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이고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졸업씨즌이건만 왜 이렇게 날이 따뜻한 거야?
승용차 에이컨을 틀어라 말아라하며 송도를 향했다.
경수와 난주를 환영하는 분위기는 이렇게 날씨부터 한몫했다.
꼬리글이 많지 않아 몇이나 나오겠나 했더니 경수의 <칼있으마>가 제대로 작용해서인지
'나고야' 제일 큰 방을 터서 상을 더 붙여야했다.
17명, 아니 18명. 아니 왔다가 간 사람까지 19명인가.
멀리서 온 친구들을 뜨겁게 환영해주는 우리 인일 친구들은  다  멋쟁이다.
그곳엔 부국과 안부국이 있었고 그곳엔 미국과 안미국이 있었지만
마음은 모두 다 분수가를 거닐던 이팔청춘 한가지였다.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인대가 늘어나도록 희생을 한 구정 뒤끝에
이렇게 우리만을 위해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웠다.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앞으론 가끔 나 자신을 우선으로 살아도 되는구나.
경수가 많이 변했다구. 난주도 그렇고....
날이 갈 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명품처럼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사는 모습들이 모두 다 깊이 있고 모두 다 아름답다.

끝도 없이 나오는 맛있는 음식들을 다 먹어 치우고
파란 거며 하얀 거며 다 마셔 버리고
경수 오면 노래방을 독채 내준다던 약속대로 노래방으로 향했다.
우리 기 공인된 카수들이 공교롭게도 대부분 불참했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워 '돼지 멱' 따는 소리라도 질러댔다.
명분이의 창부타령에 손수건을 흔들며 춤을 추던 회장님의 애교섞인 춤솜씨며
난주의 흥겨운 몸짓이며
겁장이라며 요즘 노래를 뽑아내는 복희의 노래 솜씨며
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노래며.....
그냥 마냥 즐거웠다.

미국에서 나와 자리를 만들어준 경수야 난주야 , 고맙다.
원주에서 3시간 반을 달려와 그 밤에 되돌아간 희숙이도 고맙고,
즐거운 자리를 위해 애써 준 회장님의 노고가 고맙고,
늘 궂은 일 도맡아 주는 옥섭이, 장소를 물색해 준 우리의 마스코트 광야!
강화에서 허겁지겁 쑥떡을 가지고 온 김명아도 고맙고,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해 준 나고야 사장님을 비롯해
난숙이, 일행을 집 앞까지 데려다 준 정순이, 두선이, 은숙이, 정옥이, 지인이, 성희, 나,
자리를 빛내 주어서 모두 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