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글 수 1,334
헤르만 헷세의 그림과 시

Magnolienzweig 목련 나무 가지
안개 속에서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넝쿨과 돌들 모두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를 보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생활이 아직도 활기에 찰 때
세상은 친구로 가득하였다.
그러나 지금 안개에 휩싸이니
그 누구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모든 것들로부터 인간을 홀로 격리시키는
어둠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 수가 없다.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Madonna d'on Ongerio 돈 게리오의 마돈나
순례자
나는 항상 방랑의 길에 있었다.
순례자였다.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쁨도 슬픔도 흘러갔다.
나는 방랑의 의미도, 목적도 알지 못한다.
몇 천 번을 쓰러지고 그때마다 다시 일어났다.
아,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은 성스럽고
멀리 높은 하늘에 걸려 있었던 사랑의 별이었다.
그러나 그 별을 안 지금은
목적을 알지 못하던 동안에는 마음 편히 걸어갔고
기쁨과 행복을 가질 수 있었다.

이탈리아
가을날
숲이 금빛으로 타고 있다.
상냥한 그이와, 여러 번
나란히 걷던 이 길을
나는 혼자서 걸어 간다
이런 화창한 날에 오랜 동안 품고 있던
행복과 괴로움이, 향기 속으로
먼 풍경으로 녹아 들어간다.
풀을 태우는 연기 속에서
농부의 아이들이 껑충거린다.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노래를 시작한다.

수선화
흰 구름
오, 보아라,
잊혀진 아름다운 노래의 조용한 멜로디처럼
푸른 하늘가를 계속 떠도는 흰 구름을.
긴 여행 속에 방랑의 슬픔과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흰 구름을 이해할 수 없으리.
나는 태양이나 바다나 바람을 사랑하듯,
정처 없이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한다.
고향이 없는 자에게
그것은 누이이며 천사이기에.

Februarmorgen am Luganer See 루가노 호수의 2월 아침
방랑의 길에서
슬퍼하지 말아라, 곧 밤이 오리라.
그러면 우리들은 파리해진 산 위에서
몰래 웃음 짓는 것 같은 시원스러운 달을 보리라.
그러면 손을 잡고 쉬자.
슬퍼하지 말아라, 곧 때가 오리라.
그러면 우리는 쉬리라.
우리들의 십자가가
밝은 길가에 나란히 설 것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 것이다.

Berge hinter Bäumen 나무 뒷편의 산
노을 속의 백장미
슬픈 듯 너는 얼굴을 잎새에 묻는다.
때로는 죽음에 몸을 맡기고
유령과 같은 빛을 숨쉬며
창백한 꿈을 꽃피운다.
그러나 너의 맑은 향기는
아직도 밤이 지나도록 방에서
최후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한 가닥 은은한 선율처럼 마음을 적신다.
너의 어린 영혼은
불안하게 이름 없는 것에 손을 편다.
그리고 내 누이인 장미여,
너의 영혼은 미소를 머금고
내 가슴에 안겨 임종의 숨을 거둔다.

그림 그리는 헤세
멀어져 가는 젊음
피곤한 여름이 마침내 고개를 숙이고
호수에 비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들여다본다.
일상에 지친 나는 먼지에 싸여
가로수 그늘을 방황하고 있다.
포플러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그러면 내 뒤로 황혼이 금빛으로 타오르고
앞에는 밤의 불안이 죽음과 함께 온다.
먼지에 싸인 채 지친 걸음을 옮겨 놓는다.
그러나 젊음은 머뭇거리듯 뒤로 밀려나며
고운 모습을 감춘 채
나와 함께 앞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

Ticino Landscape 티치노 풍경
마을의 저녁 무렵
양떼를 몰고 목동이
조용한 오솔길을 가고 있다.
집들은 잠이 오는 듯
벌써 깜박이고 있다.
나는 이 마을에서, 지금
단 하나의 이방인
슬픔으로 하여 나의 마음은
그리움의 잔을 남김없이 비운다.
길을 따라 어디로 가든
벽난로에는 따뜻한 불이 타고 있었다.
오직 나만이
고향과 조국을 느껴보지 못했다.

Am Weg 길에서
생의 계단
만발한 꽃은 시들고
청춘은 늙음에 굴복하듯이
인생의 각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그 때마다 꽃이 필 뿐
영속은 허용되지 않는다.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용감하게 그러나 슬퍼하지 말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만 한다.
무릇 생의 단계의 시초에는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하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어느 곳에도 고향같이 집착해서는 안되며,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씩 높이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
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
새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습관에서 벗어나리라.
아마 임종의 시간마져도
우리를 새 공간으로 젊게 보낼지 모르나니
우리를 부르는 삶의 소리는 멈춤이 없으리...
자, 마음이여 이별을 고하고 건강하거라.

