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어찌 이리 잠이 안오는가
사차적응 때문인가
이미 이런 생활 벌써 수 년째 계속해오는데 새삼 기러기 엄마의 외로움도 아닐테고
아니면 비련의 빈궁마마(oops!) 되어 치루는 중년의 신고식인감.....

어린딸 앞세워 굵은 먼지만 털어 내고선
홑청 뽀송뽀송하게 말려 오랜만에 내 잠자리에 들었것만
도무지 잠이 오질 않고
천장에 온통 얼굴 얼굴들.....
-숙, -선, 경-.-옥, 선-, -희, -영, -경, 인-, 옥-. 정-, -순, 은- ......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이름의 얼굴들이 단발머리로 곱습머리로 긴머리로 짧은머리로
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렇게 하여 내 기억은 인천여고 담을 따라 오르던 길에서 우리 학교 운동장 뒤에서 피어나던
아카시아꽃 향기를 따라 추억의 언덕길을 올라간다.
영혼의 창을 들여다 보니 기억들이 엎어지고 넘어지고 서성대고 씨름하며 서로들 튀어
나오려고 아수라장이다.
운동장 오른편의 담을 따라 사랑스럽게 피었던 코스모스 속의 단발머리들
내 모나미 볼펜으로 사정없이 짜내던 친구들의 여드름
체육시간에 가슴 쪼이는 속옷 없이 그냥 내달리던 그 친구
밤새도록 매연의 터널을 달려 다다른 설악산으로의 수학여행
그냥 앉아서 수다 떨던 옆 학교의 담벼락 근처의 동산, 까까머리 친구들
행여 누굴 만날까봐 등하교길에 공연히 돌아서 오고 가던 대동문구점 앞 길
먹쇠집, 명물당, 별제과, 따끈한 튀김 도너츠가 일품이었던 태양당제과점
아직도 그대로 있느지.....기억은 여기서 멈추질 않네.....

첫사랑이란 이름표를 달아 줄수는 있지만, 그 이름과는 달리 아무런 짜릿한 추억도 주지못한
platonic love 의 징하도록 긴 긴 인연의 첫사랑이 살며시 내 어깨에 기대며 hi! how are you
doing? 하며 인사를 건네다. 그래 그래 i'm doing all right!!!!!
그리곤 이내 기억은 명다방으로, 소래포구로, 홍여문 너머로, 최루탄과 화염병의 난무함으로
말미암은 휴교, 때문에 저녁 해가 뉘엇 뉘엇 넘어가면 어김없이 친구랑 통기타 들러메고
자유공원 아래 우리 집에 나타나 난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가 자유공원 한 자락에서
그들의 화음을 즐기던 일, 그러나 고통의 터널과도 같던 그 질긴 인연이 싫어 공부도 잘 하지
못하던 내가 시집갈 비용 미리 달라고 부모님 힘들게 하며 홀로 유학을 떠나던 눈물의
김포공항, 씩씩하게 공부 잘 하고 있는 나에게 혜숙이 오빤 운명적인 사람을 소개하였다.
하나님 다음으로 온전한 품안에 안주하며 살아 오기를 이제 23년.

아---- 젊은날의 내 가슴의 명작으로 남아 있는 김화영의 "행복의 충격"이 부메랑 되어
내 가슴에, 모든 지난날의 추억들이 기억들이 행복의 충격으로 꽂힌다.
그래 모든 기억할 수 있는 추억들이
인천의
비오던 하늘 아래,
눈오던 하늘 아래,
맑은 하늘 아래.
잿빛 하늘 아래,
펼쳐졌던 모든 기억들이 선한 그리움이 되어 가슴을 울린다.

새벽 동이 트였것만
난, 선한 그리움의 추억들을 베게 삼고 이미 낡고 바랜 홑청 이불과 같은 꿈을 이불
삼아 잠을 청해야 겠다.
친구들아 모두 모두 good night!!!!!

행여 우리 홈피의 민트향 같은 애인 박진수님께서
내가 저리도록 징하게 좋아하는 조수미의 "아리아리랑"을 올려 주실 수 있을려나
옆집에 대단한 실력의 유--라는 분도 계시는것 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