을리 하는데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

심심풀이하라고 아버님은 큰 강냉이 봉지를 꺼내오시며 살도 안찌고 좋다고 먹으라고
권하셨다.  큰 그릇에 듬뿍담아 가운데 두고 먹다가 급기야  무릎앞으로 당겨놓는
나를 보던 남편 "정말 많이 먹는 군.  턱이 두개라니까"
"쟤가 뭐가 뚱뚱하다고 그러니?" 하시며 나를 두둔해주시는 아버님이 계시긴 했지만
기분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만난 친구들중에서 몸관리가 제일 안되있던데..."
"옷을 두툼한 걸 입어서 그래"  와, 이남자 평생 한번도 안하던 몸매얘기까지...

치사해서, 자존심 상해서 ... 음식도 많이 못먹고, 게으르지도 못하고... 아, 피곤한 중년의 시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