Bigogno-나무 집 길
내 젊음의 초상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청춘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타고 있는가를 !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 왔다.
그 길을 나는 이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었고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
잘못도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Wanderung 화집 <방랑>
9월
뜰이 슬퍼하고 있다.
비가 꽃 속으로 시원스레 빠져 들어간다.
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친다.
잎 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굴러 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로한 웃음을 띤다.
여름은 지금 잠시 동안
장미꽃과 더불어 잠들고 싶어 한다.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 눈을 감는다.

Beet mit Sonnenblumen 해바라기 화단
슬픔
어제 그토록 불타오르던 것이
오늘 죽음의 제물이 된다.
슬픔의 나무에서
꽃잎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내가 가는 길에
쉴 새 없이 떨어져 쌓이는 것을 본다.
발자국 소리도 더 이상 울려 퍼지지 않고,
긴 침묵이 가까워 온다.
하늘엔 별도 없고 가슴엔 사랑도 움트지 않는다.
회색 빛 먼 곳은 적막하고 세상은 늙고 공허하다.
이 사악한 세상에 어느 누가 그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슬픔의 나무에서 꽃잎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Seebucht mit Caslanoberg 카스라노 산의 해안
늦가을의 산책
가을비가 회색 숲에 흩뿌리고,
아침바람에 골짜기는 추워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툭툭 떨어져
입을 벌리고 촉촉히 젖어 갈색을 띠고 웃는다.
내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와
바람은 찢어져 나간 나뭇잎을 딩굴게 하고
가지마다 흔들어댄다 - 열매는 어디에 있나?
나는 사랑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괴로움이었다.
나는 믿음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미움이었다.
바람은 나의 앙상한 가지를 쥐어뜯는다.
나는 바람을 비웃고 폭풍우를 견디어 본다.
나에게 있어서 열매란 무엇인가?
목표란 무엇이란 말인가!
피어나려 했었고, 그것이 나의 목표다.
그런데 나는 시들어 가고,시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 외 아무 것도 아니다.
마음에 간직하는 목표는 순간적이 것이다.
신은 내 안에 살고, 내 안에서 죽고,
내 가슴 속에서 괴로워한다.
이것이 내 목표로 충분하다.
제대로 가는 길이든 헤매는 길이든,
만발한 꽃이든 열매이든
모든 것은 하나이고,
모든 것은 이름에 불과하다.
아침바람에 골짜기가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떨어져,
힘 있고 환하게 웃는다.
나도 함께 웃는다.

나의 어머님께
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나는 멀리 객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나를 이해해준 분은
어느 때나 당신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에게 드리려는
나의 최초의 선물을
수줍은 어린아이 손에 쥔, 지금
당신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나의 슬픔을 잊는 듯합니다.
말할 수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
천 가닥의 실로
나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Zinnienstraus 백일홍 꽃다발
꿈
언제나 같은 꿈이다.
빨간 꽃이 피어 있는 마로니에
여름 꽃이 만발한 뜰
그 앞에 외로이 서 있는 옛집
저 고요한 뜰에서
어머니가 어린 나를 잠재워 주셨다.
아마도, 이제는 오랜 옛날에
집도 뜰도 나무도 없어졌을 것이다.
지금은 그 위로 초원의 길이 지나고
쟁기가 가래가 지나 갈 것이다.
고향의 뜰과 집과 나무를
이제는 꿈에서만 남을 것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떠올리는
무수한 낯모르는 얼굴들....
서서히 하나, 둘
불빛이 흐려간다.
그 여린 빛이 회색이 되고

Hesses Zimmer 헤세의 방

헤세의 초상화

Magnolienzweig 목련 나무 가지
안개 속에서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넝쿨과 돌들 모두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를 보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생활이 아직도 활기에 찰 때
세상은 친구로 가득하였다.
그러나 지금 안개에 휩싸이니
그 누구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모든 것들로부터 인간을 홀로 격리시키는
어둠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 수가 없다.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Madonna d'on Ongerio 돈 게리오의 마돈나
순례자
나는 항상 방랑의 길에 있었다.
순례자였다.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쁨도 슬픔도 흘러갔다.
나는 방랑의 의미도, 목적도 알지 못한다.
몇 천 번을 쓰러지고 그때마다 다시 일어났다.
아,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은 성스럽고
멀리 높은 하늘에 걸려 있었던 사랑의 별이었다.
그러나 그 별을 안 지금은
목적을 알지 못하던 동안에는 마음 편히 걸어갔고
기쁨과 행복을 가질 수 있었다.

이탈리아
가을날
숲이 금빛으로 타고 있다.
상냥한 그이와, 여러 번
나란히 걷던 이 길을
나는 혼자서 걸어 간다
이런 화창한 날에 오랜 동안 품고 있던
행복과 괴로움이, 향기 속으로
먼 풍경으로 녹아 들어간다.
풀을 태우는 연기 속에서
농부의 아이들이 껑충거린다.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노래를 시작한다.

