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꼬이기 시작한다 바람나고 싶어서
그래 결심을 하며 남편의 바쁜 일 제쳐두고 휙 다녀왔다
냉장고에 있는 서너가지 반찬 싸고 물 끓이고 이것저것 나뒹구는 과일좀 씻고 병에 김치는 꼭 챙겨야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후딱 밥만 해서는 김만 빼고는 그릇에 담아서 ..
이래서 어느 강가나 들길서 먹는 것이 조미료에 이맛도 저맛도 아닌 음식 사먹는 것보단 훨 날 때가 많다
근데 이번에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
뭐냐 노래다.
평소에 멋있다 하면서 도전 못해 보았던 곡들을
급히 벅스에 가입해 다운 로드받아서 mps에 담고 (난 이런 것 못한다.기계가 싫고 두렵다,그래 남편이 했고)
차에서 내 기도가 끝나자마자 남편은 노래를 부르려한다 . 안되지. 아직은 그래도 경기도 땅 끝자락은 지나고 정겨운 산새들이 보여야 감흥이 나지...
한계령지나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저 산은 내게 가지마라 가지 마라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그 유명한 설악산에서 설악산은 안갔으니...

석양에  속초 영랑호를 한바퀴 돌며
매력적인 박인희의 콧소리 음법을 따라 해본다
"그림자 벗을 삼아 가는 길은..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정말 젊음이 가고 있네. 아니 가 버렸네

이동원의 향수
왜 이리 가사가 아름답냐?
곡이 어려워 힘겹게 따라 부르는데
"짚 벼개를 베고 돌아 누우시던 곳...으으음..질화로에 ..."
눈물이 팽구르르 돈다
재작년에 이 쪽 방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왜 그리 쌀쌀하게 했을까? 남들은 그만하면 됐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얼마나 못 됐게 했는지"
"아버지" 하고 소리 치고 싶어 고래고래 따라 부르는데 남편은 더크게 따라 부른다
아마도 저 쪽 방에서 돌아가신 당신 아버지 생각이 났으리라..같은 해 같은 집에서 돌아가셨으니
크게 불러도 되는 여기는  아름답고 인적없는 태백, 사북 38번 국도

잠시 아름다운 59번 국도 정선으로 빠졌다가
"붙잡고 싶었지 내 나이 마흔 살에는..."
정말 쉰의 약간의 여유로움을 빌려서 삼십 그 때를 다시 산다면
아쉬움이 겹쳐 지나간다

고한을 지나 영월에 다다르니 단풍이 기가 막히다
"i don't have a mansion....     seven daffodils."
집 한칸 장만 할 돈 없고 아침 햇살이나 먹으라는 능력없는 남자  요즈음에 통할까?
하지만 황금빛 수선화 일곱송이는 아주 매력적이야
어리석은 우리는(?) 아니 나는 그래 고생 꽤나 했나 보다

영화에 나와 친구들이 가 보라는 그 영월 땅 구석을 휘 저으며
친구들 생각을 한다
친구들아 내가 잘 갔다 와서 여기저기 안내 할께
"루루루루 꽃이 지네
루루루루 세월이 가네"
세월 가기전에 우리 만의 독특한 젊음, 생기를 갖도록하자
자연보다 아름답고 이쁜 우리의 친구들
이제 노래 불러야지
혜숙이의 멋진 편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