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하면서 KBS FM에서 '막스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를
오랫만에 들었다. 나는 곧 20살로 돌아갔다. 그러니까....
작곡과에 입학하자마자 나는 피아노 선생님을 졸라서 첼로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때는 음악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인천에서 누구하면
다 아는 그런 시대였다. 첼로선생님은 정말 나만한 키였는데, 그 키가
피아노 선생님이 남자를 소개시켜주면서도 걱정을 덜하게 하는 조건이
되기도 했다. 다른 얘기는 빼고... (한양대 재학중이지만 나이는 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기가 어느 학교 축제에서 연주를 하는데 반주를 해달라고 했다.
원래 이 곡은 오케스트라 반주였는데 보통 피아노 반주로 연주를 하곤 했었다.
그런데 중간에 하프반주로 멋있게 간주가 나오는 부분이 있었는데 피아노 솔로로
하는것이었다. 며칠을 연습해서 엄마한테 검사맡고 ... 드디어 연주를 하러갔다.

간호전문대학이라 우리 친구도 있었을 듯하다.
그런데 너무 컴컴해서 악보가 안보일 정도라 누가 중간에 불을 켰다.
그랬더니 그 선생님이 아무데나 막 연주를 하는게 아닌가?
깜짝 놀라서 막 찾아서 겨우 연주를 끝냈다.
지금도 약간 이해가 안가는건 왜 남의 축제에서 이렇게 중후한 곡을
연주했는지 의문이다. 어쨌든 잊혀졌던 추억이 떠올라 기분좋은
하루였다.

***연희야, 곡 좀 찾아서 약간만 올려주라..****(8)(8)(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