수선화
흰 구름
오, 보아라,
잊혀진 아름다운 노래의 조용한 멜로디처럼
푸른 하늘가를 계속 떠도는 흰 구름을.
긴 여행 속에 방랑의 슬픔과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흰 구름을 이해할 수 없으리.
나는 태양이나 바다나 바람을 사랑하듯,
정처 없이 떠도는 흰 구름을 사랑한다.
고향이 없는 자에게
그것은 누이이며 천사이기에.

Februarmorgen am Luganer See 루가노 호수의 2월 아침
방랑의 길에서
슬퍼하지 말아라, 곧 밤이 오리라.
그러면 우리들은 파리해진 산 위에서
몰래 웃음 짓는 것 같은 시원스러운 달을 보리라.
그러면 손을 잡고 쉬자.
슬퍼하지 말아라, 곧 때가 오리라.
그러면 우리는 쉬리라.
우리들의 십자가가
밝은 길가에 나란히 설 것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 것이다.

Berge hinter Bäumen 나무 뒷편의 산
노을 속의 백장미
슬픈 듯 너는 얼굴을 잎새에 묻는다.
때로는 죽음에 몸을 맡기고
유령과 같은 빛을 숨쉬며
창백한 꿈을 꽃피운다.
그러나 너의 맑은 향기는
아직도 밤이 지나도록 방에서
최후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한 가닥 은은한 선율처럼 마음을 적신다.
너의 어린 영혼은
불안하게 이름 없는 것에 손을 편다.
그리고 내 누이인 장미여,
너의 영혼은 미소를 머금고
내 가슴에 안겨 임종의 숨을 거둔다.

그림 그리는 헤세
멀어져 가는 젊음
피곤한 여름이 마침내 고개를 숙이고
호수에 비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들여다본다.
일상에 지친 나는 먼지에 싸여
가로수 그늘을 방황하고 있다.
포플러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그러면 내 뒤로 황혼이 금빛으로 타오르고
앞에는 밤의 불안이 죽음과 함께 온다.
먼지에 싸인 채 지친 걸음을 옮겨 놓는다.
그러나 젊음은 머뭇거리듯 뒤로 밀려나며
고운 모습을 감춘 채
나와 함께 앞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

Ticino Landscape 티치노 풍경
마을의 저녁 무렵
양떼를 몰고 목동이
조용한 오솔길을 가고 있다.
집들은 잠이 오는 듯
벌써 깜박이고 있다.
나는 이 마을에서, 지금
단 하나의 이방인
슬픔으로 하여 나의 마음은
그리움의 잔을 남김없이 비운다.
길을 따라 어디로 가든
벽난로에는 따뜻한 불이 타고 있었다.
오직 나만이
고향과 조국을 느껴보지 못했다.

Am Weg 길에서
생의 계단
만발한 꽃은 시들고
청춘은 늙음에 굴복하듯이
인생의 각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그 때마다 꽃이 필 뿐
영속은 허용되지 않는다.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용감하게 그러나 슬퍼하지 말고
새로운 단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만 한다.
무릇 생의 단계의 시초에는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하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어느 곳에도 고향같이 집착해서는 안되며,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계단씩 높이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
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
새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습관에서 벗어나리라.
아마 임종의 시간마져도
우리를 새 공간으로 젊게 보낼지 모르나니
우리를 부르는 삶의 소리는 멈춤이 없으리...
자, 마음이여 이별을 고하고 건강하거라.

Bigogno-나무 집 길
내 젊음의 초상
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
내 청춘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지난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
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타고 있는가를 !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 왔다.
그 길을 나는 이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었고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
잘못도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Wanderung 화집 <방랑>
9월
뜰이 슬퍼하고 있다.
비가 꽃 속으로 시원스레 빠져 들어간다.
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친다.
잎 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 나무에서 굴러 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로한 웃음을 띤다.
여름은 지금 잠시 동안
장미꽃과 더불어 잠들고 싶어 한다.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 눈을 감는다.

Beet mit Sonnenblumen 해바라기 화단
슬픔
어제 그토록 불타오르던 것이
오늘 죽음의 제물이 된다.
슬픔의 나무에서
꽃잎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내가 가는 길에
쉴 새 없이 떨어져 쌓이는 것을 본다.
발자국 소리도 더 이상 울려 퍼지지 않고,
긴 침묵이 가까워 온다.
하늘엔 별도 없고 가슴엔 사랑도 움트지 않는다.
회색 빛 먼 곳은 적막하고 세상은 늙고 공허하다.
이 사악한 세상에 어느 누가 그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슬픔의 나무에서 꽃잎이 하염없이 떨어진다.

