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ves Of Others  (타인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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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영화,

이 독일 영화의 주인공 비즐러는
동독의 국가 안전 요원(비밀경찰)이다.
첫 장면은 범인에게서 어떻게 자백을 받아내는지, ‘심문학’을 강의하는데,
그의 표정이 얼마나 비정하고 싸늘해 보이는지, 첫 장면부터 긴장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권력층에 아부하여 출세 하고자 하는 그런 인물은 아니며,
성품은 곧다.


그후 그는 도청 임무를 맡게 된다.
시민, 특히 지식인에 대한 밀고는 사회주의의 비인간적 실상이다.
비즐러가 맡은 감시 대상은,
동독 연극계의 극작가인 게오르고 드라이만 라즐로와,
그의 부인인 최고의 여배우 크리스타 마리아 라즐로다.
잘생긴 중년의 사랑하는 부부는, 자유혼을 구가하는 예술인임에도
동독 사회주의 체제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별다른 반체제 혐의점을 찾지 못하지만,
흠이 없는 점을 비밀경찰은 의심한다.

드라이만의 집 곳곳에 도청장치를 설치하여,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는, 수집되고 기록된다.
비즐러는 시간 별로, 그 집에서 일어 난 모든 소리를 취합, 분석하여
타이핑으로 상관에게 보고한다.

동독, 비밀경찰, 도청....하면
숨막히게 긴장되거나, 스릴만점이거나, 무섭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서운 건 나는 절대로 못 보니까.

드라이만의 집 건너 편 건물 맨 꼭대기 층에 자리잡은 도청공간에서
비즐러는 수신기 헤드폰을 끼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한 지식인의 가정을 파괴하는데
자신이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의 마음에 서서히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비즐러는, 두 사람의 사랑이 흔들릴까봐 걱정하고, 가슴 졸이며
드라이만이 연주하는 피아노 곡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드라이만 서재에서 브레이트 시집을 가져와 몰래 읽는다.
감시당하는 사람들의 세계가
서서히 감시자의 삶으로 스며들게 된다.

드라이만과 친구들이 동독의 현실을 서방세계에 고발하고자 모의하는 것까지
감싸주게 된다.
비즐러는, 동독 40주년 기념 연극 대본을 쓰느라 동료들이 들락거린다고
거짓 보고서를 올린다.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감시자가
진정한 인간의 삶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담담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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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동독의 현실이 서방세계에 폭로되고
동독의 권력층은 비상이 걸리고
드라이만은 의심을 받게 된다.

비밀경찰이 물증을 확보하고자 들이닥치기 직전,
비즐러가 마루바닥에 숨겨 둔,
소형 타자기를 치워 드라이만의 증거를 소멸 해 준다.
비즐러는 드라이만을 도운 물증은 없지만
일이 잘못 된 결과로, 20년 동안 우편물을 검열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어 베르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은 무너진다.

어느 날 극장에서,
동독시절 그들을 괴롭힌 문화부 장관을 만난 드라이만은 묻는다.
다른 예술가들 같이 왜 나는 도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철저히 감시당했음을 알려준다.
장관의 말대로, 자신의 집 곳곳에서 도청 장치의 전선을 발견한
드라이만은 아연실색한다.
그렇다면, 지난 시절 과연 누가 나를 도왔다는 말인가!


드라이만은, 분단시절의 자료보관소의 파일을 뒤져
자신에 대한 도청보고서를 확인한다.
보고자, HGW XX/7(비즐러의 암호) 그리고 그의 얼굴을 확인한다.

드라이만은 우편배달부가 되어, 집집마다 우편물을 돌리고 있는
평범한 비즐러를 먼발치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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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우편물 수레를 끌고가던 비즐러는,
서점 쇼 윈도우에 걸린 커다란 신간안내 포스터를 보게된다.
드라이만이 쓴 ‘선한 이들의 소나타’란 신간 소설이다.

비즐러는 서점에 들어 가 소설책을 들춰본다.
그 책의 첫장엔,  ‘HGW XX/7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고 쓰여있다.

책을 한 권 사서, 손에 든
마지막 장면의 비즐러는 소박한 웃음을 웃는다.
처음 장면과는 대조적이다.

권력너머, 따뜻한 인간이 느껴지는 영화다.
그렇게 유명한 상을 많이 받은 영화인지도 모르고 본 영화.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한, 오랜만에 본 영화같은 영화였다.