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소 중대부고 가족여러분 오늘저녁 온식구 취침시간 10시 낼아침 6시 기상>
담날 10시 출근이라 저녁에 약속하나 만들어볼까 하던 큰아이도 집에 일찍 들어왔다.
남편은 뭔일이 밀렸는지 늦겠으나 그리 늦지는 않을것이라고 전화했다.

1시 30분, 3시, 4시 때르릉--- 4시네 일어나야되는데...
"6시다, 일어나야지"
"무슨... 6시에 일어나면 되나, 난 4시에 일어나야되, 말 안했으면 다시 잘뻔했네."

잡곡한톨 안들어가게 흰쌀로만 밥을하고(평소에는 절대로 흰밥 못먹는다, 우리집에선)
힘나게 고기반찬하래서 소화잘되는 닭안심 구이하고 시금치 넣어 된장국 끓이고 두부조림,
원하는 야채 당근 양파만 넣어 두툼하게 달걀말이는 밥위에 얹으랬지.
배추김치 줄기빼고 잎만 먹기좋게 한켠에 넣고... 큰아인 메뉴 점검하다 너무 단백질쪽으로만
치우쳤다했으나 본인이 원하니까... 사과 4분의 1쪽 여섯개로 조각내어 한켠에 밀어넣고
보온병에 유아용 보리차 순하게 끓여넣고,  아침 입맛 없을까봐 떡국 끓여 차려놓으니
깨우지 않아도 우리아이 2분전 6시에 식탁앞에 자리한다.    

"아빠는 깨지도 않으신다, 얘"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뭐"
"아빠가 나 깨우지 않았으면 다시 잘뻔했어. 엄마 얼람해놨다 다시 잘 자잖아, 그래도 아빠덕이야"

"와, 왠일이니, 우리차 앞에 아무 차도 가로막지 않아 밀지않아도 되네'
"엄마, 나 혼자 가고 싶어 지하철역에 내려줘, 올때도 혼자 올거야"
"화장실 꼭 쉬는 시간마다 가고, 문제 침착하게 읽고 아는대로만 해"
"나 안떨려 예감이 좋아, 참 엄마 도시락"

"집에 계시네.  교회로 와요.  지금 점심시간이예요.  다같이 모여기도해요"
"아니예요.  전 집에 있겠어요"
'가끔 배도 잘 아픈애니 시험시간에 배아프지 않게 해주시고 답안지 밀려쓴적도 있는애니
제자리에 답 잘 쓰게 해주시고 참 교통카드대신 가져간 핸드폰 맡기는 거 잊지않게 해주시고
오늘 하루 잘 지내게 해주세요.'

"엄마 교문에 와있어"
"친구들이랑 가려했는데 왜왔어"

"나 재수할거야"
"에구 애썼다.  도시락통 무겁지, 날 줘"
"차 안가져왔어?"
"응"
"나 혼자갈거야.  엄마 먼저가"

<엄마미안 엄마보면 눈물나서 길거리에서 울기싫었어 답장하지마>

얼마후 집에 온 아이는 방문 꼭닫고 들어가 집안은 죽은듯이 조용하다.
이날이 지나면 날아갈줄 알았는데 이제부터 또다른 시작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