Seebucht mit Caslanoberg 카스라노 산의 해안
늦가을의 산책
가을비가 회색 숲에 흩뿌리고,
아침바람에 골짜기는 추워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툭툭 떨어져
입을 벌리고 촉촉히 젖어 갈색을 띠고 웃는다.
내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와
바람은 찢어져 나간 나뭇잎을 딩굴게 하고
가지마다 흔들어댄다 - 열매는 어디에 있나?
나는 사랑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괴로움이었다.
나는 믿음을 꽃피웠으나
그 열매는 미움이었다.
바람은 나의 앙상한 가지를 쥐어뜯는다.
나는 바람을 비웃고 폭풍우를 견디어 본다.
나에게 있어서 열매란 무엇인가?
목표란 무엇이란 말인가!
피어나려 했었고, 그것이 나의 목표다.
그런데 나는 시들어 가고,시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 외 아무 것도 아니다.
마음에 간직하는 목표는 순간적이 것이다.
신은 내 안에 살고, 내 안에서 죽고,
내 가슴 속에서 괴로워한다.
이것이 내 목표로 충분하다.
제대로 가는 길이든 헤매는 길이든,
만발한 꽃이든 열매이든
모든 것은 하나이고,
모든 것은 이름에 불과하다.
아침바람에 골짜기가 떨고 있다
밤나무에서 밤이 떨어져,
힘 있고 환하게 웃는다.
나도 함께 웃는다.

나의 어머님께
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나는 멀리 객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나를 이해해준 분은
어느 때나 당신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에게 드리려는
나의 최초의 선물을
수줍은 어린아이 손에 쥔, 지금
당신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나의 슬픔을 잊는 듯합니다.
말할 수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
천 가닥의 실로
나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Zinnienstraus 백일홍 꽃다발
꿈
언제나 같은 꿈이다.
빨간 꽃이 피어 있는 마로니에
여름 꽃이 만발한 뜰
그 앞에 외로이 서 있는 옛집
저 고요한 뜰에서
어머니가 어린 나를 잠재워 주셨다.
아마도, 이제는 오랜 옛날에
집도 뜰도 나무도 없어졌을 것이다.
지금은 그 위로 초원의 길이 지나고
쟁기가 가래가 지나 갈 것이다.
고향의 뜰과 집과 나무를
이제는 꿈에서만 남을 것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떠올리는
무수한 낯모르는 얼굴들....
서서히 하나, 둘
불빛이 흐려간다.
그 여린 빛이 회색이 되고

