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12년만에 세탁기가 고장났다.
물론 그 전에도 몇번 고장이 나서 AS를 받았지만
어제는 버리기로 하고 세탁기 구입을 했다.

이 세탁기는 그냥 세탁기가 아니고 우리 시어머니와
함께 지냈던거라 의미가 있었다.
치매일때 하루에 옷과 이불, 요등을 3,4회씩 빨았다.
어느날 고장이 났는데, 기사분이 오셔서 통을 갈아주셨다.
그때는 뭐가 다 닳았다고 했다. (아줌마가 전해준 얘기)
그래서 나는 어머니보다 세탁기가 견디지 못하고 먼저
버리게 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4년전에 어머니는 가시고 세탁기는 어제 간거다.
장례치루고 나서 빨래를 돌리면서 내가 " 세탁기가 더 오래 사네"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새로 산 세탁기가 오늘 이 비오는 우울한 날에 도착했다.
그런데 난 하나도 좋지가 않았다. 그냥 우울하다.
이제는 어머니를 추억할 만한 물건이 별로 남지 않았다.
사실 치매로 우리를 괴롭힐 때는 많이 미워도 한것 같은데
어찌된 건지 모르겠다.  눈물은 왜 이리 나는지~

우울한 날 미안해. 그냥 얘기하고 싶었어.
나도 슬플 때가 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