Hesses Zimmer 헤세의 방

헤세의 초상화
2007.08.03 20:42:38 (*.125.0.51)
고마운
수인, 경선아~
그동안 모두 잘 있었지?
새로 컴퓨터를 받았는데
그동안 우리말 깔아놓지 못해
그만
잠적한 게 되버렸네.
엊그제서야
어찌 어찌 독습으로
영문 윈도우에서 한글을 쓸 수 있게는 했는데
이 새 컴퓨터에선 음악의 선률이 흐르질 않는구나.
한글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서일까?
저번 컴퓨터는 문제 없었거던.
새로 채용된 컴퓨터 관리 직원은 적응하느라
이런 일로 재촉하기도 미안해서...
하여튼 한글로 글을 쓸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구나.
***
헤르만 헷세
체할까바 천천히 맛있게 음미할께.
너무 좋다!
수인, 경선아~
그동안 모두 잘 있었지?
새로 컴퓨터를 받았는데
그동안 우리말 깔아놓지 못해
그만
잠적한 게 되버렸네.
엊그제서야
어찌 어찌 독습으로
영문 윈도우에서 한글을 쓸 수 있게는 했는데
이 새 컴퓨터에선 음악의 선률이 흐르질 않는구나.
한글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서일까?
저번 컴퓨터는 문제 없었거던.
새로 채용된 컴퓨터 관리 직원은 적응하느라
이런 일로 재촉하기도 미안해서...
하여튼 한글로 글을 쓸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구나.
***
헤르만 헷세
체할까바 천천히 맛있게 음미할께.
너무 좋다!
2007.08.04 01:56:47 (*.172.221.40)
헤세의 시에는
아이 일 적에 문득 낯선 곳에서 잠을 깬 것 같은
서글픔이 묻어있구나.
안개, 흰구름, 바람, 풀을 태우는 냄새 등...나그네의 정서가 묻어있고
청춘에 대한 회한이 서려있고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순례자의 길을 되돌아 보면서
생에 대한 허무에서 벗에나려
부단히 애 씀이 느껴진다.
"새로운 단계에 들어 갈 수 있도록..."
이건 내 느낌이야. 경선아!(:f)
아이 일 적에 문득 낯선 곳에서 잠을 깬 것 같은
서글픔이 묻어있구나.
안개, 흰구름, 바람, 풀을 태우는 냄새 등...나그네의 정서가 묻어있고
청춘에 대한 회한이 서려있고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순례자의 길을 되돌아 보면서
생에 대한 허무에서 벗에나려
부단히 애 씀이 느껴진다.
"새로운 단계에 들어 갈 수 있도록..."
이건 내 느낌이야. 경선아!(:f)
2007.08.04 02:05:44 (*.172.221.40)
정례~
한글을 쓸 수 있게 하다니....대단하다.
음악은, 컴퓨터 직원에게 한 번 봐 달라고 해.
내가 볼 땐, 꺼져있는 것 같으니까....
오늘 코리아 타운에서 5기 모인단다.
전에 미주 동문 모임 이후로 처음인데
희자가 모두 연락해서 모임을 주선하였구나.
역시 희자는 대단 해.(:y)
결과는 같다와서 보고 할 께.
곧 나가야 돼.
오후에 산타모나카까지 갈 일 이 있어서
늦게 들어 올 것 같구나.(:c)
한글을 쓸 수 있게 하다니....대단하다.
음악은, 컴퓨터 직원에게 한 번 봐 달라고 해.
내가 볼 땐, 꺼져있는 것 같으니까....
오늘 코리아 타운에서 5기 모인단다.
전에 미주 동문 모임 이후로 처음인데
희자가 모두 연락해서 모임을 주선하였구나.
역시 희자는 대단 해.(:y)
결과는 같다와서 보고 할 께.
곧 나가야 돼.
오후에 산타모나카까지 갈 일 이 있어서
늦게 들어 올 것 같구나.(:c)
2007.08.04 06:40:31 (*.173.16.117)
수인아~
헷세는 몽상가의 이미지가 훨 큰 작가
아주 젊은 시절엔 그에게로 끌리게 돼 있었다.
현실을 빗겨가는듯한 정신적인 너무도 몽환적인 분위기
그의 글과 수채화를 통해 샘솟는 느낌들
그런데 손에는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그 무었이었지.
ㅎㅎㅎ ...的이라는 쓸 때는 ...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표현이라던데
헷세 얘기에는 자연스럽게 ...的이 연거푸 나오는구나.
아마도 지금 헷세에게 매력을 찾는다면
평생 속세에 쪄들지 않은 순수한 소년같은 분위기를 짚을 것 같다.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그래서 외롭고 그래서 지치지 않고 모이고 이합집산.
음악회도 전시회도 가고 책도 보고 수다도 하고 여행도 가고 ...
다 고독하지 만은 않고 싶어서 하는 짓.
`산타모니카`라, 많이 들어본 지명일세
동창들 만나서 즐거운 시간 갖겠네.(x1)
헷세는 몽상가의 이미지가 훨 큰 작가
아주 젊은 시절엔 그에게로 끌리게 돼 있었다.
현실을 빗겨가는듯한 정신적인 너무도 몽환적인 분위기
그의 글과 수채화를 통해 샘솟는 느낌들
그런데 손에는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그 무었이었지.
ㅎㅎㅎ ...的이라는 쓸 때는 ...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표현이라던데
헷세 얘기에는 자연스럽게 ...的이 연거푸 나오는구나.
아마도 지금 헷세에게 매력을 찾는다면
평생 속세에 쪄들지 않은 순수한 소년같은 분위기를 짚을 것 같다.
`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그래서 외롭고 그래서 지치지 않고 모이고 이합집산.
음악회도 전시회도 가고 책도 보고 수다도 하고 여행도 가고 ...
다 고독하지 만은 않고 싶어서 하는 짓.
`산타모니카`라, 많이 들어본 지명일세
동창들 만나서 즐거운 시간 갖겠네.(x1)
2007.08.04 06:46:53 (*.173.16.117)
정례 오랫만이야.
컴 고쳐서 다행이다.
이곳에서 너를 만나는 즐거움도 이제는 一樂인데 말이지(x2)
이제 자주 나와서 너의 생각 느낌이 있는 글 풀어내길 바란다.
얼마나 좋은 글일까(:f)
컴 고쳐서 다행이다.
이곳에서 너를 만나는 즐거움도 이제는 一樂인데 말이지(x2)
이제 자주 나와서 너의 생각 느낌이 있는 글 풀어내길 바란다.
얼마나 좋은 글일까(:f)
2007.08.04 09:17:04 (*.121.5.66)
헤르만 헷세의 그림들이 모두 헷세를 닮았네요.
선과 색이 강렬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여성스럽기도 하고,
전 이렇게 삽화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이 마음에 와 닿아요.
정말 이 곳은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 모두 있네요.
감사합니다. (:f)
선과 색이 강렬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여성스럽기도 하고,
전 이렇게 삽화적인 느낌이 드는 그림이 마음에 와 닿아요.
정말 이 곳은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 모두 있네요.
감사합니다. (:f)
2007.08.04 14:31:01 (*.172.221.40)
헤세가 그림 그림만 봤을 때
좀 별루 였는데
헤세의 시에 그의 그림을 곁들이니
그 그림에서도 헤세의 느낌이 묻어납니다. 광희씨.
'헤르만 헤세'하면
'데미안'을 빼 놓을 수 없고
'나르찌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골드문트 같은 사람을 발견 했다고
우연을 가장 해 좇아다니던 아이도 생각나고....
'유리알 유희'등
젊은 한 때,
비현실적인 무엇과
우수와 그리움의 실체를 찾아 헤메는 방황 같은
그의 작품에 참 많이 매료되었지요.
실제의 그의 삶도 그러했구요.(:S)
좀 별루 였는데
헤세의 시에 그의 그림을 곁들이니
그 그림에서도 헤세의 느낌이 묻어납니다. 광희씨.
'헤르만 헤세'하면
'데미안'을 빼 놓을 수 없고
'나르찌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골드문트 같은 사람을 발견 했다고
우연을 가장 해 좇아다니던 아이도 생각나고....
'유리알 유희'등
젊은 한 때,
비현실적인 무엇과
우수와 그리움의 실체를 찾아 헤메는 방황 같은
그의 작품에 참 많이 매료되었지요.
실제의 그의 삶도 그러했구요.(:S)
2007.08.04 21:01:56 (*.245.161.8)
수인 후배님:
우연히 5기방을 열었다가 수인님의 '헤르만 헤세의 그림과 시' 라 하니
그냥 반가움에 열어 보았습니다.
소녀시절즈음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헤세에 탐닉하게 되지요.
그런데 요즘 다시 잠들기 전에 그분의 소설을 읽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이 나이에 또 다른 감성의 메세지가 전해 오는 것은
역시 명작이기도 하지만, 헤세의 본래 마음이 순수함에 바탕을 두어서가 아닐까요?
저도 헤세의 다른 그림들이 수록된 책이 있는데
올릴 실력이 없습니다.
김은희 동기를 통하여, 수인 후배님을 소개 받은 적이 있답니다.
좋은 시와 그림 그리고 음악으로, 오늘 아침 빛나는 햇빛을 바라보며
순화된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연히 5기방을 열었다가 수인님의 '헤르만 헤세의 그림과 시' 라 하니
그냥 반가움에 열어 보았습니다.
소녀시절즈음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헤세에 탐닉하게 되지요.
그런데 요즘 다시 잠들기 전에 그분의 소설을 읽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이 나이에 또 다른 감성의 메세지가 전해 오는 것은
역시 명작이기도 하지만, 헤세의 본래 마음이 순수함에 바탕을 두어서가 아닐까요?
저도 헤세의 다른 그림들이 수록된 책이 있는데
올릴 실력이 없습니다.
김은희 동기를 통하여, 수인 후배님을 소개 받은 적이 있답니다.
좋은 시와 그림 그리고 음악으로, 오늘 아침 빛나는 햇빛을 바라보며
순화된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2007.08.05 09:07:19 (*.173.16.117)
이계성 선배님~
인사드립니다.
헷세 글을 읽고 감성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
선배님의 감성!!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친구가 올린 글을 읽고
`순화된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신다니
제가 왜 이렇게 마음이 훈훈해질까요
앞으로도 종종 들러서 즐겨 주십시오.(:f)
인사드립니다.
헷세 글을 읽고 감성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는
선배님의 감성!!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친구가 올린 글을 읽고
`순화된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신다니
제가 왜 이렇게 마음이 훈훈해질까요
앞으로도 종종 들러서 즐겨 주십시오.(:f)
2007.08.05 09:21:02 (*.172.221.40)
이계성 선배님~
선배님께서 5기 방에 리플을 달아주시다니
정말 반갑구요....., 고맙습니다.
저는 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헷세의 책을 읽은지 아주 오래되었어요.
다시 읽으면 선배님같이 그 옛날의 느낌 그대로일지
혹 실망 하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소설은 별루 읽지 않고
기독교에 관한 책이나 수필 류를 주로 읽고 있답니다.
선배님은 참 많이 순수함을 간직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김 은희 선배님도 그렇구....
임 경선이와 강화에 갔다가 우연히 들리게 되었는데
넘치게 후한 대접을 받았지요.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선배님들과도 대화하게 되니
참 즐겁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시귀게 되는 기쁨이
인생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셔요.(:l)
선배님께서 5기 방에 리플을 달아주시다니
정말 반갑구요....., 고맙습니다.
저는 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헷세의 책을 읽은지 아주 오래되었어요.
다시 읽으면 선배님같이 그 옛날의 느낌 그대로일지
혹 실망 하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소설은 별루 읽지 않고
기독교에 관한 책이나 수필 류를 주로 읽고 있답니다.
선배님은 참 많이 순수함을 간직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김 은희 선배님도 그렇구....
임 경선이와 강화에 갔다가 우연히 들리게 되었는데
넘치게 후한 대접을 받았지요.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선배님들과도 대화하게 되니
참 즐겁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시귀게 되는 기쁨이
인생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셔요.(:l)
2007.08.06 02:37:12 (*.84.109.16)
헤르만 헷세가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나이 40에 좋아하던 그림을 처음으로 그렸다고 하지요.
본인이 수채화이지만 자기 그림을 표현주의에 가깝다고
뭐....분류를 애써 한다면 .....그랬나 보더라구요.
우리집 서가에도 누렇게 바랜 헷세 전집 몇권이 있어서
수인후배 글을 보고 펼쳐보니 책만이 갖는 특별한 곰팡내가 납니다.
참으로......세월이란....
1935년 7월에 쓴 헤세의 시 '정원에서의 시간들'
[...]
쉬면서, 그러나 전혀 무료하지 않게
땅바닥에 무릎을 고이고 앉아
두 손으로 살며시 둥글림이 아름다운 체를
먼젓번 낙엽불들에서 나온 재로 채우고
거기에 흙더미 밑에서 끌어낸
오래되고 온기있게 촉촉한,
발효하고 썩어 무르게 된 흙을 섞어
그 성긴 혼합물을
체반 밑에 아주 고운 재 같은 흙의 작은 원추가 생겨나도록
천천히 흔든다. 그리곤 뜻하지 않게
그렇게 흔드는 가운데 확실하고 고른 박자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그 박자 속에서 되살아 나오는
지치지 않는 기억
하나의 음악, 나는 그것을 함께 흥얼거린다.
그 곡과 작곡자의 이름을 아직 모르는 채,
그리고 갑자기 알게 된다. 모차르트의 곡임을
오보에가 있는 사중주인가...
그리고 이제 심정 속에선
벌써 몇 년째 마음을 기울여 온
사유의 유희가 시작된다.
유리알 유희라고 불리는,
구조는 음악이고
근본은 명상인
훌륭한 착안이.
요제프 크네히트는
내가 이 멋진 상상으로 인해
덕을 입고 있는 명인.
즐거운 세월에
그것은 내게 유희이고 행복이며,
고난과 혼란의 시기에
그것은 내게 위안이고 사색이니
여기 불가에서
체를 치며
나는 자주 연주한다 유리알 유희를,
비록 이제까지는 크네히트처럼은 아니었지만.
[...]
계성아~
이곳 5기방이 너에겐 아주 느낌이 좋은 곳일게야...
요즈음 3기 5기 후배들에게 우리가 뒤늦게
잠자고 있던 감성을 깨우는 계기가 되니
이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가.... 한다네.
5기들이 항상 부럽다네......
이곳서 만나니 더 반갑네.
5기들도 고맙고.
나이 40에 좋아하던 그림을 처음으로 그렸다고 하지요.
본인이 수채화이지만 자기 그림을 표현주의에 가깝다고
뭐....분류를 애써 한다면 .....그랬나 보더라구요.
우리집 서가에도 누렇게 바랜 헷세 전집 몇권이 있어서
수인후배 글을 보고 펼쳐보니 책만이 갖는 특별한 곰팡내가 납니다.
참으로......세월이란....
1935년 7월에 쓴 헤세의 시 '정원에서의 시간들'
[...]
쉬면서, 그러나 전혀 무료하지 않게
땅바닥에 무릎을 고이고 앉아
두 손으로 살며시 둥글림이 아름다운 체를
먼젓번 낙엽불들에서 나온 재로 채우고
거기에 흙더미 밑에서 끌어낸
오래되고 온기있게 촉촉한,
발효하고 썩어 무르게 된 흙을 섞어
그 성긴 혼합물을
체반 밑에 아주 고운 재 같은 흙의 작은 원추가 생겨나도록
천천히 흔든다. 그리곤 뜻하지 않게
그렇게 흔드는 가운데 확실하고 고른 박자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그 박자 속에서 되살아 나오는
지치지 않는 기억
하나의 음악, 나는 그것을 함께 흥얼거린다.
그 곡과 작곡자의 이름을 아직 모르는 채,
그리고 갑자기 알게 된다. 모차르트의 곡임을
오보에가 있는 사중주인가...
그리고 이제 심정 속에선
벌써 몇 년째 마음을 기울여 온
사유의 유희가 시작된다.
유리알 유희라고 불리는,
구조는 음악이고
근본은 명상인
훌륭한 착안이.
요제프 크네히트는
내가 이 멋진 상상으로 인해
덕을 입고 있는 명인.
즐거운 세월에
그것은 내게 유희이고 행복이며,
고난과 혼란의 시기에
그것은 내게 위안이고 사색이니
여기 불가에서
체를 치며
나는 자주 연주한다 유리알 유희를,
비록 이제까지는 크네히트처럼은 아니었지만.
[...]
계성아~
이곳 5기방이 너에겐 아주 느낌이 좋은 곳일게야...
요즈음 3기 5기 후배들에게 우리가 뒤늦게
잠자고 있던 감성을 깨우는 계기가 되니
이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가.... 한다네.
5기들이 항상 부럽다네......
이곳서 만나니 더 반갑네.
5기들도 고맙고.
2007.08.06 07:44:36 (*.173.16.117)
아~하 `사유의 유희`였군요.
헷세 문학의 한 핵일 것 같은 글귀
그렇지요? 우리 마음 한 구석에
헷세적인 것을 살풋 담고 있어도 나쁘지 않겠어요.
은희언니의 서가엔 참고자료가 무궁무진이군요.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f)
헷세 문학의 한 핵일 것 같은 글귀
그렇지요? 우리 마음 한 구석에
헷세적인 것을 살풋 담고 있어도 나쁘지 않겠어요.
은희언니의 서가엔 참고자료가 무궁무진이군요.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f)
2007.08.06 08:04:13 (*.172.221.40)
김은희 선배님~
5기들이 부럽다니요?
은희 언니의 그 지치지 않는 탐구의 지식욕은 얼마나
열정적인지....언니와 2기 언니들, 3기 혜경 언니....
우린 따라가기도 숨가쁘답니다.
은희 언니~
고호 탐구에도 바쁘실 텐데
혯세까지 찾아 올려주셨군요.
'유리알 유희'는 읽기에 어찌나 어려웠던지
어려웠다는 기억 밖에는 없네요.
우리 친구 양혜숙이도
언니가 올리시는 고호, 열심히 좇아가고 있답니다.
지적인 욕구가 우릴 훨~ 덜 늙게 하겠지요?
감사합니다.(:l)
5기들이 부럽다니요?
은희 언니의 그 지치지 않는 탐구의 지식욕은 얼마나
열정적인지....언니와 2기 언니들, 3기 혜경 언니....
우린 따라가기도 숨가쁘답니다.
은희 언니~
고호 탐구에도 바쁘실 텐데
혯세까지 찾아 올려주셨군요.
'유리알 유희'는 읽기에 어찌나 어려웠던지
어려웠다는 기억 밖에는 없네요.
우리 친구 양혜숙이도
언니가 올리시는 고호, 열심히 좇아가고 있답니다.
지적인 욕구가 우릴 훨~ 덜 늙게 하겠지요?
감사합니다.(:l)
2007.08.09 15:23:56 (*.106.21.141)
수인아 , 네가 수고한 덕분에 좋은 그림/ 글 잘 본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지만 ,
무식을 폭로하자면
헤르만 헷세가 글만 쓴지 알았지 그림도 그렸는지느 몰랐다.
하나님은 편애하시는거야 뭐야,
글도 못쓰고 그림도 못그리는사람이 수두룩한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지만 ,
무식을 폭로하자면
헤르만 헷세가 글만 쓴지 알았지 그림도 그렸는지느 몰랐다.
하나님은 편애하시는거야 뭐야,
글도 못쓰고 그림도 못그리는사람이 수두룩한데.
2007.08.10 21:36:26 (*.245.169.176)
임 경선 후배님 ~
제가 존경하는 친구 김 은희가 살짝 (?) 귀뜸하여 준 것처럼
2기방은 푸근하고 느낌이 따뜻한 이유를 알 것같습니다.
5기방은 소중한 지킴이를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띄워주신 안병욱 선생님 글은 오랫만에 선생님 앞에서 교훈 듣는듯
도리어 신선했어요. 그동안 답글이 늦은 이유중에 하나가
제 컴퓨터에 경선님의 화면에 계속 방햬 (?) 화면이 떠서 열리지가 않아
이곳에 리플 올립니다.
새것도 신선하고 진부하지 않은 교훈이 많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다시 듣고보니, 옛것이 그리웁고 옛말씀이 아름답습니다.
후배님들도 하늘이 나에게 보내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과 함께 ' 비스무레 하게라도 흉내를 내며 ' 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인 후배님 ~
유리알 유희가 어렵게 느껴지셨던 이유는
번역이 제대로 안된 것을 읽으셨던 것입니다.
저도 똑같은 경험을 한적이 있었거든요. ^^
제가 존경하는 친구 김 은희가 살짝 (?) 귀뜸하여 준 것처럼
2기방은 푸근하고 느낌이 따뜻한 이유를 알 것같습니다.
5기방은 소중한 지킴이를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띄워주신 안병욱 선생님 글은 오랫만에 선생님 앞에서 교훈 듣는듯
도리어 신선했어요. 그동안 답글이 늦은 이유중에 하나가
제 컴퓨터에 경선님의 화면에 계속 방햬 (?) 화면이 떠서 열리지가 않아
이곳에 리플 올립니다.
새것도 신선하고 진부하지 않은 교훈이 많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다시 듣고보니, 옛것이 그리웁고 옛말씀이 아름답습니다.
후배님들도 하늘이 나에게 보내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과 함께 ' 비스무레 하게라도 흉내를 내며 ' 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인 후배님 ~
유리알 유희가 어렵게 느껴지셨던 이유는
번역이 제대로 안된 것을 읽으셨던 것입니다.
저도 똑같은 경험을 한적이 있었거든요. ^^
수인 천천히 음미하고...그리구 얘기 나누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